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한국 아이스하키대표팀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본선 진출권 획득을 위한 시험대에 오른다.
변선욱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오는 20일부터 26일까지 경기도 고양 어울림누리 빙상장에서 열리는 2014 고양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 대회에 출전한다.
한국에 있어 이번 대회는 '평창동계올림픽 예선'과 같다.
현재 한국 아이스하키가 평창동계올림픽 본선에 진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개최국 자동 출전권'을 부활시키는 것이다. 이 제도는 지난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을 끝으로 폐지됐다.
정몽원 회장을 비롯한 대한아이스하키협회 관계자들은 적극적인 스포츠 외교로 IIHF의 마음을 움직였다.
IIHF는 지난해 11월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특별워크숍에서 "한국이 고양 세계선수권에서 그룹 잔류 이상의 성적을 거둔다면 개최국 자동출전권 부활을 적극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진행된 2013 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 대회에서 2승(연장 1승 포함)3패로 그룹 잔류에 성공한 한국은 고양에서 한 번 더 기적에 도전한다.
결코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IIHF 세계랭킹 23위인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슬로베니아(14위)·오스트리아(16위)·헝가리(19위)·우크라이나(21위)·일본(22위)과 격돌한다.
객관적인 전력만 놓고 보면 한국은 최약팀에 속한다. 고양대회에 참가하는 6개국 가운데 올림픽 본선이나 월드챔피언십 톱 디비전에 출전한 경험이 없는 팀은 한국뿐이다.
변 감독을 필두로 똘똘 뭉친 대표팀은 모두의 예상을 뒤집고 '반란'을 일으키겠다며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최소 2승 이상을 거둬 IIHF가 자동출전권 부활의 조건으로 내걸었던 디비전1 그룹A 잔류에 성공하겠다는 각오다.
한국은 '벽안의 태극전사'로 거듭난 브락 라던스키(안양 한라)·브라이언 영·마이클 스위프트(이상 하이원) 3인방을 새 가족으로 받아들이며 전력을 크게 끌어올렸다.
또 김기성·박우상·조민호·이용준·김원중·이돈구·박성제 등 기존 대표팀 핵심 전력들도 대명 상무에서 뛰며 꾸준히 실전 경험을 쌓아왔다.
한국은 오는 20일 오후 7시30분 펼쳐지는 헝가리와의 대회 개막전에 사활을 걸었다. 디비전1 그룹A 잔류를 위해선 반드시 승리를 따내야 한다.
한국은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헝가리를 격파한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 2·3차전 상대가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본선 진출국인 슬로베니아와 오스트리아인만큼 한국은 헝가리와의 개막전에서 승리를 챙기고 이어지는 경기에 대한 부담감을 줄여야 한다.
변 감독은 "헝가리전의 중요성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선수들도 잘 알고 있다"며 "동기 부여가 확실하다. '원 보디'라는 대표팀 슬로건처럼 팀 전체가 하나로 뭉쳐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고양세계선수권 1·2위는 내년 체코에서 열리는 월드챔피언십(톱 디비전)으로 승격한다. 최하위는 디비전1 그룹B로 강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