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종근 기자]가파른 상승세로 장중 1240원대를 치솟았다가 한 달만에 하락 전환한 원·달러 환율의 급락세가 다소 주춤해진 모습이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1162.5원)보다 1.0원 오른 1163.5원에 마감했다. 지난 17일부터 이틀간 30원 가량 빠진 이후 3거래일 만에 다시 상승한 것이다. 당국의 개입 경계감에 하단이 다소 지지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급등락을 반복했지만 당분간 1100원대 중후반 선에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발표 이후 시장에 유동성이 확대된데다, 달러화 약세 등으로 투자 심리가 회복되고 있어서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로 금융시장에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고조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5일 연고점(종가기준 1238.8원)을 찍으며 5년8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더니, 29일에는 장중 1240원대를 돌파하며 급등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최근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원화는 다시 강세로 돌아섰다.
유럽 중앙은행(ECB)이 마이너스 금리를 확대하는 등 대대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펼친 데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까지 기준금리 동결에 나서면서 금융시장에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사그라들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의 상승세도 금융시장에서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원화 강세 압력은 계속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만 신흥국 경기불안 우려 등 글로벌 악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추가적인 급락세가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선성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내려갔기 때문에 속도조절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미 연준의 금리인상이 지연되고 있고, 글로벌 완화 기조로 유동성이 늘어났기 때문에1100원대 중후반 선에서 거래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우 NH선물 연구원은 "일단 달러화 약세는 어느 정도 진정되는 모습"이라며 "다만 국제유가 상승과 유럽과 일본의 양적완화 등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풀린 만큼 원·달러 환율은 1180원선까지 소폭 상승을 시도하는 정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