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독일산 폭격기' 괴르기 그로저를 앞세운 삼성화재가 봄 배구 진출을 확정했다.
삼성화재는 2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3-1(26-28 25-19 25-22 25-21) 역전승을 거뒀다.
승점 63(22승12패)가 된 3위 삼성화재는 4위 대한항공(19승15패·승점 58)과의 승점차를 5점으로 벌리면서 남은 두 경기를 모두 패하더라도 준플레이오프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나아가 플레이오프 직행 가능성까지 끌어올렸다. 남자부는 3~4위의 승점차가 3점이 넘을 경우 준플레이오프 없이 2~3위간의 플레이오프로 포스트시즌을 시작한다.
그로저는 양팀 통틀어 최다인 41점을 쏟아냈다. 후위공격 16개와 블로킹 3개, 서브에이스 3개로 트리플크라운까지 달성했다. 류윤식과 이선규는 각각 10점씩을 책임졌다.
우리카드는 삼성화재전 6전 전패로 시즌을 마쳤다. 창단 후 승리없이 17연패다. 알렉산더(25점)의 분전 만으로는 그로저의 삼성화재를 넘기란 쉽지 않았다.
1세트부터 외국인 선수들의 화력 대결이 벌어졌다. 기선을 잡은 쪽은 알렉산더.
알렉산더는 18-17에서 이선규의 손끝을 겨냥한 쳐내기 공격으로 점수를 올렸다. 20-19에서도 비슷한 장면을 연출하며 팀에 2점차 리드를 안겼다.
알렉산더의 활약은 우리카드의 기선제압으로 이어졌다. 우리카드는 26-26에서 이동석의 퀵오픈 범실을 비디오 판독 끝에 뒤집으며 세트 포인트를 선점했다. 이어 알렉산더가 오픈 공격을 꽂아넣어 1세트를 28-26으로 따냈다.
삼성화재는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2세트 18-16에서 그로저가 시간차에 이은 오픈 공격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흐름을 탄 삼성화재는 그로저의 공세 속에 격차를 벌렸다. 1세트에서 14점을 올렸던 그로저는 2세트에서도 10점을 책임졌다.
그로저의 상승세는 3세트에도 이어졌다. 6-5에서 시간차로 감각을 조율한 그로저는 2연속 서브 에이스로 우리카드의 리시브 라인을 무너뜨렸다. 삼성화재는 최귀엽까지 서브 에이스 행렬에 가담하면서 14-8까지 달아났다.
우리카드도 끈질기에 물고 늘어졌다. 흔들렸던 리시브가 안정을 찾으면서 김광국의 토스까지 날카로워졌다. 20-22에서는 알렉산더의 시간차로 턱밑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삼성화재는 23-21에서 최귀엽의 결정적인 블로킹으로 한숨을 돌렸고 그로저가 시간차를 꽂아넣어 세트스코어 2-1을 만들었다.
삼성화재는 4세트에서 경기를 마무리 했다. 19-18에서 그로저의 오픈공격 두 개로 해결사 역할을 했다. 우리카드는 최홍석과 이동석의 연이은 범실로 자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