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정호 기자]경찰이 불법 인터넷 도박과 사실상의 '전쟁'을 선포했다. 최근 유명 프로야구 선수와 기업인 해외 원정 도박 사건이 잇따르면서 정부차원의 '불법 도박' 근절을 위한 행보가 본격화 된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은 다음달 2일부터 2016년 2월9일까지 100일간 불법 인터넷 도박 행위에 대한 집중 단속을 실시한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청은 이를 위해 사이버안전국에 사이버도박 특별수사팀을 편성해 운영한다.
경찰청에 따르면 이번 특별 단속에는 전국 사이버수사 요원이 총동원될 예정이다. 지방경찰청의 사이버범죄수사대와 전국 250여 개 경찰서 사이버수사팀에 배치된 사이버 수사 형사는 지난 7월 기준으로 총 1160여 명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사이버범죄수사대와 사이버수사팀에 배치된 인력 간 검거 사례와 실적을 공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단속대상은 인터넷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불법 도박이다.
국민체육진흥법상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스포츠 베팅은 온라인사이트 '베트맨' 등 스포츠토토 뿐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발행하는 스포츠토토를 제외한 스포츠 베팅 사이트를 운영하거나 이용하는 것 모두 불법이다.
삼국천하 등 기존 롤 플레잉 게임에 불법 사행성 경마 게임을 접목해 변조한 프로그래머와 이를 유통해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은 이들이 제작한 불법 경마 도박 게임. 2015-10-15
사이버도박 특별수사팀은 대규모 해외 도박사이트를 집중 추적·검거하는 한편, 범죄수익금과 탈루 세금을 환수할 예정이다. 도박으로 취득한 동산·부동산에 대해서는 재산의 임의적 처분을 금지하는 기소전 몰수보전 제도를 적극 시행하고 은닉한 현금에 대해서도 끈질기게 추적하기로 했다.
혐의내용이 확인되면 수사착수 단계부터 도박운영자와 고액 도박 행위자 명단, 계좌정보 등을 국세청에 통보할 예정이다. 또 경찰주재관을 적극 활용해 해외 소재 운영조직을 소탕하고, 현지 경찰관과 합동 단속을 확대해 검거를 강화하기로 했다.
경찰은 도박사이트 운영자 뿐 아니라 협력자와 도박 행위자도 원칙적으로 전원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우선 조직적으로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는 총책, 관리책, 통장모집책, 인출책 등에 대해서는 수사 착수 단계부터 형법상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한다.
경찰은 또 3회 이상 도박 범죄를 저지른 도박 행위자에 대해서는 '삼진아웃제'를 적용해 구속 수사하기로 했다. 초범·소액 도박 행위자에 대해서도 '즉결심판' 청구 등 형사처벌을 강화하는 한편 고액 도박을 하거나 2회 이상 도박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에 대해서도 형사 입건을 추진한다.
수 차례 도박 프로그램 개발·유지·보수에 가담한 프로그래머 중 도박 프로그램을 유통하거나 도박 서버인 줄 알면서도 서버를 보관하거나 임대 서비스를 제공·중계한 경우 도박개장의 방조범으로 수사를 받게된다.
경찰이 불법 인터넷 도박 근절에 대대적으로 나서는 것은 최근 유명 프로야구 선수들을 비롯해 기업인들에 대해 잇따라 해외 원정 도박 의혹이 제기되는 등 폐해가 심각하다는 판단에서다.
총리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전체 불법 도박 시장 규모는 75조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이 중 온라인 도박 규모는 34조원 이상으로 불법 인터넷 도박 시장 규모는 17조 984억원을 차지한다. 사설 경마·경륜·경정(9조9249억원), 사설 스포츠 토토(7조6100억원) 등도 성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