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기자는 낯선 번호의 한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건 사람은 자신이 검찰청 수사관이라고 밝히며, “당신 개인정보가 유출돼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에 연루돼 대포통장으로 이용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소 거들먹거리는 말투로 당신 뿐 아니라 여러 명이 걸렸는데 수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수화기 넘어 들려오는 주변소음은 그곳이 마치 수사기관인 것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그때까지도 ‘혹시, 이거 보이스피싱 아니야?’라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하지만 “정보유출 된 적 없냐, 주민번호 ~~~가 맞냐, (특정은행 두 곳을 언급하며)통장 계좌가 있느냐”는 말에 가슴이 떨리기 시작했다. 실제로 기자는 국내 유명사이트의 정보유출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들 중 하나였고 주민번호도 정확했으며 사용하지 않은 빈 계좌이긴 하지만 해당은행의 통장을 가지고 있
서민들의 삶이 무너지고 있다. 가계부채가 증가하고, 물가는 고공행진을 한다. 잠 잘 시간 없이 열심히 일해도 빚은 오히려 늘어만 가고, 대학을 졸업할 때부터 이미 신용불량자 신세다. 더구나 대학을 졸업해도 직장이 없어 허덕인다. 하루하루 늘어만 가는 빈곤층의 고단한 일상이 이제 이 땅의 익숙한 풍경이 됐다. ◆발부 둥쳐도 벗어날 수 없는 빈곤의 늪대학생 김씨(24 남)는 학비를 벌기 위해 밤낮으로 아르바이트에 시달리지만 빈곤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다. 휴학도 두 차례나 하며 아르바이트를 하루에 4개씩 해낸 적도 있다. 새내기 시절 만나 결혼을 약속한 여자 친구와도 최근 헤어졌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살만한 경제적 여건을 만들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직장인 서씨(31 여)는 맞벌이 부부지만 늘 쪼들리는 삶을 살고 있다. 결혼하면서 대출 폭탄을 껴안�
선거의 파란(波瀾)은 지난해 10.26재보궐선거에서 그친 듯 보인다. 당시 선거는 무관심이 관심으로 돌아가고 참여하여 희망을 만들어가는 전기를 마련했다. 보선을 통해서 국민들은 여당이든 야당이든 지금까지 정치인들의 행태를 꾸짖었었다. 일각에서 말했듯이 국민의 삶은 어려워져 가는데 민생은 뒷전이고 입으로만 국민들을 위한답시고 잿밥에만 관심이 있지 진정성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다수였기 때문이다.새누리 승리, 야권연대 실패이번 19대 총선에서 여당인 새누리당이 과반수 의석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과반의석인 152석을 확보해 여대야소 구도가 유지됐다. 결국 단독 과반수 의석을 확보한 새누리당의 압승으로 끝났다.반면에 야권연대로 여소야대 정국을 꿈꿨던 민주통합당은 서울과 수도권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변화의 바람을 이끌어�
총선 뒤 바로 이어지는 대선국면은 국민으로써 부담감은 크게 다가오고 있다.이번 대선 구도는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고 김대중 대통령, 고 노무현 대통령의 라인의 대결로 압축되고 있다.‘노풍’과 ‘박풍’ 그리고 ‘김풍’야권 연대를 성사시킨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지지율이 소폭 상승하면서 두 정당 지지율의 합계가 새누리당의 지지율과 동률로 나타나, 여야 1대1 구도로 치러질 4월 총선에서 피 말리는 접전을 예고했다. 따라서 대선도 같은 양상으로 대결구도로 예상되고 있으나 대선주자는 국가발전과 나날이 높아가는 경제불안에 대해 해결방안을 구상해야 한다. 이 큰 현안을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따라서 승기를 잡을 수 있다.한 여론조사기관에 따르면,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35.0%로 9주연속 상승했고,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18.4%로, 양�
새누리당의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4.11총선 승리를 위한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가동됐다.하지만 공천갈등은 봉합이 되지 않아 시한폭탄으로 남아있다. 그동안 매번 총선 때마다 ‘공천 탈락→탈당 뒤 무소속 출마’ 또는 ‘공천 탈락→신당창당으로 출마’로 이어졌다. 이번 총선에서도 새누리당의 경우 같은 양상을 보이는 듯 했다.선당후사(先黨後私)의 정신(?)당초 안상수 전 당 대표와 진수희 의원은 공천 탈락 뒤 거세게 반발했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도 경남 거제 공천에서 탈락하자 “박근혜에게 속았다”는 거친 말을 했다. ‘친이계 공천 학살’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까지 했다. 김무성 전 원내대표, 안 전 당 대표, 김 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진 의원 등 여권 내 거물급 주자들이 공천에서 탈락한 뒤 무소속 출마를 외쳤다.하지
2012 총선과 대선을 치러야 하는 중대한 시기, 여야는 정권창출의 초석을 쌓는다는 다부진 각오를 세우며 지도부를 교체했다. 공교롭게도 박근혜 전 대표가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을 맡게 되고, 민주통합당 대표에도 한명숙 전 총리가 선출됨으로써 정당 역사상 최초로 양당 모두 여성이 당대표에 오르게 됐다. 박근혜-한명숙 체제가 출범하면서 이전에 겪어보지 못했던 여성 리더십에 대한 정치권의 기대 또한 높아졌다. 그리고 기대에 부응해 한동안 큰 탈 없이 순항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총선을 앞두고 이뤄진 공천심사위원회 인선 내용을 두고 박근혜-한명숙 두 여성 당대표 모두 리더십이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두 대표 모두 밀실 인사와 검증 부실 논란, 불공평 편중 인사라는 당내 반발에 직면하게 됐기 때문이다. 여성이 가진 특유의 리더십, 그리�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의 전당대회 돈봉투 전달 발언으로 인한 정치적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는 5일 해당 사건이 발생하자 즉시 검찰 수사의뢰 방침을 밝힌데 이어, 6일에는 당 비대위 김모 변호사가 고발인 자격으로 서울 중앙지검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아울러 이날 일부 언론에서 여당 의원들의 전언으로 '전당대회에서 돈 봉투를 돌린 후보는 박희태 국회의장이며, 봉투를 건넨 사람은 김효재 정무수석'이라고 실명 보도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이를 부인하며 고 의원의 폭로제기에 대한 순수성에 의문을 제기, 정치적 배후설을 의심하는 등 당 쇄신과 공천권 다툼을 둘러싼 권력투쟁으로 비화되는 양상이다. 폭로 당사자인 고승덕 의원은 6일 "곧 (검찰)수사가 개시된다고 하니 그때 (입장을) 이야기하겠다"며 돈 봉투
안철수 열풍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일반적인 바람과 달리 안철수 바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더 강풍으로 진화하고 있다. 제도권 정치에 발을 들여놓지 않았으면서도 발휘되는 그의 탁월한 정치 감각 때문이라는 것이 안철수 교수에 대한 분석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핵심은 그가 언론과 접촉을 끊고 침묵을 지키다 국민적 궁금증이 극대화 될 때 나타나 한방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는 일을 반복한다는 데 있다. 특히 드문드문 나타날 때마다 그는 사회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만한 메시지를 들고 나왔다. 그리고 메시지 전달 방식도 기성 정치인들과 다르게 간결하면서도 직설적이었다. 자화자찬을 늘어놓지도 않고 알듯 모를듯 모호한 표현을 사용해 괜한 여지를 남기지도 않았다. 신비감에만 휩싸여 있는 정치인과 다르고, 말만 그럴 듯하게 하는 정치�
2003년 카드대란으로 온 나라가 몸살을 앓았다. 카드빚으로 가계를 탕진하고 거리로 나온 사연들이 신문지상을 뒤덮었다. 그 사이 카드사들은 매머드급으로 성장했다. 각종 혜택을 부여하며 카드사용을 늘렸다. 카드 이용이 늘면서 중소 상인들이 역풍을 맞았다. 2011년 10월, 중소상인들은 대형사와 달리 높게 매겨진 수수료에 반기를 들고 일어섰다. 결국 수수료 인하를 소비자 혜택 축소로 메우겠다는 꼼수를 대책이라고 카드사는 내놓았다. 카드사 수수료 문제의 본질을 파헤쳐 본다.◆수수료 인하 시위, 전 업종 확산 조짐지난 10월18일 음식점 종사자 10만 명이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솥단지 시위’를 벌이면서 신용카드 수수료 문제는 불이 불었다. 이후 한국음식업중앙회가 '범외식인 10만인 결의대회'를 감행하겠다고 엄포를 놓으면서 카드사의 반격은 시작됐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조속히 처리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리고 미국으로 날아가 정밀 조율에 들어갔다. 그러나 비준을 앞두고 정부·여당은 조속한 처리를 요구한 반면 야권은 중소기업·농어민 등에 대한 피해대책 마련이 먼저라며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다. 김황식 국무총리가 “재재협상은 불가하지만 민주당이 주장하는 10+2(통상절차법, 무역지원조정제도)에 대해서는 충분히 논의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하면서 정부와 여당은 미국과 다시 재협상을 하는 대신, 민주당이 제시한 10+2 안 가운데 세 가지 정도를 수용하는 쪽으로 논의되고 있다. 민주당이 요구하는 ‘10+2 재재협상안’에서 10은 중소상인 보호장치 확보, 역진불가 조항 폐기, 투자자 국가소송제도(ISD) 폐기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독소조�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야 정치권에 여풍(女風)이 휘몰아치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나경원 최고위원, 민주당에서는 박영선 정책위의장이 바람을 일으키며 각 당에서 경쟁력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여야 모두 그야말로 여풍당당한 모습이다. 이처럼 여풍이 불고 있는 이유와 관련해서는 대중이 섬세한 여성의 리더십을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거친 남성적 리더십보다는 포용과 부드러움, 그리고 섬세함을 가지고 있는 여성의 리더십이 각박하고 상처받은 현대인들의 정서를 녹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내포돼 있다. 이같은 대중 정서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지난 4년여간 차기 대선 지지율에서 부동의 1위를 기록해왔다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표 입장에서는 이같은 여풍이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른바
유능제강(柔能制剛)이라는 말이 있다. ‘부드러운 것이 능히 단단한 것을 이기고 약한 것이 능히 강한 것을 이긴다’는 뜻으로 중국의 고전 병법서에 나와 있는 말이다. 독일의 문호 괴테도 “여성다움이 우리를 영원하게 한다”고 말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진정한 강함은 부드러움 속에서 나온다는 진리를 강조해왔던 것이다. 우리 정치권에서는 누가 이같은 부드러움을 가지고 있을까? 시골 마을 이장이라는 가장 낮은 자리에서부터 군수, 행정자치부장관, 그리고 경남도지사까지 차근차근 자리를 높여가면서도 친서민 기조를 잃지 않아온 김두관 경남지사. 우직하고 뚝심 있는 행보 속에서도 시민을 섬기는 한없이 낮은 자세는 그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다. 강한 자 앞에서는 한없이 강하고, 약한 자 앞에서는 한없이 약한 그가 바로 ‘유능제강’의 표본일 것이다.
일본의 거듭된 독도 도발 야욕으로 인해 한일 관계가 급속도록 악화되고 있다. 우리 정부의 경우 이전과 달리 한일관계 악화에 대한 부담을 뒤로하고 강경한 영토 수호의지를 드러내고 있으며 이에 맞서 일본 또한 방위백서를 채택하는 등 도발적 행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1일 불순한 의도로 울릉도 방문을 시도한 일본 자민당 의원 3명이 김포공항에서 난동을 부린 사건은 일본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분노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정치권 또한 오랜만에 한 목소리를 내며 똘똘 뭉쳤다. 여야를 아울러 대일 강경정책에 적극 지지했으며 심지어 북한마저 팔을 걷어붙이고 독도 지키기에 힘을 보탰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5일 ‘일본의 독도 영유권이란 절대로 있을 수 없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남의 나라의 신성한 영토를 자기땅이라고 생억지를 부리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