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사후 20년간 내 작품을 공개하지 말라”는 유언으로 100여 년간 미술계에서 사라졌다 마침내 세상에 나온 화가, 독창적이고 신비로운 미술 세계로 21세기 예술계를 뒤흔들고 있는 최초의 추상화가 힐마 아프 클린트의 일대기와 작품 세계를 담았다. 100년전 그림의 놀라운 세련됨 힐마 아프 클린트의 작품은 한 번 보면 빠져드는 그림체와 더불어, 100년 전에 그렸다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현대적이고 세련됐다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이보다 더 놀라운 것은 미술 역사상 최초의 추상화를 ‘발명’했다는 사실이다. 그림들의 연도를 보면 최초의 추상화라 알려진 바실리 칸딘스키의 <구성 V>은 힐마가 1906년에 작업한 <원시적 혼돈, No.16>보다 5년 늦게 작업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사각형만으로 구성한 <정사각형에 바친다> 연작으로 유명한 유제프 알베르스 작품보다 55년 먼저 이와 유사한 힐마의 작품이 제작됐으며, 힐마의 발상이 파울 클레, 칸딘스키, 몬드리안보다 앞섰다는 것, 특히나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보다 30년이나 앞서 작업을 했다는 것은 놀라운 발견이다. 힐마는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은 자신의 작품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술에 중독된 레슬리가 과거 아들 제임스와 행복했던 삶을 다시 꿈꾸며 알코올 의존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한다. <타르> 케이트 블란쳇,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양자경과 함께 제95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넷플릭스 화제작 <루머의 루머의 루머>에 참여했던 마이클 모리스 감독의 스크린 데뷔작이다. 안드레아 라이즈보로의 열연 영화는 거액의 복권에 당첨돼 환호하는 레슬리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지역 언론의 인터뷰에서 “항상 아들의 생일 날짜로 번호를 골라왔다”며 10대 아들 제임스를 소개한다. 제임스는 소리를 지르며 기쁨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엄마와 대조적으로 차분하게 서 있다. 다음 장면은 허름한 모텔에서 불안한 눈빛으로 웅크리고 있는 레슬리의 모습이다. 모텔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고 월세가 밀린 레슬리는 쫓겨나간다. 복권에 당첨된 6년 후 당첨금을 모두 탕진한 레슬리는 알코올 중독자로 거리를 떠도는 신세가 된 것이다. 19세의 아들 제임스와 재회하지만 알코올 중독으로 망가진 모습밖에 보여주지 못하고 실망한 제임스와의 관계는 회복되지 못하고 헤어지게 된다. 길거리를 떠돌던 레슬리는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수심 28m 추락, 생존 제한 시간 단 20분. 극한 해저 속을 탈출하는 자매의 사투를 그린 생존 스릴러다. 2020년 개봉한 스웨덴 영화 <딥워터> 리메이크 작품으로 원작을 연출한 요하이미 헤덴 감독이 각본에 참여하고 독일 감독 막시밀리언 엘렌바인이 리메이크 작의 연출을 맡았다. 생명을 건 미션 자동차에 함께 탑승한 드류와 메이 자매는 다이빙을 위한 여행지로 향하는 중이다. 어딘가 무미건조해 보이고 감정 표현이 절제돼 있는 언니 메이와 반대로 감성적이고 활발해 보이는 동생 드류. 서로에 대한 정보가 가끔 업데이트 돼 왔음을 짐작케 하는 대화 내용은 거리가 있는 가족관계임을 암시한다. 도착한 장소는 숨막히게 아름다운 바다와 절벽이 펼쳐진 환상적인 다이빙 명소다. 사람의 흔적이 보이지 않고 문명과 동떨어진 섬의 풍경은 신비롭고 원초적이다. 이 같은 배경은 재난에 빠진 두 사람에게 고립된 환경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심리적 폐허라는 스릴러적 긴장감을 조성하는 요소가 된다. 다이빙해 들어간 바다 속 풍경 또한 마찬가지로 현실과는 다른 몽환적인 풍경인데 이 같은 태초적 세계가 가진 미학과 공포라는 이중적 감상을 영화는 포착하고 있다.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SNS를 점령한 ‘빙의 챌린지’에 빠져든 십 대들이 게임의 룰을 어기면서 무서운 일이 일어난다. 극한의 스릴에 중독된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통해 자극과 타인의 관심을 갈망하고, 타인의 고통마저 유희의 소재로 사용하는 현 젊은 세대의 심리와 행동 양식을 호러 장르에 담았다. 호주 크리에이터의 영화 데뷔작 촛불을 켜 저승 문을 열고 도전자의 몸을 묶는다. 준비가 끝났다면 ‘죽은 자의 손’을 잡고 “내게 말해(Talk to me)”라고 주문을 외운다. 소환된 귀신은 아직 도전자에게만 보이는 상태. “내게 들여보낸다(I let you in)”란 두 번째 주문을 외워야만 빙의가 완성된다. 빙의가 된 사람은 검은자가 극도로 커지며 귀신의 특성에 따른 말투와 행동을 하게 된다. 난생처음 듣는 외국어로 말하고, 섬뜩한 예언을 하며, 때론 개처럼 짖기도 한다. 예측 불허 랜덤으로 찾아오는 귀신에 아이들은 열광하며 SNS 인증샷 촬영에 혈안이 된다. 더 충격적인 빙의가 될수록 높아지는 관심에 집착하게 된 아이들은 점점 더 과감해지고 그만큼 빙의의 강도도 세진다. 그러나 이 짜릿한 장난은 절대 90초를 넘겨선 안 된다는 규칙이 있다. 제한 시간이 지나면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회색 당나귀의 인간 세상 여행기. 로베르 브레송의 걸작 <당나귀 발타자르>를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유럽 영화계를 대표하는 거장 예르지 스콜리모프스키의 19번째 장편 영화다. 제75회 칸영화제 심사위원상 심사위원상과 사운드트랙상을 수상했다. 이자벨 위페르의 존재감 폴란드의 서커스단에서 일하는 가련한 눈망울의 회색 당나귀 EO는 동물보호단체에 의해 서커스단이 폐쇄되면서 폴란드와 이탈리아를 가로지르는 긴 여정에 오른다. 평화로운 농장, 훌리건으로 가득한 축구장, 공포의 소시지 공장, 쇠락 직전의 저택 등 다양한 공간을 오가며 겪은 인간 세계는 다정하면서도 잔혹하다. 거장다운 면모가 돋보이는 감각적이고 실험적인 비주얼과 사운드, 대배우 이자벨 위페르와 당나귀의 뛰어난 연기 앙상블, 그리고 환경과 동물권 문제에 대한 날카롭고 진중한 메시지를 앞세운 <당나귀 EO>는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과 사운드트랙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이후 제 70회 멜버른국제영화제, 제 46회 홍콩국제영화제, 제 47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제 66회 BFI 런던영화제, 제 60회 뉴욕영화제 등 무려 21관왕 및 55회 노미네이션이라는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국가적으로 존경 받는 언론인이자 작가인 부부의 알츠하이머 투병기를 통해 사랑과 기억의 의미를 살핀다. 선댄스영화제 월드시네마 다큐멘터리 부문 심사위원 대상을 비롯해 달라스국제영화제 스토리텔링 부문 심사위원특별상, 미니애폴리스세인트폴 국제영화제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했다. 헌신적인 인생의 동반자 칠레의 저명한 저널리스트이자 피노체트 정권의 범죄를 기록한 작가 아우구스토와 배우이자 활동가이며 문화부장관을 역임한 파울리나는 25년간 사랑을 이어온 백발의 연인이다. 8년 전 아우구스토가 알츠하이머 판정을 받은 이후, 악화되고 있는 병세 앞에 무기력함을 느낀다. 그러나 파울리나는 아우구스토가 끝까지 스스로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치열하게 싸운다. 연출을 맡은 마이테 알베르디 감독은 2020년 노년층의 우정을 유머러스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낸 <요양원 비밀요원>으로 칠레 영화계 다큐멘터리 사상 최초이자 여성감독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 다큐멘터리상 후보에 올랐다. 이후 메가폰을 잡은 이번 작품은 알츠하이머를 투병하는 노인들의 사랑이야기로 주인공인 아우구스토와 파울리나는 모두 칠레에서 잘 알려진 유명 인사들이다. 아우구스토 공고라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1970년대 미국에서 2건의 살인으로 사형을 선고받았던 21살의 한인 이민자 이철수와 그를 구명하기 위한 10년 재판에 헌신한 사람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다. 선댄스영화제를 비롯해 전 세계 20여 개가 넘는 영화제에서 공식 초청 및 주요 부문을 수상했다. 아시안아메리칸 사회를 뒤흔들다 ‘이철수 사건’은 한국 이민사 중 가장 센세이셔널한 사건 중 하나이자, 미국내 소수계 민권운동의 대표적 사례다. 1973년 6월 3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 거리 한복판에서 중국인 갱단이 총격을 받고 사망한다. 5일 후 한 동양인 청년이 살인 용의자로 긴급 체포된다. ‘철수 리’로 불린 21살의 한인 이민자였다. 종신형을 선고받은 이철수는 곧장 캘리포니아 교도소에 수감된다. 그대로 묻힐 뻔했던 사건은 한 기자의 심층 보도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다. 한인 최초의 미국 주류 신문사 기자였던 이경원은 차이나타운 취재 중 우연히 이철수 사건을 접하고, 동양인의 외모를 구별하지 못하는 백인 목격자들의 엉터리 증언과 누명만으로 판단을 내려버린 재판 과정을 폭로한다. 이철수가 범인이 아니라는 물증들이 버젓이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목격자들의 진술이라는 신뢰가 떨어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천재 과학자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가 미국의 핵개발 프로젝트인 맨해튼 계획에 참여해 원자폭탄을 개발한 역사에 대한 전기 영화다. <다크 나이트> 3부작, <인셉션>, <인터스텔라>, <덩케르크>, <테넷> 등 작품성과 대중성을 갖춘 작품들로 수많은 팬을 거느린 스타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의 신작이다. ‘제로 CG’, 최초로 흑백 IMAX 필름 촬영 J. 로버트 오펜하이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핵무기 개발을 위해 진행됐던 비밀 프로젝트 ‘맨해튼 프로젝트’를 주도했던 물리학자로 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하나다. “다양한 지점에서 ‘오펜하이머’의 정신 속으로 파고들어 관객을 그의 감정적 여정 속으로 안내하려고 노력했다”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말에서 드러나듯 영화는 오펜하이머의 고뇌와 딜레마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과학과 역사, 그리고 도덕에 대한 철학적 질문들을 던진다. 관객들로 하여금 인물의 감정에 더욱 이입하고 동시에 객관적인 시선을 가질 수 있도록 1인칭 시점에서 이야기를 펼쳐내는 선택을 했다. 오펜하이머의 시점을 통해 흘러가는 장면들은 컬러로, 루이스 스트로스가 중심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20세기 미술에 큰 족적을 남긴 스페인 출신 화가 달리의 삶과 예술, 그리고 그의 뮤즈이자 동반자였던 아내 갈라 달리의 삶을 그린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달리의 인생에 중요한 시기였던 초현실주의 그룹에 합류해 갈라를 만나고 사망한 1989년까지 진행된다. 아내이자 뮤즈, 매니저인 그녀 1929년, 달리는 카다케스의 집으로 초현실주의 그룹 친구들을 초대한다. 이때 자신의 운명적인 뮤즈, 갈라를 만난다. 당시 그녀는 프랑스 시인 폴 엘뤼아르와 부부였고, 달리보다 10살이 많았지만, 폴 엘뤼아르와 이혼하고 달리와 결혼하게 된다. 이후 갈라는 달리의 작품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작품 <포트리가트의 마돈나> 는 갈라를 추앙한 그의 대표작이다. 갈라는 달리의 매니저로서 그의 작품 전시와 일정 조정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모든 전시, 계약, 작품 판매는 모두 그녀의 손을 거쳐 성사됐다. 때로 그녀는 달리의 그림에까지 직접적으로 관여했다고 전해진다. 그만큼 달리는 갈라를 매우 사랑했다. 주변인들은 “달리는 갈라가 없다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을 정도. 그는 오직 갈라만을 위해 발레 공연을 기획하고 무대를 제작하기도 했다. 달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이탈리아 알프스에서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두 친구 피에트로와 브루노의 우정과 성장을 담은 드라마다. 제75회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고, 제39회 선댄스영화제 스포트라이트 부문 공식 초청 및 이탈리아 대표 영화 시상식인 제68회 다비드 디 도나텔로상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한 4관왕을 석권했다. 영상과 음악, 드라마의 어울림 이탈리아 토니오에 사는 피에트로는 여름 휴가로 가족과 함께 알프스 산간의 별장을 방문하고 그곳에서 산에 남은 유일한 아이이자 동갑인 브루노를 만난다. 초록빛이 우거진 풀밭과 눈부신 호수 등 알프스 곳곳의 자연을 함께 누비며 찬란한 우정을 나누는 두 사람. 하지만 의견충돌과 돌발적인 상황으로 멀어지면서 연락이 두절되고 서먹한 관계가 된다. 그 후 여행작가로 삶을 살아가던 피에트로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남긴 유산을 찾아가고 그곳에서 15년만에 브루노와 재회한다. 이탈리아 최고 권위 문학상 ‘스트레가상’과 프랑스 3대 문학상 ‘메디치상’ 수상에 빛나는 파올로 코녜티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우정, 가족, 회복, 성장 등과 관련된 소중한 관계와 기억 속에 삶에 대한 철학적 고민을 잔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톰 크루즈가 시리즈의 시작부터 배우이자 제작자로 활약하며 매 시리즈 놀라운 글로벌 흥행 기록을 세운 역대급 액션 프랜차이즈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가 7편으로 돌아온다. 크리스토퍼 맥쿼리이 연출을 맡았고 헤일리 앳웰, 빙 라메스, 사이먼 페그, 레베카 퍼거슨, 바네사 커비, 에사이 모랄레스, 폼 클레멘티에프 등이 출연했다. 대역 없는 고난이도 액션 연기 인류를 위협할 새로운 무기를 추적하던 에단 헌트와 IMF팀은 이 무기가 인류의 미래를 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무기가 잘못된 자의 손에 넘어가 전 세계가 위태로운 상황에 빠지는 것을 막아야 하는 에단 헌트와 IMF팀이 필사적인 가운데, 에단 헌트에게 어둠의 세력이 접근하고 마침내 미스터리하고 강력한 빌런과 마주하게 된다. 극한의 위험한 작전을 앞둔 에단 헌트는 자신이 아끼는 사람들의 생명과 중요한 임무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다. 이번 작품에도 프로듀서로 참여한 톰 크루즈는 위험한 액션 스턴트를 직접 소화하며 전작의 기록들을 이어갔다.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의 시그니처 장면이라고 할 수 있는 노르웨이에 위치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아카데미, 골든글로브, 그래미를 석권한 세계적인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 인생을 담은 다큐멘터리로 <시네마 천국>, <피아니스트의 전설>의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한스 짐머 음악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왕가위 감독, 메탈리카의 리드 보컬 제임스 헷필드, 퀸시 존스 등 내로라하는 아티스트들이 출연했다. 소박하면서도 절대적인 비범함 엔니오 모리꼬네는 전 세계 영화 팬들과 음악 팬들의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20세기를 대표하는 현대 영화 음악의 거성으로 400여 편이 넘는 영화 및 드라마 음악과 100여 곡에 이르는 클래식 음악을 작곡했다. <시네마 천국>, <피아니스트의 전설>, <미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황야의 무법자> 등 명작의 음악 감독으로 활동하며 아카데미에 다섯 번 노미네이트됐고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헤이트풀8>으로 음악상을 수상했다. 이외에도 골든글로브 음악상 3회, 그래미상 3회를 수상했다. 음악성과 대중성을 고루 갖춘 엔니오 모리꼬네의 앨범들은 전 세계적으로 7,000만 장 이상이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먼 친척 부부에게 맡겨진 소극적 성격의 소녀가 다정한 어른과의 교감을 통해 찬란한 여름을 맡는다. 다큐멘터리 감독 출신 콤 베어리드 감독의 장편 극영화 데뷔작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 2관왕을 석권했으며,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최종후보에 올랐다. 표정과 언어가 생기다 1981년 아일랜드의 시골 가난한 가정에서 거의 방치된 환경에서 자라난 9세 카이트는 학교에서 또래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등 사회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소극적 성격의 소녀다. 임신한 어머니는 카이트를 돌볼 여력이 없어 출산 전까지 먼 친척 에블린과 그녀의 남편 숀에게 맡긴다. 에블린은 말이 없는 카이트를 세심하게 인격적으로 배려하며 다정하게 돌봐준다. 반면 숀은 카이트에게 마음을 닫고 거리를 유지하며 다가오지 않는다. 하지만 순수한 카이트로 인해 마음을 열기 시작하면서 숀과의 관계도 점차 가까워진다. 카이트는 매일 새로운 경험을 하며 다양한 감정을 학습하게 되고 표정과 언어가 풍부해진다. 그렇게 이 집에서 하루하루가 지나던 와중에 부부의 비밀이 드러난다. 낯선 시골집의 처음보는 어른에게 맡겨진 아이가 새로운 가정에서 따뜻한 교감을 나눈다는 이야기는 <빨간머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인플루언서 모델 커플과 다양한 직업의 부자들을 태운 호화 유람선이 전복되고 8명의 생존자는 무인도에서 새로운 질서에 적응해간다. <더 스퀘어>에 이은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의 두 번째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포스 마쥬어: 화이트 베케이션>, <더 스퀘어>에 이은 현대의 남성성을 탐구하는 3부작 시리즈 중 완결판이다. 적나라하게 전시하고 조롱하다 영화는 총 3부로 구성된 구조로 1부에서 모델 커플인 칼과 야야의 갈등을 보여준다. 두 사람의 경제력과 권력은 전통적 젠더 계급을 뒤집은 것이지만 여전히 성 역할의 고정관념에서 자유롭지 않다. 패션산업과 젠더 갈등 등을 통해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모순과 한층 복잡해진 현대 시대의 계급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1부의 메시지는 칼과 야야가 협찬으로 승선한 초호화 크루즈의 풍경을 그린 2부로 이어지면서 보다 선명해진다. 부자들의 역겨운 위선과 그들의 과잉 소유와 소비에 대한 감독의 조롱과 구토로 가득한 2부는 1부와 함께 3부를 위한 빌드업이다. 3부에서 흥미진진한 계급적 전복이 일어나며 인간의 본질을 탐구한다. 무인도 표류를 통한 계급 전복을 그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서로가 세상의 전부였던 레오와 레미는 친구들에게 관계를 의심받기 시작한다. 주변의 시선이 두려워진 레오는 레미와 거리를 두기 시작하고 두 소년의 관계와 감정은 파국으로 치닫는다. 루카스 돈트 감독의 신작으로 2022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탁월한 감각과 감성 벨기에의 작은 마을에 사는 13세 소년 레미와 레오는 둘도 없이 가까운 친구다. 함께 꿈을 꾸고, 꽃밭을 달리고, 자전거를 타는 두 소년. 레미의 침대에서 같이 잠을 자고 레미의 가족들도 레오를 친 자식처럼 사랑한다. 하지만 상급반으로 진학하면서 두 사람의 우정은 ‘동성애’라는 혐오의 눈초리 속에서 친구들의 놀림을 받게 된다. 레오는 아이스하키를 배우고 축구 선수들의 이름을 외우며 또래 친구들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노력한다. 자신과 의식적으로 거리를 두는 레오의 변해가는 모습에 상처받은 레미는 걷잡을 수 없이 무너져내린다. 어린 소년들이 마주해야 했던 변화의 계절을 아름답게 표현한 이 작품은 ‘칸이 낳은 스타’로 불리는 루카스 돈트 감독의 신작이다. 탁월한 감각과 감성으로 자신만의 독보적인 세계관을 창조하며 셀린 시아마, 배리 젠킨스, 션 베이커의 계보를 이어갈 차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과체중으로 인해 친구들의 놀림에 시달리던 사라가 동네에 나타난 낯선 남자에게 자신을 놀리던 친구들이 납치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호러 장르 데뷔전의 메카인 선댄스영화제에서 월드프리미어로 공개됐으며, 시체스영화제,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 등에 공식 초청됐다. 카를로타 페레다 감독 자신의 동명 단편을 바탕으로 한 장편 데뷔작이다. 무더위처럼 짜증스러운 삶 스페인 중부 소도시에서 부모님이 운영하는 정육점에서 일을 돕는 10대 사라는 과체중으로 친구들의 놀림을 받고 부모님을 비롯해 아무에게도 이해받지 못하는 무더위처럼 무기력하고 짜증스러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동급생 마카, 로시, 클라우디아가 남자친구들과 어울려 파티에 가는 모습을 바라볼 수 밖에 없는 피기는 가뜩이나 우울한데 SNS에 뚱뚱하다고 자신을 조롱하는 사진이 올라온 것을 발견한다. 홀로 수영장을 찾아가 수영복으로 갈아입은 사라는 아무도 없을 줄 알았던 수영장에서 갑자기 수면 위로 한 남성이 튀어오르자 놀라 머뭇거린다. 수영복을 입은 사라를 발견한 마카 일행은 사라를 ‘피기’라고 놀리기 시작한다. 사라가 도망가듯 수영장 물 안으로 들어가자 마카는 잠자리채로 사라의 머리를 잡아 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