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오승환 기자] 문재인 정부의 재벌 규제 정책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삼성 저격수’를 자처했던 전임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뜻을 함께 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성욱(55,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27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일감몰아주기 규제 등 실효성 있는 행태 교정에 주력할 생각”이라며 처음으로 자신의 정책방향을 밝혔다.
조 후보자는 “우리나라 대기업집단들은 그간 뛰어난 경영능력을 바탕으로 우리 경제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뗀 후 “하지만 동시에 총수일가가 소수 지분으로 지배력을 행사하고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등 개선할 부분은 아직 많이 남아 있다”고 언급했다.
공정위는 현재 삼성·SK·미래에셋·아모레퍼시픽·금호아시아나 등의 총수일가 사익편취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일감몰아주기 규제가 카드로 사용될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재벌 규제가 더 강해지는 것 아니냐는 기자단의 우려에 대해선 “공정위는 게임의 심판”이라며 “심판은 스타플레이어도 규율하고 무명의 플레이어도 규율한다”고 설명했다.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위법행위는 엄정한 법 집행으로 규제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과거 조 후보자는 2003년 ‘기업지배구조 및 수익성’이란 논문을 통해 “낙후된 재벌의 지배구조가 1997년 IMF 경제위기를 초래했다”고 주장하며 재벌을 비판한 바 있다.
이어 문재인 정부의 정책기조에 대해 조 후보자는 “현 정부는 출범 후 갑질문화를 근절하고 재벌을 개혁하는 등 공정경제 실현을 위해 정책을 꾸준히 추진했고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뤘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조 후보자는 “취임하게 되면 기존의 정책기조를 유지할 뿐만 아니라 추가적으로 시장구조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여러 방안들을 검토해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데 일조하고자 한다”고 뜻을 밝혔다.
지명 후 논란이 된 ‘김상조 시즌2’, ‘김상조 아바타’ 등에 대해선 “앞으로 추진할 정책을 보고 판단해주셨으면 한다”고 짧게 답했다. 조 후보자는 전임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서울대 경제학과 1년 선후배 사이로 김 정책실장과 함께 문재인 정부의 공정경제 정책을 추진할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