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장혁 기자] 롯데그룹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이 맥을 못 추고 있다.
상반기 실적만 봐도 그렇다. 매출도 영업익도 하락세다. 특히 영업익은 전년대비 30% 가까이 떨어졌다.
이유가 뭘까. 전반적인 경기하락을 제외하고 전문가들은 유통채널의 온라인 전환 트렌드를 꼽는다.
새벽배송 같은 서비스가 확장되면서 소비자들이 신선식품을 포함한 거의 모든 상품을 온라인쇼핑으로 구매한다는 것.
신세계가 SSG(쓱)닷컴으로 체질전환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롯데는 롯데ON을 내놨지만 한 발 뒤쳐져 보이는 모양세다.
하반기 상황도 녹록지 않다.
유니클로 불매운동을 포함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롯데쇼핑은 돌파구가 절실하다.
이원준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이원준 부회장은 1981년 공채로 롯데백화점에 입사해 40년 가까이 충성을 바친 롯데맨이다.
2014년 백화점 부문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하다 2017년 유통BU장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신동빈 회장의 두터운 신임으로 올해 임원인사에서도 살아남았지만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 자리를 장담할 수 없다.
그래서일까. 온라인 전환도 계속 해야겠고 실적도 높게 내야겠으니 생각해 낸 게 백화점 명품관을 온라인으로 집어넣는 것이었다.
온라인 롯데 프리미엄몰을 세우기로 했다.
‘돈 많은’ 고객들이 쉽게 온라인으로 명품 쇼핑을 할 수 있도록 고가 해외브랜드 상품군을 입점시켜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최저가, 가성비를 버리고 비싼 백화점을 그대로 온라인에 집어넣겠다는 발상은 일단 그럴싸해 보인다.
상품뿐 아니라 백화점의 신뢰성과 브랜드 운영 노하우도 접목하겠다는 각오다.
이월상품이나 병행상품 대신 백화점과 동일한 정상 상품(In Season)을 강화하겠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롯데 프리미엄몰은 국내 온라인몰 최초로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MSGM, 처치스(Church's) 등을 선보인다.
멀버리, 에트로, 비비안웨스트우드, 모스키노 등 브랜드들도 입점한다. 234개 브랜드, 2만4,000여 개 상품이다. 올해 안에 브랜드를 360여 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시도는 좋은데 결과는 어떨까. 부자들을 공략하는 거라면 성공할 수 있을까.
오프라인 매장에 직접 가서 사는 ‘고충’을 덜어준다고는 하지만 부자들이 최고급 백화점 명품관을 다니면서 쇼핑하는 재미를 뺏는 일이기도 하다.
서민들처럼 온라인 쇼핑에 만족할 수 있을지 의구심도 든다.
공략 대상이 진짜 부자라면 자충수가 될 공산이 크고 부자 언저리 정도 된다면 실적이 나올 때 까지 두고 볼 일이다.
백화점 명품까지 온라인으로 구겨넣는 상황에서도 신동빈 회장은 유통업계 연봉킹으로 등극했다.
롯데지주와 유통계열사에서 받은 급여만 56억 원이 넘는다.
롯데쇼핑에서만 12억 원을 수령했다.
위기의 롯데쇼핑. 구원투수의 아웃카운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