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종근 기자]현대상선이 12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를 연장하려고 했으나 채권자들의 반대로 실패했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은 조만간 채권자집회에서 채권자들이 만기를 연장하도록 적극적으로 설득할 계획이다. 이같은 설득이 또 다시 실패하면 현대상선은 유동성 위기를 맞을 수 밖에 없다.
현대상선은 17일 서울 종로구 현대그룹 빌딩에서 '제176-2회 무보증사채'의 만기 연장을 위한 사채권자 집회를 열었으나 끝내 부결됐다. 전체 사채권(1200억원)의 74%가 참석해 출석요건은 갖췄으나, 출석 사채권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는데는 실패했다.
이번 무보증사채는 오는 4월 7일 만기를 맞는다. 현대상선은 자체 자금으로 회사채 상환이 쉽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만기 연장을 추진해왔다.
현대상선은 "선주, 채권자, 주주, 임직원 등 이해관계자 모두가 고통을 분담해야 회사가 회생할 수 있으나 사채권자의 반대로 안건이 부결돼 안타깝다"고 했다.
현대상선은 일단 4월 만기 공모사채 뿐 아니라 모든 공모사채에 대해 사채권자집회를 조속히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는 오는 7월에도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최근 용선료 인하 협상 및 현대증권 매각 등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산업은행을 비롯한 협약채권자와도 자율협약을 추진 예정"이라며 "향후 다시 개최될 사채권자집회에서는 경영정상화의 일환으로 공모사채의 채무조정이 실현되어야 하기에 회사와 사채권자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도록 사채권자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