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전성현이었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25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에서 서울 삼성에 96-71, 25점차 대승을 거뒀다.
찰스 로드(20점 10리바운드), 마리오 리틀(22점), 이정현(16점) 등 주축들이 모두 제몫을 했지만 가장 눈길을 끈 선수는 3년차 슈터 전성현이었다.
전성현은 시즌을 앞두고 불미스러운 일로 정규리그 54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아 이날 경기가 시즌 첫 출전이었다.
경기 감각이 현저히 떨어졌다. 인삼공사에서 전성현을 중요하겠다는 뜻을 밝혔음에도 삼성은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충분한 출전시간도 부여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전성현은 선발로 나와 25분19초 동안 뛰며 3점슛 4개 포함 16점을 지원했다. 슛 감각과 체력 모두 충분했다.
김승기 감독은 "(전)성현이가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 틈나는 대로 손규완 코치와 연습을 했다"며 "수비와 슈팅 연습을 계속 시켰다. 기대를 했다"고 했다.
전성현은 미디어데이 때부터 주목을 받는 게 부담스러웠다. 그는 "부담과 긴장이 컸다. 그냥 시키는 것만 열심히 했다"며 "열심히 하면 기회는 올 것이라고 했다. 슛과 뛰는 연습을 많이 했다"고 했다.
실전 체력은 부족했다. "4쿼터에선 많이 힘들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코칭스태프는 좋은 분위기와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이후에도 전성현을 계속 기용했다.
전성현은 "경기를 앞두고 스트레칭을 할 때, 긴장이 많이 됐지만 막상 경기에 나가니까 정신이 없었다"고 했다.
첫 슛은 림에도 맞지 않았다. 그는 "그냥 자신감 있게 쐈을 뿐이다"며 "감독님과 형들이 모두 자신있게 쏘라고 했다. 모두 자신감을 강조해서 그대로 했다"고 전했다.
코칭스태프는 정규리그에서 뛰지 못한 전성현에게 간결한 역할을 부여했다. '수비에선 한 명만 따라나디고, 공격에선 부지런하게 움직여서 슛 기회를 보라는 것'이다.
전성현은 54경기 출장정지 징계로 이번 시즌 보수를 받지 못했다. 연봉은 0원. 동료들이 가만히 있지 않았다.
주장 양희종은 전성현의 생활고를 걱정해 승리수당을 십시일반해 전성현에게 전달하자고 제안했고, 동료들은 흔쾌히 동의했다.
전성현은 "생각지 못했다. 형들에게 정말 감사함을 느꼈다"고 했다.
선배 이정현은 "큰 액수는 아니지만 비시즌에 함께 고생을 한 일원이다"며 "우리들의 마음을 알아달라는 의미였다. 절대 큰 액수는 아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