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종근 기자]서울 시내면세점 대전이 또 다시 점화되고 있어 업계 관심이다.
지난해에 이어 서울 시내에 추가로 면세점 특허를 내주는 방안이 정부의 의뢰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작성한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면세점 제도 개선' 보고서에 담겼다. 보고서는 16일 오후 3시에 열리는 공청회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기획재정부 측은 "아직 방향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 공청회 결과 등을 참고해 구체적 방안을 논의해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장에선 이미 면세점 특허 3차 대전이 벌어진 것으로 전망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신규 면세점이 추가되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차지하기 위해 지난해 대형 유통업체들이 벌였던 불꽃 튀는 경쟁이 재연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 15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최낙균 선임연구위원은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면세점 제도개선 방안' 발표문에서 "외래 관광객 유치를 위해 면세점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규제를 완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안했다.
최 연구위원은 신규 특허 발급과 관련해 ▲현행 요건에 따라 신규특허 추가 발급 ▲특허제도에서 신고·등록제도로의 변경 ▲현행 제도 유지 등 3가지 안을 제시했다.
신고·등록제도로 변경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시장논리에 따라 면세점 시장이 운영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신고제 또는 등록제로 전환해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며 "다만 시장난립시 상품에 대한 신뢰 상실 및 서비스 저하로 산업 전체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정부가 서울에 시내 면세점을 추가로 허용하는 방안을 채택할 경우 지난해 시내면세점 심사에서 탈락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SK네트웍스 워커힐 면세점이 구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면세산업이 과연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지 여부다. 이런 인식은 최근 불황에도 불구하고 면세사업 부문에서 대기업들이 높은 매출 증가율을 올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면세사업자들은 '아니다'라고 단정한다. 면세점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기존 면세점도 적자를 지속하면서 고전하고 있기 때문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금융감독원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조선호텔 내 면세점 사업부는 지난해 326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37.8%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영업손실액은 206억원에서 367억원으로 적자가 확대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면세사업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각 업체들이 마케팅비를 지속적으로 지출하면서 출혈이 커진 측면이 적자라는 성적표를 받게 만든 측면이 있다"며 "5년이라는 기간 동안 면세시장에 들어온 신규사업자들이 황금알을 낳을 수 있을 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규 면세점들은 시장이 안정을 찾을 때 까지 신규 특허를 추가해선 안된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면세점사업 한 대표는 "신규 면세 사업자가 추가된다면 출혈경쟁으로 다 같이 죽자는 꼴이 될 것"이라며 "새로 진입한 사업자에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논의"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또 다른 대표는 "면세점은 특허사업이 논의되면서 롯데가 가장 유력하다는 얘기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면서 "결국 신생 업체들은 어려워진다. 두산, 신세계 면세점 등 상황은 마찬가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