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원·엔 환율이 크게 하락하면서 엔화 대출을 갚거나 엔화 대출을 원화 대출로 갈아타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 올해 상반기 중 국내은행의 엔화대출 잔액이 20% 이상 감소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국내은행의 엔화대출 잔액은 총 37억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엔화대출 잔액 47억2000만 달러 보다 23.7%(11억8000만 달러) 감소한 규모다.
금감원 관계자는 "엔저 기조가 지속되면서 엔화대출을 상환하거나 원화 대출로 전환하려는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2013년말 기준 엔화대출 잔액이 76억1000만 달러였는데, 2년 반만에 대출 잔액이 절반으로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중 달러화 대출은 7억6000만 달러 증가했다.
1분기 정유사들이 원유를 수입해오기 위해 달러화 대출 규모를 늘린 결과 지난해 말 172억6000만 달러였던 잔액이 180억2000만 달러로 불어났다.
6월말 현재 달러화 대출과 엔화대출 평균 금리는 각각 2.63%와 2.81%로 나타났다.
달러화 대출은 지난해 말보다 0.08%포인트, 엔화 대출은 0.10%포인트 금리가 낮아졌다.
올해들어 원·달러 환율과 원·엔 환율의 방향이 엇갈리면서 대출자들의 희비도 엇갈렸다.
달러화 대출 이용자는 달러 강세 탓에 6000억원의 환차손을 본 반면, 엔화 대출 이용자들은 엔화 약세로 2000억원의 환차익을 봤다.
금감원 관계자는 "달러화 대출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환차손이 발생하고 고정이하 대출비율도 상승했다"며 "앞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이 현실화되면 이자부담과 환차손이 확대될 수 있는데다 경기민감업종의 경우 외화대출의 건전성이 추가 악화될 가능성도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