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정원 기자] 음식 주문 앱 배달의민족(배민)이 요금 인상 논란에 휘말렸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요금제를 바꾼 지 6일 만인 지난 6일 요금 체계 변경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또 우아한형제들은 4월에 한해 업주들이 낸 수수료의 절반을 돌려주기로 했다.
우아한형제들 김범준 대표는 이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식업주들이 어려워진 상황을 헤아리지 못하고 새 요금 체계를 도입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고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공식 사과의 뜻을 밝혔다.
김 대표는 “일부 업소가 광고 노출을 독식하는 ‘깃발꽂기’ 폐해를 줄이기 위해 새 요금 체계 도입했지만 자영업자들이 힘들어진 상황 변화를 두루 살피지 못했다”며 “영세 업소와 신규 사업자일수록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는 개편 효과에만 주목하다보니 비용 부담이 갑자기 늘어나는 분들의 입장은 세심히 배려하지 못했다”고 했다.
우아한형제들은 그간 배달의민족을 사용하는 외식업주들에게 수수료 대신 8만8000원짜리 정액제 광고 서비스인 '울트라콜'를 판매했다. 배달의민족은 울트라콜에 가입한 외식업주가 식당 주소를 등록하면 1.5~3㎞ 이내에 있는 앱 사용자의 화면 상단에 그 식당을 띄운다. 그러나 일부 외식업주가 거짓으로 식당 주소를 만들어 여러 개를 등록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앱 사용자와 거리가 가깝지 않음에도 편법을 이용했던 것.
서비스에 돈을 많이 들인 외식업주의 주문 수가 늘어났다. 울트라콜 서비스를 20개까지 가입한 외식업주가 나타나자 우아한형제들은 요금 체계를 바꾸기로 결심했다. 울트라콜 대안으로 내놓은 서비스가 '오픈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모든 가입 외식업주 식당을 앱 사용자의 화면에 무작위로 배치한다. 주문 수에 많은 영향을 주는 식당 나열순서는 앱 사용자와 거리, 해당 업장의 재주문율, 해당 외식업주의 주문 취소율 등을 기준으로 결정한다. 오픈 서비스 사용 대가는 배달 매출액의 5.8%(수수료)다.
오픈 서비스와 관련, 우아한형제들은 "5.8%는 국내외 배달앱업계의 통상적 수수료 수준보다 낮다"며 "새 요금체계 시행 전, 자체 시행한 시뮬레이션에선 가입 외식업주 중 52.8%가 배달의민족에 내는 광고비를 아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홍보를 했다.
이에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3일 "정률제는 금액에 제한 있는 정액제보다 매출액 규모에 따라 수수료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소상공인에게 큰 부담이 된다"며 "월 매출액 1000만원인 식당은 기존에 울트라콜 3~4건을 사용하고 26만~35만원을 냈는데 앞으로는 58만원을 내야 한다. 그만큼 소상공인 순이익이 줄어든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