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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독주, 제동 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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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아직까지 정운찬 총리-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체제의 위력이 어디까지 일지 가늠하기 힘들지만 정-정 체제의 출범은 경쟁상대 없이 차기 대통령 후보 자리를 놓고 달리던 박 전 대표에게 있어 장애물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표의 정치력이 다시 시험대에 섰다는 말이 나온다. 박 전 대표를 비롯한 친박 세력 내부에는 전혀 기류변화가 없지만 그를 둘러싼 외부환경이 급변한 것만은 사실이다.
정몽준의 압박
당내에서 최대 경쟁상대였던 정몽준 대표는 입당 1년 10개월만에 당 대표직을 거머쥐고는 기존의 ‘재벌 이미지’를 탈색하는데 주력, 어느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당장 정 대표의 행보만 봐도 그렇다. 재벌이미지로 낙인찍혀 있던 정 대표는 정치스타일의 변화를 과감히 꾀했다. 그동안 정 대표에게 나타났던 이미지는 ‘치밀형’. 치밀형의 대표적인 특징은 ‘소심하고 눈치를 본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8일 대표 취임과 함께 정 대표는 ‘소심’이라는 단어와 거리가 멀어졌다. 우선 유례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해내며 각계 지도층과 접촉을 넓히고 있는 모습이다. 정 대표는 지난 10일 오전 최고위원회의 직후 조계종 총무원장인 지관스님을 예방하고 이어 천주교 서울대교구청 주교관에서 정진석 추기경과 만났다. 또 오후에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를 잇따라 찾아 교계의 목소리를 두루 들었다.
정 대표는 취임 첫 행보로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았고, 현충원 참배와 취임 기자회견을 마친 이후에는 사무처 당직자들과 미팅을 했다. 또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와 만나 국회 정상화 및 여야관계 복원에 나섰으며 지난 9일에는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 등 군소야당 대표들과도 잇따라 만났다. 정 대표는 취임 첫 날부터 “개방적인 정당이 돼야 한다”며 당 개혁 입장을 밝히는 등 심상찮은 행보를 시작했다. 이는 외부세력 영입 등을 통해 기존의 친李-친朴 구도를 깨면서 동시에 자신의 세력기반을 확보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명박 대통령 또한 정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취임 1일 만에 이 대통령과 첫 당청회동을 가진 것도 이례적이다.
지난 9일 만남에서 이 대통령은 정 대표 등 당 지도부에게 “당이 활기차 보여서 좋다. 당이 젊어 보인다”며 정 대표를 추켜올렸고, 정 대표는 “당과 국가를 위해 사심없이 대표직을 수행하겠다”고 답했다. 뿐만 아니다. 이 대통령은 정 대표에게 정치적 ‘선물’을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정 대표가 꺼낸 ‘동서고속도로’ 건설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답한 것이나 “대통령과 정례적으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대표뿐 아니고 중진 의원, 다른 의원들도 이런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는 건의에 대해 긍정적으로 대답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이날 당청 회동을 마친 뒤, 이 대통령이 20분간 정 대표를 따로 만난 것도 정 대표에게 무게를 실어주려는 배려로 볼 수 있다.
당 주류 쪽도 일단 정 대표의 연착륙을 돕는다는 입장이다. 친이 직계인 조해진 의원과 이재오계인 정양석 의원이 각각 대변인과 비서실장에 기용된 것도 친이 쪽과 정몽준 대표의 협조체제를 의미한다.
비록 과도기 체제이긴 하지만 엄연한 여권 내 ‘잠룡주자군’에 포함된 정 대표로선 집권 여당의 대주주인 이 대통령의 정치적 추인이야말로 상대적으로 약한 당내 정치적 입지를 키울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이다. 당내 최대 지분을 소유한 친이계를 향해 정 대표와의 ‘협력적 관계 정립’을 우회적으로 주문하는 동기부여도 된다. 또한 정운찬 총리-정몽준 대표 체제가 갖는 ‘정치적 신선감’이 박근혜 전 대표의 독주체제로 굳어져 온 여권 내 권력지도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차기 대권주자군의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는 동인(動因)도 되고 있다. 이 대통령으로선 내년 초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중동의 움직임을 보이는 여권 내 권력투쟁의 강도를 최대한 줄이면서 친서민정책, 감세, 4대강 살리기 등 핵심 국정과제를 강력 추진하기 위해선 정 대표의 중립적 입지가 오히려 힘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10월 재보선을 정 대표가 승리로 이끌 경우 정 대표는 차기 대권주자 가운데 가장 큰 입지를 구축하며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된다. 물론 박근혜 전 대표를 뛰어넘어야 가능한 일이다.
반면 박 전 대표 측은 상대적으로 느긋하다. 아직까지 정몽준 체제의 출범이 위협적이지는 아닌 모양이다. 지난 7월 미디어법 반대 발언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진 못했지만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도 압도적인 대권 후보 1위로 꼽히는 등 지지 기반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운찬 카드의 승패여부는?
박 전 대표의 입장에서는 짜증날 일이지만 대권주자 가운데 한명이었던 정운찬 후보자의 정계 등장은 정치권에서 볼때 모처럼 흥미진진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이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흥행 대박’ 아이템을 선보인 셈이다. 이 대통령은 진보학자로 분류되는 정 총리 내정자를 영입함으로써 일석사조, 일석오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게 세간의 평가다.
우선 진보와 통합의 이미지를 극대화하고, 충청권 총리로 탕평인사의 모양새를 갖추었고, 냉담하기 짝이 없는 충청 민심을 아우르고, 신경 거슬리는 박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권가도 독주도 견제할 수 있는 카드이기 때문이다.
‘정운찬 흥행’은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다. 평소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을 중시해온 자칭 타칭 케인지안인 정 후보자가 극단적 신자유주의자인 이 대통령과 함께 호흡을 맞출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우려와 호기심이 일고 있다. 진보적 사고를 지닌 것으로 알려진 그가 용산참사와 미디어법, 부자감세, 공안통치 등 사회적 갈등을 빚어온 현 정부의 보수적 행보와 어떻게 보조를 맞출 것인지도 주요 관심 사안들이다.
무엇보다 정 총리 후보자는 검증된 것이 거의 없다. 서울대 총장을 지냈지만 정치권과는 무관한 일이다. 이 때문에 정 후보자는 총리 역할을 통해 능력을 입증해야만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게 된다.
정 후보자는 △세종시 추진 △4대강 예산편성 △정치개혁 △경제위기 극복 등의 과제를 안고 출발한다. 벌써부터 세종시 수정발언 때문에 정치권 논란이 뜨겁다.
4대강 사업을 놓고서도 학자로서의 소신과 총리로서의 역할을 어떻게 조화시킬지 관심이다. 유력한 경제학자로 꼽히는 그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어떤 처방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정 후보자 역시 기대만큼 우려가 많다. 학자로서 ‘이상’을 정치현실에서 풀어내기는 쉽지않다는 관측이다. 때론 소신을 꺾으면서 권력자와 타협하거나 이를 대중 앞에 솔직히 고백해야하지만 그럴수록 대권주자로서 점수는 깎이게 된다. 서울대 총장으로서의 경험이 행정경험의 전부라는 약점도 꼽힌다. 공무원들 손에서 벗어나지 못할 우려가 제기된다.
정치권 인맥이 전무하다는 점도 지적된다. 친이에선 대권주자가 다각화된다는 점에서 기대를 걸지만 무조건 지원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친박에겐 경계대상이다. 자칫 ‘건수’가 잡히면 여당내에서조차 비판이 거셀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차치하고서라도 그가 화합형 총리로서 적임자라는데는 정치권에 이견이 없다. 그가 청와대의 눈치를 보는 소신없는 총리가 되지만 않는다면 여론도 그에게 쏠릴 전망이다.
친이계 핵심 의원은 “지역 화합에 개혁적 이미지에 박근혜 전 대표를 견제할 수 있는데다 중도실용을 실천할 수 있는 그야말로 ‘다목적 카드’”라고 추켜세웠다.
이 대통령의 측근인 한 의원도 “이 대통령과 친분이 없는데도 발탁한 것은 여러가지 의미가 있다”며 “민주당 측에도 인맥이 있는 만큼 ‘통합’의 의미에 부합하면서도 뛰어난 경제학자인데다 한승수 총리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젊고 참신한 이미지를 고루 갖췄다”고 평가했다.
이재오의 귀환
이 대통령의 정운찬 총리 후보자 기용,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체제의 출범도 대형 이슈지만 정치권을 무엇보다 뜨겁게 달구고 있는 핫이슈는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복귀여부다.
선고기일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의 재판이 9월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오는 10월 재보선 실시 지역에 서울 은평을이 포함될지가 관심사다. 이곳에서 선거가 열릴 경우, 복귀루트를 찾지 못해 여의도를 겉돌고 있는 이 전 최고위원의 복귀가 현실화 될 전망이다.
우선 이 전 최고위원은 정계복귀를 준비하고 있다고 하면서도 당 전국위원회를 통해 최고위원직에 복귀할 뜻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앞서 현 정부 성공을 위해 쓰일 수 있다면 힘쓰겠다며 9·3 개각을 통해 청와대 참모진 및 내각에 입각할 뜻이 있음을 내비쳤으나 이번 개각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그의 복귀루트는 선거를 통한 원내입성이 유일하게 남았다. 이 전 최고위원은 지난12일 부산에서 회고록인 ‘함박웃음’ 팬싸인회를 가지면서 “정계복귀를 준비하고 있으나 당 전국위원회를 통해 최고위원직에 복귀할 생각은 없다”고 하면서도 서울 은평을 출마설에 대해서는 “아직 말할 수 없다”고 여지를 남겼다.
박희태 전 대표의 양산 출마로 정몽준 대표가 자동 승계하면서 자리가 빈 최고위원직에도 다시 복귀할 가능성에 대해선 “당 전국위원회를 통해 공석이 된 자리에 들어갈 수 있지만 그것은 사양한다”고 잘라 말했다. 이는 전당대회를 통해 당당하게 제자리를 찾아가겠다는 의도로 비쳐진다.
특히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행보를 천명하고 나선 정 대표 밑에서 최고위원을 하는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공성진 최고위원도 “물 건너간 것이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선거준비에 바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은평을 재선거 출마설과 관련해선 “아직 대법원에서 은평을 재선거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뭐라고 말할 수 없다”고 밝혀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의 의원직 상실 여부를 지켜본 뒤에 결정하겠다는 뜻을 숨기지 않았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당내 친이계를 아우르고 있는 이 전 최고위원이 복귀할 경우 차기 대권을 놓고 독주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로서는 정몽준 체제의 출범, 정운찬 총리 후보자의 기용과 더불어 또 하나의 골칫거리가 생기는 셈이다.
이 대통령의 당선과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2선 후퇴로 구심점을 잃고 각자 도생하고 있는 친이계는 이 전 최고위원을 축으로 똘똘 뭉칠 것이 자명한데다 80여명에 이르는 친박계는 어디까지나 비주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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