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인플루언서 모델 커플과 다양한 직업의 부자들을 태운 호화 유람선이 전복되고 8명의 생존자는 무인도에서 새로운 질서에 적응해간다. <더 스퀘어>에 이은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의 두 번째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포스 마쥬어: 화이트 베케이션>, <더 스퀘어>에 이은 현대의 남성성을 탐구하는 3부작 시리즈 중 완결판이다. 적나라하게 전시하고 조롱하다 영화는 총 3부로 구성된 구조로 1부에서 모델 커플인 칼과 야야의 갈등을 보여준다. 두 사람의 경제력과 권력은 전통적 젠더 계급을 뒤집은 것이지만 여전히 성 역할의 고정관념에서 자유롭지 않다. 패션산업과 젠더 갈등 등을 통해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모순과 한층 복잡해진 현대 시대의 계급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1부의 메시지는 칼과 야야가 협찬으로 승선한 초호화 크루즈의 풍경을 그린 2부로 이어지면서 보다 선명해진다. 부자들의 역겨운 위선과 그들의 과잉 소유와 소비에 대한 감독의 조롱과 구토로 가득한 2부는 1부와 함께 3부를 위한 빌드업이다. 3부에서 흥미진진한 계급적 전복이 일어나며 인간의 본질을 탐구한다. 무인도 표류를 통한 계급 전복을 그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서로가 세상의 전부였던 레오와 레미는 친구들에게 관계를 의심받기 시작한다. 주변의 시선이 두려워진 레오는 레미와 거리를 두기 시작하고 두 소년의 관계와 감정은 파국으로 치닫는다. 루카스 돈트 감독의 신작으로 2022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탁월한 감각과 감성 벨기에의 작은 마을에 사는 13세 소년 레미와 레오는 둘도 없이 가까운 친구다. 함께 꿈을 꾸고, 꽃밭을 달리고, 자전거를 타는 두 소년. 레미의 침대에서 같이 잠을 자고 레미의 가족들도 레오를 친 자식처럼 사랑한다. 하지만 상급반으로 진학하면서 두 사람의 우정은 ‘동성애’라는 혐오의 눈초리 속에서 친구들의 놀림을 받게 된다. 레오는 아이스하키를 배우고 축구 선수들의 이름을 외우며 또래 친구들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노력한다. 자신과 의식적으로 거리를 두는 레오의 변해가는 모습에 상처받은 레미는 걷잡을 수 없이 무너져내린다. 어린 소년들이 마주해야 했던 변화의 계절을 아름답게 표현한 이 작품은 ‘칸이 낳은 스타’로 불리는 루카스 돈트 감독의 신작이다. 탁월한 감각과 감성으로 자신만의 독보적인 세계관을 창조하며 셀린 시아마, 배리 젠킨스, 션 베이커의 계보를 이어갈 차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과체중으로 인해 친구들의 놀림에 시달리던 사라가 동네에 나타난 낯선 남자에게 자신을 놀리던 친구들이 납치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호러 장르 데뷔전의 메카인 선댄스영화제에서 월드프리미어로 공개됐으며, 시체스영화제,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 등에 공식 초청됐다. 카를로타 페레다 감독 자신의 동명 단편을 바탕으로 한 장편 데뷔작이다. 무더위처럼 짜증스러운 삶 스페인 중부 소도시에서 부모님이 운영하는 정육점에서 일을 돕는 10대 사라는 과체중으로 친구들의 놀림을 받고 부모님을 비롯해 아무에게도 이해받지 못하는 무더위처럼 무기력하고 짜증스러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동급생 마카, 로시, 클라우디아가 남자친구들과 어울려 파티에 가는 모습을 바라볼 수 밖에 없는 피기는 가뜩이나 우울한데 SNS에 뚱뚱하다고 자신을 조롱하는 사진이 올라온 것을 발견한다. 홀로 수영장을 찾아가 수영복으로 갈아입은 사라는 아무도 없을 줄 알았던 수영장에서 갑자기 수면 위로 한 남성이 튀어오르자 놀라 머뭇거린다. 수영복을 입은 사라를 발견한 마카 일행은 사라를 ‘피기’라고 놀리기 시작한다. 사라가 도망가듯 수영장 물 안으로 들어가자 마카는 잠자리채로 사라의 머리를 잡아 끌어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은퇴와 아내의 죽음 이후 자살을 결심한 오토. 하지만 결정적 순간마다 개입하게 되는 이웃 주민들로 오토의 계획은 어긋난다. 세계적 베스트셀러 소설 <오베라는 남자>를 영화화했으며, 먼저 제작된 스웨덴 영화가 존재해 헐리우드 버전의 성격을 띈다. 혐오의 시대, 어떻게 살 것인가 혼자 사는 오토는 자살하기 위해 계획을 짜고 준비를 한다. 하지만 생을 포기하려는 결정적 순간마다 이웃의 방해로 무산되자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세상만사에 불만이 가득하고 혼자 있고만 싶은 까칠 그 자체인 남자. 하지만 알고 보면 누구보다 세상만사에 관심이 많아 지나치지 못하는 그에게 이웃들은 매번 도움을 청한다. 스웨덴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이 쓴 <오베라는 남자>를 스크린으로 옮겼다. 원작소설은 전 세계 1,300만 독자의 선택을 받은 베스트셀러로, 독일, 영국, 노르웨이, 덴마크 등 유럽 전역은 물론 미국 뉴욕타임스 93주 베스트셀러에 등극하며 2015년 미국 ‘올해의 책’ 1위로 선정된 기록을 갖고 있다. 원작 소설을 처음 영화화한 스웨덴 영화 <오베라는 남자>를 제작한 프레드릭 비크스트롬이 제작에 참여했다. <오베라는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난생 처음 극장에서 영화와 사랑에 빠진 소년이 카메라를 통해 일상을 촬영하다 가족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성장한다. 세계적인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자전적 스토리로 골든 글로브 작품상과 감독상, 토론토국제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했으며, 아카데미 7개 부문 노미네이트 됐다. 영화란 무엇인가 1950년대 미국 뉴저지 유대인 중산층 가정의 아들인 어린 소년 새미는 부모와 함께 처음으로 간 극장에서 스크린에서 펼쳐진 현란한 세계를 경험하고 큰 충격을 받는다. 피아니스트였던 감성적인 어머니는 새미에게 아버지 버트의 8mm 카메라를 건네고 새미는 장난감 기차로 영화 속 액션 장면을 재현한 자신만의 작은 영상물을 만든다. 그때부터 동생들을 배우로 세우고 이런 저런 효과를 시험하며 카메라를 장난감 삼아 영상 언어를 독학한다. 엔지니어인 아버지 버트의 직장을 따라 애리조나로 이사하게 된 새미는 장르물의 문법을 익히고 편집과 특수효과 기술에 나름대로 능통한 청소년으로 성장한다. 친구들을 배우로 사용해 직접 제작한 서부극의 학교 상영회에 참석한 아버지는 특수효과에 감탄하며 새미의 엔지니어적 재능을 칭찬한다. 그러던 어느날 새미는 가족과 함께한 캠핑장에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무르만스크 행 기차의 ‘6번 칸’에 우연히 함께 하게 된 두 남녀가 목적지에 다다를수록 변해가는 감정과 관계를 그린 영화. 제74회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수상을 비롯해 전 세계 유수의 시상식에서 수상과 후보에 오른 화제작이다. 휴대폰, SNS, 구글 지도도 없는 여행 핀란드 유학생 라우라는 고대 암각화 유적지를 방문하기 위해 무르만스크 행 기차에 탑승한다. 연인과의 동행이 무산되고 예정과는 달리 혼자 기차 6번 칸에 탑승하게 된 라우라는 그곳에서 료하를 만나게 된다. 보드카에 취해 무례한 발언을 하는 투박한 료하로 인해 둘 관계는 긴장감이 흐르고 불안한 라우라는 피할 방법을 찾아보지만 그와 한 공간에 마주 앉지 않을 방법은 결국 없다. 관계에 서툰 두 사람은 6번칸 안에서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핀란드 대표 작가 로사 릭솜의 동명소설이 원작이다. 1980년대 소련의 모습을 담은 원작의 배경을 90년대 후반으로 설정하고 캐릭터들의 나이를 바꿨다. 기차여행에서 우연히 만난 상대와의 로맨스물이라는 익숙한 구조지만, 관계에 대한 통찰과 시선이 신선하다. <비포 선라이즈>에 비하면 두 남녀의 관계는 설원의 드넓은 러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16명의 여성을 살해하며 자신의 범죄를 언론에 직접 제보한 이란 최악의 연쇄살인마인 일명 ‘거미’를 끝까지 추적하는 여성 저널리스트의 이야기를 다룬 스릴러. 2018년 영화 <경계선>으로 제71회 칸 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대상을 수상한 감독 알리 아바시의 차기작으로 이란 최초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종교의 이름으로 벌어지는 범죄 ‘순교자의 땅’이라는 뜻을 가진 이란 최대의 종교도시 마슈하드. ‘거미’는 이란 마슈하드 밤거리를 배회하는 여성 성 노동자들에게 손님인 척 접근해 피해자들의 목을 졸라 살해한다. 그리고 피해자들의 시체를 쓰레기처럼 유기하고 자신의 범행 행각을 언론사에 직접 제보하는 대담함을 보인다. 신의 섭리를 행한다는 명목 아래 1년 사이 16명의 여성이 ‘거미’의 손에 잔인하게 살해 당하지만 살인마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여론이 일고 정부와 경찰마저 이 사건을 외면한다. 여성 저널리스트 라히미만이 홀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목숨의 위협마저 무릅쓴다. 2000년대 초 마슈하드에서 16명의 여성들을 살해한 희대의 연쇄살인마 사이드 하네이의 실화를 바탕으로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한 심각성과 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노래하는 악어 라일과 한 가족의 뜻하지 않은 동거 생활을 유쾌하게 담은 판타지 뮤지컬이다. <라라랜드>, <위대한 쇼맨> 등으로 아카데미 시상식, 골든 그로브 시상식, 그래미 어워드 등 유수 영화제를 휩쓴 벤지 파섹과 저스틴 폴 음악 감독이 오리지널 OST 작곡을 맡았다. 화려한 OST 라인업 진부한 아이템으로 관객에게 외면당한 쇼맨 헥터는 혁신적인 무대 파트너를 찾다 상점의 구석진 곳에서 노래하는 작은 새끼 악어 라일을 발견한다. 악어를 데려온 헥터는 대중을 놀라게 할 쇼를 꿈꾸지만 예상치 못한 난관에 좌절하며 떠난다. 한편 남겨진 뉴욕의 집에서 홀로 살아가던 라일은 그곳으로 이사온 프림 가족과 만나게 된다. 출간 이래로 50년 넘도록 사랑 받아온 고전 동화를 영화화했다. 따뜻한 분위기, 편안하고 쉬운 전개와 연출 등 가족 뮤지컬을 지향하고 있는 작품으로 OST가 감상 포인트다. 중독성 강한 메들리의 메인 곡 ‘Top of the World’는 벤지 파섹과 저스틴 폴이 작곡한 곡으로 악어 라일 역할을 맡은 숀 멘데스가 직접 노래에 참여했다. 프림 부인의 캐릭터가 변화하는 순간을 묘사한 ‘Rip Up the Re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단 하나의 목숨만 남은 장화신은 고양이가 이미 써버린 여덟 개의 목숨을 되찾기 위해 아찔한 모험을 시작한다. 전 세계적으로 메가 히트를 기록한 <장화신은 고양이>가 나온지 11년 만에 선보이는 속편이다. 조엘 크로포드가 메가폰을 잡았고, 안토니오 반데라스와 셀마 헤이엑이 다시 한번 더빙 연기를 맡았다. 허세 가득한 사랑스러운 히어로 아홉 개의 목숨을 가진 장화신은 고양이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맹함으로 고양이 히어로가 됐지만 여덟 개의 목숨을 소진하고 하나밖에 남지 않게 되자 반려묘로 평범하게 살아간다. 그러던 중 소원을 빌면 무엇이든 이루어진다는 소원별이 있는 곳을 알려주는 마법 지도를 얻게 되고, 이것이 잃어버린 목숨을 되찾고 다시 히어로가 될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임을 직감한다.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 장화신은 고양이에게 뜻밖의 동료가 생긴다. 마법 지도를 훔치러 들어간 성에서 장화신은 고양이와 재회한 괴도 고양이 키티 말랑손은 소원별을 쫓는 라이벌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장화신은 고양이와 동행을 선택한다. 고양이로 위장 잠입을 시도했다가 장화신은 고양이와 만나게 된 강아지 페로도 모험에 함께한다. 이렇게 장화신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한 여성이 어느 밤에 ‘쿵’하는 미지의 소리를 듣고 그 근원을 찾아 다닌다.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이 처음으로 모국 태국을 떠나 해외 로케이션에서 할리우드 배우와 함께한 장편 영화다. 틸다 스윈튼이 출연했으며, 제74회 칸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작이다. 3차원 스크린의 체험 입원한 동생을 만나기 위해 콜롬비아 보고타를 찾은 제시카는 수면 중 머릿속을 울리는 큰 폭발음을 듣고 잠에서 깬다. 이후로도 몇 차례 ‘쿵’하는 소리를 듣지만 그때마다 세상은 고요하고 아무도 소리에 반응하지 않는다. 자신만 들을 수 있는 이 알 수 없는 소리를 설명하기 위해 사운드 엔지니어를 찾기도 하고 환청을 의심해 병원을 방문하기도 하지만 뚜렷한 답을 찾을 수 없다. 불면의 밤이 계속되던 중 숲길을 걷던 제시카는 모든 것을 기억하는 신비한 남자 에르난을 만난다. 인류의 기록을 간직한 자연의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로 미스터리한 소리의 근원을 찾기 위해 떠나는 여정에서 담긴 콜롬비아의 절경은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기억의 시각화를 넘어 청각화되는 과정을 정교한 사운드 효과로 담았다. 전작과 달리 태국의 역사와 문화적 배경에서 벗어나 있지만 콜롬비아의 숲이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호화로운 코스 요리를 즐기기 위해 외딴 섬에 있는 고급 레스토랑을 방문한 커플이 최고의 셰프가 완벽하게 준비한 위험한 계획에 빠지게 된다. 랄프 파인즈, 안야 테일러 조이, 니콜라스 홀트가 출연한다. 12명의 초대받은 손님 마고는 타일러의 손에 이끌려 유명 셰프 슬로윅이 운영하는 레스토랑 호손의 만찬에 참석한다. 외딴 섬의 해변에 위치한 호손의 디너는 한끼 180만 원의 고가 코스 요리일 뿐만 아니라, 오로지 초대된 손님만이 입장이 가능한 폐쇄적인 장소다. 유명 음식 평론가 릴리안, 호손 레스토랑의 단골 손님인 중년 부부 앤과 리처드, 편집장 테드, 영화배우 등 12명이 이날 저녁식사의 손님들이다. 타일러와 마고는 초대받은 손님들과 보트를 타고 섬에 도착하고, 캡틴 엘사와 간단히 섬을 둘러본다. 엘사는 마고가 타일러와 함께 오기로 예정된 손님이 아님을 알게 된다. 만찬이 시작되고 예술의 경지에 이른 요리에 타일러는 환호하지만, 마고는 공감하지 못하고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해 불안을 느낀다. 그 불안은 현실이 되는 듯 코스 요리가 하나씩 나올 때마다 셰프가 설계한 완벽한 계획 아래 기이한 일들이 펼쳐진다. 코스 메뉴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이민자>, <잃어버린 도시 Z>, <애드 아스트라> 등으로 알려진 제임스 그레이 감독의 자전적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소년의 꿈과 우정, 가족에 대한 성장담이자, 1980년대 미국의 아메리칸 드림, 인종, 계급 문제에 대한 비판이 담긴 작품이다. 자신의 특권을 마주했을 때 당시 공화당 후보였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당선을 앞둔 시기, 미국 뉴욕의 우크라이나 유대계 가정에서 자란 폴은 자유로운 아티스트를 꿈꾸지만 부모님이나 선생님은 그의 꿈에 무관심하다. 폴을 현실 부적응자나 몽상가로 치부하지 않고 응원해주는 가족은 인자한 할아버지 애런이 유일하다. 학교에서 폴은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주는 새로운 친구 죠니를 사귀게 된다. 부모님 없이 할머니 밑에서 사는 유급생 흑인 죠니와 반항적 장난을 함께하며 단짝이 된다. 어느날 담임에게 폴과 죠니의 일탈적 행동이 발각되고 엄마 에스더는 학교로 불려온다. 폴이 다니는 학교에서 학부모회 활동을 하며 지역 교육위원회 출마까지 선언한 에스더는 난처한 입장이 된다. 폴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아버지 어빙에게 가차없이 매맞는다. 보일러 수리공으로 일하고 있는 어빙은 폭력적인 방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작은 마을 알카라스에서 3대에 걸쳐 복숭아 농사를 지어온 솔레 가족에게 농장을 빼앗길 위기가 찾아온다. 카를라 시몬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로, 카탈루냐어로 된 영화로는 최초로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 수상작이 됐다. 가족의 갈등과 애환 전세계 영화제 32개 부문 수상, 49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주목받았던 첫 장편 영화 <프리다의 그해 여름>에서 자전적 기억을 바탕으로 섬세한 감성과 절제된 미학적 세계를 창조했던 감독은 <알카라스의 여름>을 통해 가족의 이야기를 더욱 확장한다. 할아버지와 삼촌이 운영하던 알카라스의 복숭아 농장에 머물던 자신의 어린 시절을 토대로 특유의 소박하지만 묵직한 감동을 주는 대가족의 드라마를 완성했다. 감독은 대가족 안에서 생활하며 얻었던 정서적 가치와 빛과 나무, 들판, 내리 쬐는 태양 아래 땀을 흘리는 노동이 선사하는 영화적 가치를 <알카라스의 여름> 속 할아버지부터 손주에 이르는 3대 가족 구성원들을 통해 표현했다. 일평생 복숭아 농장을 일궈온 과묵하지만 인자한 할아버지, 서로를 사랑하지만 농장을 둘러싸고 의견이 갈리는 아빠와 고모들, 가족에게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평생 이해하기 힘들었던 다른 사상과 성격을 가진 어머니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가족이 서로를 마주하게 된다. <디어 평양>, <굿바이, 평양>, <가족의 나라>의 양영희 감독의 차기작으로 감독의 어머니이자 제주 4.3의 피해자인 고(故) 강정희 여사의 고백을 시작으로 가족사를 통해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고찰로 이야기를 확장한다. 제주 4.3의 피해자였던 어머니 딸과 어머니, 둘뿐인 가족에 아라이 카오루가 새로운 식구로 합류하게 된다. 어머니는 처음으로 인사오는 일본인 예비 사위를 위해 마늘과 인삼을 가득 넣은 백숙을 대접한다. 국적과 사상, 성격 모두 다른 사람들이지만 따뜻한 백숙을 먹으며 웃을 수 있게 된다. 어머니는 70년을 숨겨온 고향에 대한 가슴 아픈 옛 기억을 이야기 하기 시작한다. 제주 4.3의 피해자였던 어머니가 들려주는 당시의 상황은 충격을 금치 못하게 만든다. 알츠하이머로 기억이 희미해져 가는 어머니의 기억 여정을 함께 더듬 더듬 찾아가면서 점차 어머니를 이해하게 된다. 양영희 감독의 가족사 다큐멘터리 최종편이다. 양 감독은 조총련계 재일교포 2세라는 특별한 가족사와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90마일 비치라 불리는 외딴 해변가에 아빠와 단둘이 사는 마이클. 사냥꾼들의 총격으로 떼죽음 당한 펠리컨의 사체 사이에서 아기 펠리컨 세 마리를 발견하고 집으로 데려온다. 호주의 국민 동화로 불리는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으로, 지난 1976년 이후 두 번째 영화화다. 죽은 새들 사이에서 발견한 아기 펠리컨 은퇴한 사업가 마이클은 의결권 행사를 위해 귀국해 회사로 향하고 있다. 회사 정문 앞에는 비바람 속에서 필바라 채굴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고, 손녀 매들린은 마이클에게 전화를 걸어 아빠의 개발 사업을 막아야 한다고 격양된 목소리로 말한다. 사위에게 권한을 넘겨주고 은퇴한 마이클은 혼란스러운 가운데, 폭풍으로 고층의 회의실 유리창이 깨어지는 바람에 회의는 다음날로 미뤄진다. 그날 저녁 집에서 만난 손녀에게 마이클은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준다. 소년 마이클은 가슴 아픈 사연을 간직한채 사람이 없는 해변가에 은둔한 아버지와 함께 산다. 이웃이 없는 외로운 곳이지만 아버지가 작은 배를 띄워 고기를 잡아오는 깨끗한 바다와 새떼들의 천국이다. 서로의 존재를 멀찍이 보고 알았지만 인사를 나눈적 없던 마을 원주민 핑거본과 처음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