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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야기

【오병욱 산 이야기】 산에서 배우는 인생 ⑧ - 덕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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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오병욱 칼럼니스트]  오늘은 덕양산이다. 어제는 모처럼 부부동반의 남산 가을 산책을 다녀오느라 친구들과의 산행에 불참, 아침에 고양시의 유서 깊은 덕양산으로 향한다. 고양은 고봉산과 덕양산의 두 글자를 따서 불리는 곳으로 조선 초기부터 고양이라 불린 곳이다.

 

내가 살고 있는 화정마을에서 서정마을의 성사천을 지나 강매교를 건너 바로 봉대산으로 오른다. 성사천까지의 아파트와 공원, 가로수는 빨갛고 노란, 여러 가지 초록과 어울린 아주 알록달록 아름다운 단풍의 자취가 절정이다. 


그러나 산길로 접어들며 낙엽은 화려한 색감을 잃고 칙칙한 느낌을 주며 원시 자연이라는 느낌이 물씬하다. 밤부터 조금씩 내린 가랑비에 산길이 촉촉이 젖어 호젓한 산길에 운무가 조금씩 피고 운치가 있다. 능선을 따라 가을 낙엽을 밟고 오르는 길 또한 사람이 없고 한적하다. 길가의 풀들도 이젠 시들하니 겨울 채비를 하는 듯하다.


아침 숲속의 새들 지저귐을 듣는 사이 어느새 오른 봉대산 정상의 정자에서는 한강과 덕양산이 한눈에 보인다.
봉대산은 이곳에 봉수대가 있던 자리로, 이곳에서 인왕산 옆 안산 봉수대로 봉수를 올리던 통신상의 중요 거점이었다 한다.

 

탁 트인 시야의 한강 곁에 불쑥 솟은 덕양산 일대는 삼국시대에 백제를 중심으로 한 전장 터로 유명하며 조선 시대에도 권율도원수가 이끄는 2,300의 조선군과 3만의 왜군이 전투를 벌인 행주대첩으로 유명한 산이기도 하다. 현재 산 정상에는 이 대첩을 기리기 위한 행주대첩비가 우뚝 세워져 있는 것이 보인다. 


덕양산으로 가기 위해 제2 자유로를 지나, 창릉천 변에 이르면 강매 석교가 나타난다. 조선의 물류 이동은 강을 따라 이루어졌고, 이 근처에 해포라는 큰 포구가 있어 물류의 이동이 많았음을 추정케 한다. 


북한산에서 발원한 창릉천 변은 올해의 홍수로 매년 코스모스 축제를 열던 코스모스밭이 엉망이 되어 다시 조경공사를 하고 있다. 깔끔한 공원 관리가 고양시민의 자연 관리로 이어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한강과 창릉천이 만나는 곳은 자유로와 방화대교를 지나는 자동차의 공기를 가르는 날카로운 소리로 귀가 어지러웠다. 


그러나 강변의 자전거 길은 매니아들의 천국으로 이곳에서 구리까지 한강 변을 달릴 수 있어 많은 무리의 자전거 그룹들이 줄지어 달리고 있다. 강과 산을 배경으로 달리는 자전거들, 그림이 따로 없는 한 폭의 수채화다.

 

드디어 덕양산 밑에서 행주산성의 고양시 역사 누리길로 오른다. 계단을 올라 다다른 곳은 정상의 행주대첩비. 선조 때 임진왜란의 행주대첩은 모두 잘 아는 이야기이니 생략하고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노비에서 포도대장에 이른 정 충신 장군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정 충신은 전라감영의 노비로 17세에 권율의 휘하에 들어가 종군하였다. 나이는 어렸지만 민첩하고 영리하여 권율의 신임을 받았으며 적지를 정찰하고 연락책으로 활동하였다. 

 

권율의 장계를 가지고 의주에 갔다가 이항복의 주선으로 학문을 배우게 되면서 무관의 길을 걷게 되었다. 이항복이 그에게 충신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고 선조 임금은 정 충신을 노비에서 면천을 시켜주었다. 정 충신은 이항복의 집에 머물면서 학업을 익혔고 그해 무과에 병과로 급제하였다.


1624년 ‘이괄의 난’이 일어났을 때, 평안도 병마절도사 ‘이괄’은 1만 2천 명의 대병력으로 밀고 내려와서 한양까지 점령했다. 원래 이 괄과 정 충신 장군은 친한 사이였지만 임무에 강직한 충무공 정 충신은 한양까지 이 괄을 추격, 겨우 2천 명의 병사로 이괄을 무너지게 만들었다. 


여러 야사를 보면, 어린 날 거둬들인 권율을 아버지처럼 여겼으며, 학문으로 인도한 이항복이 유배지에서 중풍에 걸렸을 때는 유배지에서 함께 생활하며 돌봐줬고, 또한 이괄의 난에서 공을 세우고도 썩은 대신들 때문에 밀려난 그를 챙겨준 ‘장만’ 장군을 끝까지 보필한, 은혜를 기억할 줄 알고 스스로 겸손할 줄 아는 사람으로 평가된다. 


조선 시대 신분제도에서 보기 드문 일로, 권율의 사위이고 이항복의 동서이기도 한 명장으로 그의 군호를 따서 광주의 ‘금남로’ 명칭도 생겼다. 


대첩비가 있는 정상에서 내려와 다시 덕양산 기슭의 산길을 따라 한강 변을 걷는다. 전에 없던 데크 길로 걷기도 편하여 한강의 강물을 바라보며 세월의 변화를 또 한번 느낀다. 400 년 전 그 세월은 물류의 수송이 대부분 강을 통해 이루어졌으니 행주 나루도 무척이나 번성했을 터이고 이 주변의 마을도 많은 사람이 모였을 것이나, 세월이 가면 또 사람도 흩어지는 것이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음을 알면서도 새삼 새롭게 느낀다.


그 시절 살던 사람들을 생각하며 그래도 행주산성 옆의 한강은 도도히 검푸른 물결로 흘러가고 있다. 세월은 어쩌면 한강처럼 그렇게 무심히 흘러가는지도 모른다.


그 안에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어울려 역사가 되고, 의미가 되고, 신화가 되고, 꽃이 되고, 또 그렇게 삶이 되는 거다. 가을비 오는 한강 가의 데크 산책길은 쓸쓸한 듯 하지만 역사 속 이름 모를 인물들과 함께 하는 듯한 착각 속에 홀로 따스한 감정으로 포근하다. 


그러면서 현재의 내가 살아가는 세상은 어울려 살아야 함에도 왜 이리 편을 나누고 다투고 싸워야 하는지.
우리 사회의 갈등은 매우 다양하며, 모든 갈등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고 같기를 바라는 데서 비롯된다. 같지 않으면 다름인데 틀림으로 믿는 사람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너무 강하게 내고 있다. 


상대방이 외모뿐만 아니라, 생각도 나와 다르다는 것을 받아들인다면 갈등도 해소되고 다양하고 조화로운 사회가 될 것 같은데 알면서 못하는 게 또한 인간인 것 같다. 머리로는 이해하나 가슴으로는 감정적이 되는 것은 심장이 너무 뜨거워서일까?

 


덕양산을 안고 도니 행주대교 밑 행주 나루터의 고양 역사공원이 나온다. 세월과 함께 강물에 실려 흘러간 많은 이야기와 사연들을 어찌 담지 못하여 공원으로 만들어 놓은 듯한, 세월의 의미가 깃들어 있는 듯한 정돈된 모습이다. 그 옛날의 행주 나루터도 꽤 번창한 나루였을 것이니. 


공원 한구석에는 ‘이 가순’ 공덕비도 있다. 일제 강점기 한강의 범람을 피해 강둑을 만들어 물 공급이 어려운 시절, 사재를 털어 펌프장을 만들어 고양뿐만 아니라 파주까지 물길을 내어 농민을 도운 어른의 공덕을 기린 것이라 한다. 지금은 수자원 공사가 펌프장을 맡아 아직까지 수로를 통해 물길을 공급하고 있으니 거의 100년이나 계속되고 있다.


그 어려운 시절에도 내가 아닌 우리를 생각하여 자신의 재산을 털어 펌프장을 만들고 수로를 만든 이름 없는 민초를 기억하고 기리는 것도 지자체의 중요한 역할 이리라. 


오늘 산행은 역사의 인물들이 살아온 세상이 어떤 이념이라 사상이 아니라, 봄이 되고 날이 따스하면 그저 피었다 지는 잡초와 같이 민초들로 가득한 세월을 보는 듯하여 김수영의 풀이라는 시가 생각난다.

 

 

                                                                                                    _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모아 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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