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종근 기자]롯데가의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인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가 신동빈 회장의 지배력을 다시 확인한 체 마무리됐다.
6일 SDJ코퍼레이션과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일본 도쿄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열린 임시주총 결과, 신 전 부회장이 요구한 '현 경영진 해임안'과 '신동주 회장 이사 선임안' 등이 모두 주주 과반 이상의 의결로 부결됐다.
이번 주총에서 가장 큰 관심은 최대 주주인 광윤사에 버금가는 30%에 지분을 보유한 종업원 지주회의 선택이었다.
이미 광윤사(28.1%) 대표로 올라선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종업원지주회가 힘을 실어줄 경우 롯데홀딩스 지분율이 과반수를 넘게돼 경영권 방어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신 전 부회장은 그동안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종업원 지주회 표심 얻기' 작업에 집중했다.
신 전 부회장은 주총에 앞서 종업원 지주회 표심을 설득하기 위한 발표문을 비롯해 '경영복귀 시 1인당 25억원 지급'이라는 파격적인 조건과 1000억엔(1조원) 상당의 사재를 출연해 종업원 복리후생기금 등을 설립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하지만 승패의 키를 쥐고 있는 종업원 지주회는 지난해 7월 정기 이사회에 이어 신동빈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주총 결과는 신동빈 회장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지난해 롯데가 경영권 분쟁 이후 추진해 오던 호텔롯데 상장과 개혁 드라이브에 걸림돌이 모두 해소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신동빈 회장은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과의 비방·소송전을 진행하면서도 한일 롯데의 '변화와 혁신'을 키워드로 한 개혁 드라이브 의지를 밝혀왔다.
한일 롯데의 통합리더로 올라 선 신동빈 회장은 70여년간 가려져 왔던 롯데의 문제 등을 가리거나 덮어두기 보다는 한국 롯데의 지주사 격인 호텔롯데 상장이라는 반전카드로 주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경영적인 부분에서는 역시 능력을 발휘했다. 롯데그룹이 삼성SDI의 케미칼 사업부문과 삼성정밀화학을 약 3조원에 인수하는 '메가 빅딜'을 단행했다. 화학 산업을 유통·서비스와 함께 롯데그룹의 3대 축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재계 안팎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이미 경영 일선에서 지휘봉을 잡은 신 회장은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근면·성실'과 뚝심 있는 경영에 자신만의 스타일로 롯데의 DNA를 바꿔놨다는 평가를 받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번 주총은 롯데홀딩스 주주들의 신동빈 회장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재확인하는 자리였다"며 "이로써 자신의 해임에 대한 신 전 부회장의 반발로 촉발됐던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마무리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 전 부회장은 이번 주총 결과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더 이상 롯데의 기업가치를 훼손하고 경영활동에 발목을 잡는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롯데는 더 이상 분란 조성 행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