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롯데그룹과 삼성그룹이 30일 삼성의 화학 계열사 매각인수를 결정한 뒷 배경에는 신동빈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있었다.
롯데그룹은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롯데그룹의 이번 삼성 화학 계열사 인수에는 신동빈 회장의 제안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신 회장의 이 같은 결정에는 화학산업을 유통·서비스와 함께 롯데그룹의 3대축으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 그룹에서 추진해왔거나 추진했던 사업은 그동안 유통업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는 자연스럽게 '껌팔아서 성공한 회사'라는 선입견을 국민들에게 심어줬다.
유통업 중심에서 화학분야를 강화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겠다는 신 회장의 의지가 이번 인수가 이뤄진 가장 큰 이유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껌파는 회사라는 선입견을 불식시키기 위한 이유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신 회장이 지난 1990년 한국롯데의 경영에 처음 참여한 회사가 롯데케미칼(당시 호남석유화학)이었던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동안 식품과 유통에 강점을 보였던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경영에 참여한 이후 석유화학 부문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해왔다.
2000년대 들어 신 회장은 롯데대산유화(현대석유화학 2단지)와 케이피케미칼을 인수해 롯데를 석유화학산업의 강자로 올려놓기도 했다.
이후 2009년 호남석유화학과 롯데대산유화의 합병에 이어 지난 2012년에 호남석유화학과 케이피케미칼을 합병해 롯데케미칼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신 회장은 글로벌 사업 강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2009년에는 영국 내 자회사인 롯데케미칼 UK를 통해 영국 아테니우스사의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및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생산 설비를 인수해 유럽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했고 2010년에는 동남아시아의 대표적 석유화학 회사인 말레이시아 타이탄을 인수했다.
지난 6월에는 미국 액시올사와 합작으로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셰일가스를 이용한 에탄크래커를 건설하기로 합의·본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8월에는 말레이시아 조호바루 지역에서 부타디엔고무(BR·합성고무의 일종) 공장을 준공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은 합성수지의 기초가 되는 원료 사업에서 강점을 지녔다"며 "이번 계약으로 수직계열화를 통한 고부가가치 제품 라인업 확대가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