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용근 기자] 도박으로 1억 넘는 빚을 지고도 계속 도박에 빠져 있는 아들에게 어머니가 인연을 끊자는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보내자 이에 앙심을 품고 가스레인지 호스를 잘라 불을 지른 30대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인천지법 제12형사부(김상우 판사)는 25일(현주건조물방화)혐의로 기소된 A(32)씨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했다.
A씨는 지난 7월26일 새벽 2시50분경 인천시 남동구 4층짜리 다가구주택 4층 주거지에서 도시가스 밸브를 자른 뒤 일회용 라이터로 불을 붙여 방화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주거지에는 A씨의 아버지와 어머니, 친동생이 잠을 자고 있었으나 곧바로 대피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방화로 주방 천정과 벽면이 불에 타 4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냈다.
조사 결과 A씨는 도박으로 1억2000만원 상당의 채무가 있는데도 도박을 끊지 못하고 친동생의 돈까지 훔쳐 도박으로 탕진해 어머니가 "인연을 끊자"는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보내자, 가족을 원망하며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여러 세대가 거주하는 다가구주택에 거주하는 피해자들의 주거지에 불을 질러 방화한 사안으로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피해자들과 합의해 모두 형사처벌을 바라고 있지는 않고, 다소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며,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