[시시뉴스 이기연 기자]한국여자골프의 '맏언니'이자 '영원한 골프여왕' 박세리(39)가 정든 필드를 떠난다.
박세리는 1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와일드파이어골프장(파72·6538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JTBC파운더스컵(총상금 150만 달러)에서 1라운드를 마친 후 공식 인터뷰를 통해 "올해가 나의 마지막 풀타임 시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은퇴하기로 한 것은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 친구들이 많이 보고 싶을 것이다"며 "너무 소중한 시간들이었고, 많은 감정들이 오고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20세가 된 1996년 처음으로 미국에 건너가 1998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첫 참가한 박세리는 그 해 LPGA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 등 메이저대회 2승과 함께 제이미 파 크로거 클래식, 자이언트 이글 LPGA 클래식에서 4승을 거두며 신인왕까지 거머졌다.
아시아인으로는 최초(2007년)로 LPGA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그는 지금까지 LPGA 투어에서 1256만3660달러(약 150억원)을 벌어들여 '생애획득상금' 8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참가한 LPGA 투어 대회 수는 355개.
박세리는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에서는 통산 14승을 거둬 LPGA 성적까지 더하면 데뷔 후 39승의 대기록을 작성했다.
박세리는 1998년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맨발 투혼'을 발휘하며 우승을 일궈내 경제위기로 시름에 빠진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안기기도 했다.
그는 은퇴 후 골프 유망주들을 키우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는 계획을 전했다.
박세리는 "한국에서 LPGA 투어나 세계 무대에서 뛰고 싶어하는 어린 선수들을 돕고 싶다"며 "많은 소녀들이 꿈을 향해 노력하고 있고, 그들의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향후 계획"이라고 했다.
그의 은퇴 원인은 부상이다. 지난 몇년 간 왼쪽 어깨뼈의 습관성 탈구로 재활에 힘써왔지만 회복이 더뎌지며 결국 은퇴를 결심한 것이다.
최나연(29·SK텔레콤)은 "박세리는 한국에서 전설이자 개척자"라며 "사람들은 우리를 '박세리 키즈'라고 부른다. 그가 있었기에 우리가 지금 LPGA에 있다"고 강조했다.
박세리는 2016리우올림픽 여자골프 대표팀 감독에 선임돼 그를 보고 꿈을 키워왔던 박인비를 포함, 4명의 선수들을 이끌고 금빛 사냥에 나서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