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정호 기자]조계종이 한상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의 중재 요청을 사실상 받아들이기로 입장을 표명했다.
조계종 화쟁위원회는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앞마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위원장이 요청한 중재와 관련한 내용이 무엇인지, 각계각층의 의견이 어떤지, 사회갈등이 해소되기를 바라는 국민들 바람은 무엇인지 면밀히 살피겠다"며 "정부와 당사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지혜로운 길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화쟁위의 이날 발표는 일단 한 위원장의 신변보호 요청은 받아들이는 한편 정부 등에 대한 중재안에 대해서는 계속 검토하겠다는 공식 입장으로 분석된다.
화쟁위는 지난 18일 한 위원장의 신변보호 등에 대한 중재 요청을 받고 이날 오후 2시부터 긴급회의를 소집한 뒤 2시간30분에 걸친 회의 끝에 이같은 의견을 모았다.
화쟁위는 "한 위원장이 조계사에 들어온 것과 관련해 사회적으로 찬반 논란이 있다"면서 "엄격한 법집행이 필요하다는 의견, 종교단체로서 자비행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 모두 가벼이 여길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일은 우리 사회 전체가 성숙해지고 발전하는 계기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혜로운 해법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화쟁위는 "여러 불편을 감내하고 있는 조계사와 신도분들께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해드린다"며 "백남기씨를 포함해 (이번 집회로) 부상당한 모든 분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화쟁위의 이번 입장은 조계종단의 공식입장은 아니다.
조계종 관계자는 "종단 차원의 입장 발표는 따로 없을 것"이라면서 "다만 화쟁위가 지혜로운 길을 찾아보겠다고도 했고, 공식 요청 역시 이 기구로 왔기 때문에 당분간 화쟁위 중심으로 일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화쟁위는 향후 중재 요청과 관련해 구체적인 활동 계획을 세울 방침이다.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은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 여러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이 동반될 것"이라며 한 위원자을 비롯, 정부관계자들과 의견을 나눌 것임을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도법 스님을 비롯해 화쟁위원 직지사 주지 흥선 스님, 불교사회연구소장 법안 스님, 박병기 한국교원대 교수 등 스님과 재가자 12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