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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뉴스토리] '롯데사태'로 다시 짚어보는 '신격호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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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의 亂’이어 '롯데 비자금사태'로 다시 주목 받다
껌 기업서 출발... 신격호의 야망과 사업철학 결정체 123층 ‘제2롯데월드 타워’  완공 눈앞서 악재 만나




[시사뉴스 김재순 기자]  빈농(貧農)의 아들로 태어난 소년 격호는 부모 몰래 가출한 뒤 무작정 일본으로 현해탄을 건넌다.  남다른 근면과 성실, 아이디어로 일본 제1의 식품 메이커를 일군 후 모국(母國)에까지 진출해 국내 재계 순위 5위의 롯데그룹을 창업며 화려하게 돌아왔다. 신격호(辛格浩)에 대한 재조명이 세상을 달군다.

 

신격호는 아흔 네 살이 된 지난해 여름, 두 아들(신동주 前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간의 경영권 분쟁에 휘말린채 휘체어 신세로 카메라 세례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그의 정신감정을 요구하는 비운을 겪으며 남은 여생을 쓸쓸히 맞이하고 있다.

 

최근 <조갑제닷컴>이 긴급 출판한 신격호의 일생, 롯데그룹의 사업 성공 스토리, 전략을 담은 《巨人의 황혼》 (정순태 著)이 새삼 조명받고 있다.


이 책에 따르면 1998년 출간된 《신격호의 비밀》을 再발간한 것인데, 신격호가 韓日 양국에서 거둔 성공 스토리가 구체적으로 실려 있어, 독자들은 그간 베일에 싸여있던 신격호의 경영 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


신격호의 경영방침은 ▲품질 좋은 상품 ▲판매조직 철저 정비·점검 ▲적극적인 선전 캠페인으로 요약된다고 한다.


조갑제닷컴이 전하는 신격호 신화의 전말을 옮겨본다.  ‘아무리 좋은 물건이나 음식이라도 내가 모르거나 맛 없으면 남에게 팔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철학을 바탕으로, 식품업(롯데제과), 유통업(롯데백화점), 서비스업(롯데호텔)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었고, 2016년 완공을 앞둔 123층짜리 ‘제2롯데월드 타워’는 신격호의 야망과 사업철학이 집약된 결정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저자는 “신격호의 인생 궤적은 도전적인 삶을 꿈꾸며 야망을 불태우는 젊은이들에게 하나의 도전적인 모델을 제시했다”고 평가한다.


이와는 별개로 《신격호의 비밀》이 출간되었을 당시, 롯데그룹 내부에서 ‘금서(禁書)’로 취급 받았다고 한다. 저자에 따르면, 신격호는 그룹 관계자들이 롯데백화점에 책을 잘 보이게 진열해놓자 오히려 격노했다고 한다.

이 책에 ▲롯데가 생산하는 각종 식품을 정크푸드(junk food·몸에 해로운 음식)로 분류했고 ▲신격호를 ‘부동산의 귀재’로 묘사했고 ▲터부시 되어온 신격호의 세 여인에 대해 기술(記述)했기 때문으로 저자는 추정했다.


시게미쓰 하쓰코와 시게미쓰 마모루는 혈연관계 아니다


 이른바 ‘왕자의 난(亂)’으로 불리는 신동주·신동빈 형제간의 경영권 쟁탈전이 심화되자, 《신격호의 비밀》은 다시 주목을 받았다. 그중 하나가 신격호의 두 번째 부인 시게미쓰 하쓰코(重光初子·신동주와 신동빈의 생모) 씨 가문(家門)에 관한 것이었다. 《신격호의 비밀》에는, 하쓰코 씨가 주중(駐中) 일본 공사(公使)와 日 외무대신을 지낸 시게미쓰 마모루(重光葵)의 여동생(또는 조카)일지 모른다는 롯데그룹 관계자의 전언(傳言)이 실려있었다.


신격호는 2000년 12월, 조갑제(趙甲濟) 당시 월간조선 편집장과의 인터뷰에서 “집사람은 외무대신 시게미쓰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이를 반박했다. 롯데그룹 역시 ‘왕자의 亂’이 한창이던 2015년 7월, ‘하쓰코 여사는 시게미쓰 마모루의 집안과 관계가 없다’는 요지의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저자는 이를 근거로 《巨人의 황혼》에서는 이 대목이 사실이 아님을 인정, 관련 부분을 삭제·정정했으며, 책 말미에 월간조선 인터뷰 기사(‘신주쿠에서 만난 辛格浩 회장 마지막 인터뷰’) 全文을 추록(追錄)했다. 이 인터뷰를 통해 신격호 부인의 家門뿐 아니라, 신격호란 인물의 ‘민낯’을 독자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


 책의 주요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지금의 롯데월드는 규모가 너무 작습니다. 더 이상 확장할 수도 없고요. 그래서 제2롯데월드를 지어 연결, 서울의 명물을 만들려는 것입니다. 내가 살면 얼마나 더 살겠습니까. 21세기 첨단 산업 중 하나가 관광입니다. 그러나 한국엔 구경거리가 별로 없어요. 세계에 자랑할 만한 시설을 조국에 남기려는 뜻밖에 없습니다. 놀이 시설도, 호텔도 제대로 한번 세울 것입니다… 외국 관광객을 끌려면 실내 시설이 제격입니다. 단체 관광객들이 어떻게 먼 곳의 야외로 가겠습니까” 9장_225~226페이지


 신격호의 경영 방침은 “책임 경영제 정착과 경영의 내실화, 판매 신장과 이익의 극대화, 기술 혁신과 생산성 제고, 소수 정예주의의 구현과 복지 향상”이다. IMF 시대에 들어서도 현실과 조금도 유리되지 않는 돋보이는 경영 방침이다. 바로 이 점 하나만으로도 신격호는 20세기 한국에서 흔치 않은 인물이다. 13장_302페이지


 신격호 회장은 분명 인간이 할 수 없는 일들을 한 사람으로 분류될 것이다. 그 힘은 어디서 나왔는가. 식민지 농촌의 절망적인 가난과 답답함을 체험한 것, 일본인들의 정직과 성실을 자기 것으로 받아들인 것, 독서에서 우러나온 교양,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고 골똘히 생각하는 습관, 무엇보다도 새로운 일을 할 때는 소년처럼 신이 나는 순진함이 운(運)과 합쳐진 게 아닐까. 趙甲濟의 인터뷰_331페이지


 
 검찰이 재벌기업에 대한 비자금 혹은 정치자금, 뇌물수수 혐의 등 역대급 최대 압수수색'작전'으로 토벌에 나선 가운데 이를 그저 병석에서 바라봐야 하는 기구한 신세에 처한 신격호 회장에 대해 역사는 다시 어떻게 기술할 것인가.


 '왕자의 난', 혹은 더 정확히는 '왕자들의 싸움' 때까지만 해도 롯데의 운명이 이처럼 암운으로 드리워질 것이라고는 쉽게 예측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검찰의 수사 여하에 따라서는 롯데의 운명이 어디로 흘러갈 것인지, 역대 대기업들의 이름이 소리없이 역사속으로 사라져갔던 예와 같이 흘러갈것인지, 역시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처지다. 


 일각에선 '신격호 신화'의 결정체 '123 층짜리 제2롯데월드타워'를 빗대어 '기울진 세월호' 혹은 '월드타워의 저주'라는 극언도 서슴치않는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123층 월드타워가 구상으로부터 건축허가를 둘러싼 의혹과 비자금문제 등으로 '영광스런' 준공을 채 보기도 전에 암운이 드리워온 롯데그룹의 어제와 오늘이 너무도 극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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