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종근 기자]코스피가 2000선을 눈앞에 두고 좀처럼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17일과 21일에는 장중 2000선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장 마감 때까지 유지하는 데는 번번이 실패했다. 22일 발생한 벨기에 브뤼셀 폭발사건에도 간밤 미국 증시가 상승세로 마친 가운데 국내 증시가 두차례 실패한 2000선 수성에 성공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국내 증시 귀환에 힘입어 수급 여건의 개선으로 당분간 우호적인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증시 기초체력이라 할 수 있는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을 놓고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견해가 엇갈린다.
삼성증권 서정훈 연구원은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완화적 입장을 보인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덕분에 수급과 경기 모멘텀이 개선되는 양상"이라면서도 "더딘 실적개선과 단기 밸류에이션 부담이 코스피지수 추가상승을 제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스피 2000선을 단기간에 넘어서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KDB대우증권 한요섭 연구원도 "정책 공조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의 속도조절이 필요한 시기"라며 "각국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상당부분 주가에 반영됐고 재료 노출로 인해 추가적인 모멘텀이 부족하기 떄문에 추가 상승을 정당화시킬 수 있는 경기회복 시그널들이 나와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2분기 글로벌 유동성이 국내 증시로 유입되더라도 그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며 "3월부터 가시화되고 있는 국내 투자자들의 차익실현이 4월에는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NH투자증권 이준희 연구원은 "글로벌 유동성 확대 기조로 수급적인 안정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내 기업들의 1분기 실적 기대감도 살아나고 있다"며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연구원은 "프리어닝 시즌 진입과 맞물려 당분간 실적추정치 변화를 꾸준히 모니터링 하면서, 차별적인 실적 개선세를 보이는 업종에 적극적인 비중확대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증권 김대준 연구원도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투자심리에 우호적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실적 전망에 대한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며 "매크로와 실적이 위험자산 투자심리에 부담이 되지 않아 당분간 주식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