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오병욱 칼럼니스트] 오늘은 감악산이다. 어제는 어머님의 기일로 토요 산행에 불참, 아침을 먹자마자 자동차로 감악산을 향해 출발했다. 집사람이 어제의 피곤으로 산행을 같이 갈까 말까 망설였으나, 지인이 몇 주 전에 다녀왔는데 꼭 가보라고 추천하여 피곤을 무릅쓰고 따라나서겠다고 한다. 감악산(紺岳山)이란 지명은 검푸른 바위산이라는 뜻인데, 바위 사이로 검은빛과 푸른빛이 보인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고양시에 살면서 자동차로 적성과 연천 등지를 돌아다닐 때, 감악산 계곡이 좋아 영국군 참전 기념비 등을 다녀온 기억이 있지만 십수 년 내에 방문한 기억이 없어 초행길이나 다름없다. 인터넷 검색으로 감악산 출렁다리 제5 주차장에 차를 세우니, 바로 감악산 출렁다리로 오르는 안내판이 보인다. 2016년에 출렁다리를 만들어 방송에도 나오며 제법 전국적으로 유명한 다리가 됐다고 한다. 오르며 보니 동물 조형물도 있는데, 저녁에는 운계폭포 라이팅 쇼(Lighting Show)라고 운계폭포를 배경으로 용이 나오기도 하는 등 빛 퍼포먼스를 공연하느라 입장료도 받으며 저녁 데이트족도 많이 몰린다고 한다. 몇 주 전 다녀간 집사람 지인은 출렁다리가 코로나로 통제되었
[시사뉴스 오병욱 칼럼니스트] 오늘은 불곡산이다. 3월은 개인적 행사가 많아 토요일의 동기들과의 산행에 거의 참석하기가 어려운 사정으로, 불곡산을 추천한 친구와 일요일 같이 가기로 하였으나 토요일 저녁 갑자기 갈 수 없게 되었다는 연락이 왔다. 할 수 없이 혼자 가려는데 집사람이 시간을 조정해 같이 가겠다고 나선다. 처음 가는 산이라 험한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모르는데 선뜻 나서주는 집사람이 고맙다. 노년에 그래도 산 가는 취미가 같아서 같이 갈 수 있음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간단한 음료를 챙겨 출발, 양주 시청 주차장에 차를 대니 바로 불곡산 등산로 입구라는 팻말이 보인다. 양주 시청에서 시작하는 등산로는 흙산으로 동네 뒷산의 오솔길처럼 한가롭다. 처음 가는 산이라 인터넷으로 찾아본 정보에는 불곡산은 북쪽으로 이어져 있는 도락산과 더불어 둥글게 자리 잡은 양주 분지의 중심부로, 이런 지형적 여건 때문에 고구려는 불곡산 능선을 따라 9개의 보루 성을 쌓았다 한다. 보루 성은 주변을 조망하기 좋은 곳에 돌로 쌓은 작은 산성으로 주봉인 상봉(468m)이 6보루, 상투 봉이 7보루, 임꺽정 봉(445m)이 8보루라고 한다. 한참을 오르다 보니 이정표에 임꺽
[시사뉴스 오병욱 칼럼니스트] 오늘은 송추계곡이다. 지난 주말 개인적인 사정으로 친구들과의 산행에 불참, 산을 좋아하는 친구가 강력추천해 왔던 양주 불곡산을 가려고 아침에 가볍게 준비를 하고 혼자 집을 나섰다. 의정부 쪽으로 차를 몰고 가던 도중, 송추 안내판을 보고 집사람과 몇 년을 같이 다니던 송추계곡이 생각나 방향을 바꿔 송추계곡 입구로 향했다. 집사람과 다니던 때는 약 2킬로의 거리가 물가 음식점으로 가득하여 계곡 보기가 남의 집 마당 구경하는 듯하였으나, 언젠가 북한산의 북한동 음식점처럼 다 철거되었다는 소리만 듣고 있던 차에, 추억도 떠올릴 겸 변한 모습도 확인하려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주차장은 외곽순환 고속도로 밑의 주차장으로 집사람과 다닐 때는 새로 만든 주차장이라 무료였는데 이젠 유료 무인 주차장이다. 오르는 계곡은 산책길로 잘 단장이 되었고 여성봉을 오르는 오봉탐방지원센터 앞은 새로운 건물에 음식점들과 광장 등이 잘 정비되어 있다. 나도 사진 몇 컷 찍고 간단한 김밥과 음료를 준비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산길은 잘 정비되었으며, 가족, 친구들로 오르는 팀이 제법 있다. 숲속은 낙엽이 그득하고 경사가 있는 능선을 오르기 시작하니 땀도 나기 시
[시사뉴스 오병욱 칼럼니스트] 오늘은 고령산이다. 어제의 동창들과의 산행은 금주 집사람의 미용 국가고시 합격통지에, 작년 말에 시집간 딸네가 축하 파티차 방문하겠다는 연락으로 불참, 일요일 점심을 먹고 집사람과 둘이 양주에 있는 보광사로 향했다. 집사람은 육십이 넘은 나이에도 무엇인가 배워보겠다는 의지가 대단하고 밝게 사는 긍정적 삶의 자세가 장점이다. 보광사는 신라 진성여왕의 명으로 도선국사가 창건한 비보 사찰로 천년 사찰의 전통을 이어 내려온 절이란다. 절을 품고 있는 고령산은 양주에서는 감악산 다음으로 높은 산으로, 봄가을의 꽃과 단풍이 좋은 산으로 소문이 나 있는 흙산이며 우리 가족이 고양시에 자리를 잡고는 가끔 아이들을 데리고 계곡물에서 놀기도 하고 집사람과 곧잘 산행하였으나 한동안 발길을 하지 않아 오랜만에 온다. 보광사 주차장에 차를 대고 계곡을 끼고 오르다 보광사에서 바로 도솔암 길로 접어들었다. 도솔암 오르는 길은 수십 미터 높이의 전나무 숲이 자랑이다. 어느 정도 오르다 보니 얼마 전 내린 눈이 녹아서인지 비탈길이 진흙으로 미끄러지며 등산화가 곧 엉망으로 질척거린다. 또 오르던 길도 도솔암 가기 전에 등산로가 새로 났는지 옛 기억과는 다른
[시사뉴스 오병욱 칼럼니스트] 오늘은 북한산 족두리봉이 나를 부른다. 금주의 카톡 통신에 “홍제역 1번 출구 집합, 탕춘대를 거쳐 족두리봉 산행”이 떴다. 지난 주말은 구룡산이었으나 개인적인 일정으로 불참, 금주산행을 기대했는데 아침부터 눈이 날리더니 오후 들어 날씨가 화창하다. 오늘 1번 출구의 집합 인원은 4명. 언제 보아도 반가운 얼굴들과 인사를 하고 북한산 자락길로 서둘러 떠난다. 오늘은 자락길 대신 능선의 산길을 따라 숲길을 걷는다. 날은 화창하지만 아직은 겨울이라 앙상한 나뭇가지들을 보며, 봄날의 개나리를 생각한다. 이곳은 삼월 말 사월 초의 봄소식을 개나리가 화려하게 만개하여 알려주는 명소다. 휴일이라서인지 아주머니 그룹과 가족, 친구 등 트레킹에 나선 사람들로 제법 붐빈다. 내가 젊었을 때는 그다지 산에 간 기억이 없는데 요즘은 등산 인구가 많아서인지 북한산은 언제나 사람들로 활발하다. 능선을 따라 중간의 장군바위 전망대에 오른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앞의 인왕산과 좌측의 북악산, 우측의 안산 북쪽 면이 한눈에 들어온다. 며칠 전 내린 눈인지 오늘 아침에 쌓인 눈인지 북측 면은 잔설을 가지고 제법 겨울 산의 풍취도 그리고 있다. 다시 산을 돌아
[시사뉴스 오병욱 칼럼니스트] 몇주의 산행 중지 후에, 코로나 감금이 답답한지 인왕산 산행 공지가 카톡 통신에 떴다. 매년 몇 번씩 오르는 인왕산. 산행 집행부의 집콕의 갑갑함과 원거리, 장시간 산행은 피하고 싶은 가벼운 마음이 읽힌다. 그래도 반가운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기회가 반가워 경복궁역 1번 출구로 향한다. 조금 일찍 도착한 경복궁역 안내판에서 서촌의 내력을 읽는다. 서촌은 조선 시대 인왕산과 경복궁 사이의 지역으로 조선 시대에는 중인과 서인들이 많이 살아, 정선, 김홍도, 김상헌의 자손인 장동 김씨의 터전이 되었던 지역이기도 하고, 근대에는 이상, 윤동주, 노천명, 화가 박노수, 이상범 등 시인과 화가 등이 많이 살았던 지역이며 현재는 세종마을이라 칭한다는 안내가 있다. 온도는 영하의 날씨이지만 하늘은 화창하다. 사직동 쪽으로 올라 언제나처럼 수성동 쪽으로 길을 잡는다. 자주 보는 풍경이지만, 지하철역에서 읽었던 안내문의 영향인지 오늘은 ‘백석, 흰 당나귀’라는 카페의 상호가 눈에 보인다. 그렇지! 백석도 통인동의 어느 하숙집에서 조선일보에 출근하며 일본 식민지 시절 한국 문학의 순수성을 지켜낸 인물이었지. 한겨울에는 폭설이 제격이고, “가난한 내
[시사뉴스 오병욱 칼럼니스트] 오늘은 남산이다. 2021년 신축년 첫 주말은 남산으로 정했다. ‘코로나19’로 모든 모임이 규제되고 있는 서울의 모습도 볼 겸, 점심을 먹고 충무로역으로 향했다. 새해 연휴의 한산함은 전철에서도 사람이 별로 없다. 충무로역에서 남산골 한옥마을로 들어서도 사람이 붐비지 않고 한가롭다. 한옥마을을 지나고 남산의 안기부 자리였던 서울시청 별관을 지나 남산 둘레길로 올라, 남대문 방향으로 방향을 잡았다. 아스팔트 길은 운동 나온 사람들만 간간이 보일 뿐, 평소의 주말보다도 사람이 적다. 한참을 가다 보니 와룡 묘가 나온다. 뜬금없는 남산의 와룡 묘에 인터넷을 찾아보니 중국의 제갈량을 모신 사당으로 일설에는 고종의 후궁 엄비가 자주 방문했다고도 한다. 근대의 혼란기에 얼마나 앞이 안 보였으면 제갈량의 지혜라도 빌리고 싶었을까 싶은 심정이 이해가 가기도 한다. 둘레길에서 남산으로 오르는 계단 길을 따라 오르기 시작하니 한성 성곽을 보수하고 있다. 성곽 옆을 따라 계단 길을 오르다 보니 전망대가 나오고 옆으로는 케이블카가 지나가고 있다. 서울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에서 사진을 찍으며, 남산을 오르내리는 케이블카를 서울시가 운영하는
[시사뉴스 오병욱 칼럼니스트] 오늘은 계양산이 나를 부른다. 고양시에서 인천 쪽을 바라보면 우뚝 솟은 산, 인근에 북한산 말고는 평야 지대라 그리 높은 산이 없는데 한강 건너의 우뚝 솟은 계양산을 바라보며 언제인가 한번은 가봐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요번 주말은 계양산에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요즘의 한파에 아침 기온이 영하 15도를 넘어 산행을 잠시 쉴까 생각도 했는데, 어제의 영하 18도가 넘는 날씨에도 북한산에 오른 지인이 있어, 이 정도의 추위쯤이야 하는 마음으로 아침을 먹고 스틱에 아이젠까지 준비하여 계양산으로 간다. 일반 교통으로는 한 시간 반이 걸리기에 자동차를 가지고 출발했다. 자동차로는 30분이 채 안 걸리는 거리, 공영 주차장에 차를 대고 계양산을 바라보며 오르기 시작한다. 산은 며칠 전 내린 눈으로 아직 흰 눈이 쌓여 그런대로 겨울 산의 정취를 보여주고 있다. 등산 안내도에는 계양산 정상을 오르는 코스와 숲길을 따라 도는 둘레길 코스의 2가지 코스가 있다. 겨울 숲길은 어딜 가나 살풍경하고, 초행길은 정상을 오르는 코스를 따라야겠기에 안내도를 따라 오르는 곳은 계양산성 유적지. 유적지를 복원하고 발굴하는 곳인지 넓은 산등성이가 잔디로 덮여
[ 시사뉴스 오병욱 칼럼니스트 ] 오늘은 백운대다. 벌써 12월도 마지막 주말이다. 올 한해는 ‘코로나19’로 온 세상이 비정상의 상황을 맞아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어느덧 세모가 왔다. 매주 같이 산행하는 친구들도 정부의 거리 두기 강화 정책으로 모든 산행은 잠시 쉬기로 했다. 지는 해는 다시 뜨기 위해 지는 법. 2020년 경자년의 마지막은 아무래도 내가 거주하고 있는 고양시의 자랑인 ‘고양시 덕양구 산 1번지’의 북한산 백운대로 정하고 혼자서 구파발로 향한다. 구파발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북한산성 입구 정류장에 내려 김밥 한 줄 사서 배낭에 넣으며 신발을 단단히 매었다. 계곡을 따라 오르기 시작하니, 허! 한동안 안 와본 사이 달라진 것이 있었네, 몇 년 전부터 유적 발굴 조사를 하던 ‘서암사’ 터에 한옥 건물 두 채가 들어서 있다. 아마도 대웅전과 요사체가 거의 완성을 바라보는 듯하다. 북한동 공터에서 잠시 휴식하며 바라보는 백운대는 저만치 까마득히 서 있다. ‘보리사’를 옆에 끼고 본격적으로 계곡 길을 향해 오르기 시작하니 땀이 나기 시작한다. 한참을 오르다 보니 길옆으로 일주문 하나가 서 있다. 대동사일주문의 양옆에는 주렴으로 ‘제악막작(諸惡莫作) 중선
[ 시사뉴스 오병욱 칼럼니스트 ] 오늘은 앵봉산이다. ‘코로나19’ 2.5 단계로 동기들과의 산행도 한주 쉬기로 하여 아침 일찍 삼송역으로 향한다. 앵봉산은 고양시와 은평구가 경계하는 산으로 고양시 쪽으로 서오능을 품고 있는 산이다. 삼송역에 내려 산으로 가는 도중 삼송동 공원의 목 없는 밥 할머니 석상이 눈에 들어온다. 밥 할머니는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삼송의 부잣집 며느리로서 북한산성의 노적봉을 볏짚으로 덥고 창릉천의 물에 횟가루를 흘려 왜군에게 식량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며 군사를 도왔으며, 행주대첩에서는 여자들을 독려하여 행주치마에 돌을 날라 권율의 행주대첩을 이루어냈다는 여성 의병장의 이야기다. 이 여성 의병장을 밥 할머니라 부르며 석상을 만들었으나 일제 강점기에 목 부분이 아쉽게 훼손되었다 한다. 지금은 고양 밥 할머니 보존 위원회도 있고 매년 제사도 지내고 있다고 한다. 앵봉산을 오르는 길은 40 초반 골프에 입문할 때 처음 왔던 123 골프장이다. 십여 년의 골프에 결국은, 연습은 적게 하고 잘 치고 싶다는, 치졸한 욕망에 대한 채워지지 않는 나의 탐욕의 갈증만을 남긴 체, 대범(?)하게 ‘재능 없음’으로 포장하고 포기했지만, 그 시절 골프에 대한
[ 시사뉴스 오병욱 칼럼니스트 ] 오늘은 관악산이다. 3개월여만의 관악산 산행이다. “관악산 등반. 오후 1시 사당역 집합, 하산 후 뒤풀이 생략”. 카톡 통신에 들어온 금주의 산행 공지에 집에서도 멀어 선뜻 가고 싶진 않았지만, 코로나로 찌든 마음을 풀기에는 산행만큼 좋은 것이 없다는 생각과, 일상 같지 않은 일상의 갑갑함을 피해 한 시간여의 전철 길을 멀다 않고 나선다. 오랜만의 사당역은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20대, 40대, 또는 우리 같은 60대 사람들이 끼리끼리, 모두 마스크를 썼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동료나 친구를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 사회적 거리 두기의 단계도 곧 2.5 단계로 상향될 것이라는 전망인데도 아직은 친구들과 만나고 접촉하고 함께 산행하는 것이 더 인간답게 느껴지는 거다. 그렇게 사당동 전철역 앞은 관악산 산행을 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코로나 이전의 일상과 과히 다르지 않은 모습, 그러나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다. 정부에서는 비대면 접촉을 강조하지만, 비대면의 가상 세계는 과연 우리에게 이상적인가?. 신경 과학자들은 전자기기 중독이 인간 뇌의 신경 세포를 '재배선(rewiring)'하여 주의 집중 시간을 대폭 감소시키고 수면의 질을
[ 시사뉴스 오병욱 칼럼니스트 ] 오늘은 형제봉이다. 큰딸의 결혼식 준비로 시간이 맞지 않아 몇 주 산행을 혼자 하다가, 지난주에 결혼식을 마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친구들과의 산행을 위해 국민대로 향한다. 큰딸의 결혼식을 9월로 잡았으나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가 되는 바람에 11월로 변경했는데, 또다시 코로나의 기승으로 지난주에 거리두기 1단계에서 1.5 단계로 강화되어 심적으로 조마조마하던 차에, 결혼식이 끝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2.0단계로 상향 조정한다는 소식에 얼마나 가슴을 쓸며 안도했던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팬데믹의 기원은 1918년의 스페인독감에서 찾을 수 있다. 스페인독감은 2009년 유행한 신종플루 H1N1 바이러스와 비슷해 당시 전 세계 인구의 4분의 1~3분의 1에 달하는 약 5억 명이 감염됐다. 이 때문에 스페인독감은 ‘팬데믹의 어머니’로 불리며 제1차 세계 대전에서 죽은 사람이 1500만 명 정도였는데 비해, 스페인독감으로 1700만~5000만 명의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이 일을 계기로 독감 예방 접종 문화가 시작되었다 한다. 국민대에서 5명이 모여 북악 공원 지킴 터에서 가볍게 몸을 풀고, 영불사 길로 향
[ 시사뉴스 오병욱 칼럼니스트 ] 오늘은 고봉산이다. 오늘 오후의 가족 행사로 친구들과의 산행에 빠지게 되어 가까운 고봉산 산행으로 대체하려고 아침 일찍 중산동행 버스를 탔다. 고양시 일대에서는 고봉산이 제일 높아 예부터 그 일대가 한뫼 마을로 불리던 곳이 일제 강점기에 일산으로 개명되어 지금은 구 일산이 되고, 한강 변에는 일산 신도시가 생겼다. 일산 신도시 이후, 고봉산 자락에는 중산지구와 탄현지구가 개발되며 고봉산이 아파트로 둘러싸이게 됐다. 안곡초등학교 앞에서 버스를 내려 안곡 습지 공원을 들렀다. 고봉산 기슭의 안곡 습지는 아파트 단지 개발에 밀려 사라질 위기에 처했으나, 일산 주민들의 노력으로 습지 공원으로 지정되어 개구리와 습지 생물들이 잘 자란다고 하며 습지도 잘 보존되고 있다. 습지에는 아침의 뿌연 안개가 살포시 피어오르고 있고, 억새 숲 사이에는 이른 아침 새들의 지저귐으로 정겨웠다. 습지를 지나 고봉산으로 오르는 산길을 간다. 산길은 작은 오솔길로 나무들이 잎을 떨어내며 나목으로 변해가고 있다. 나무가 나목으로 있는 시절은 또 얼마나 혹독한 겨울을 맞이하는 걸까. 나목은 흡사 스님이 동안거에 들어가는 비장함이 서린다. 지허 스님의 ‘선방일
[시사뉴스 오병욱 칼럼니스트] 오늘은 안산(鞍山) 자락길이다. 산의 정상이 말안장 같이 생겼다 해서 안산이라 한다. 한때는 무악으로도 불리며 이성계가 한양 천도를 계획할 때 풍수지리에 능한 하륜의 주장을 받아들여 안산을 주산으로 삼는 신촌 일대를 검토했으나, 정도전과 서운관원들의 반대로 백악산을 주산으로 삼는 한양 천도가 결정되었다. 그리하여 조선 초기에는 연희궁을 지어 경복궁의 이궁으로 태종과 세종이 사용했으나, 안산에는 독충과 독사가 많다는 신하들의 염려로 이궁(離宮)에 자주 갈 수 없었다 한다. 지금은 지자체의 노력으로 도심 속 공원으로 서울 시민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다. 약속 장소인 독립문역 앞에 모여 인사를 나눈 후, 오늘도 구름 한 점 없는 전형적인 가을 날씨를 느끼며 언제나처럼 한성과학고 옆길을 통해 안산 자락길의 데크 길로 오른다. 데크 길로 올라서니 벌써 눈 아래 서대문 역사박물관이 보이고 독립문 공원의 가을 전경이 활짝 펼쳐진다. 옛 서대문 형무소 자리의 역사박물관의 아픈 역사를 애써 떨쳐내며 가을 숲속의 편한 데크 길을 걸으며 가을의 정취를 만끽한다. 눈앞의 인왕산도 가을빛이 깊다. 인왕산을 바라보다 좀 더 먼 북한산 문수봉과 보현봉이
[시사뉴스 오병욱 칼럼니스트] 오늘은 덕양산이다. 어제는 모처럼 부부동반의 남산 가을 산책을 다녀오느라 친구들과의 산행에 불참, 아침에 고양시의 유서 깊은 덕양산으로 향한다. 고양은 고봉산과 덕양산의 두 글자를 따서 불리는 곳으로 조선 초기부터 고양이라 불린 곳이다. 내가 살고 있는 화정마을에서 서정마을의 성사천을 지나 강매교를 건너 바로 봉대산으로 오른다. 성사천까지의 아파트와 공원, 가로수는 빨갛고 노란, 여러 가지 초록과 어울린 아주 알록달록 아름다운 단풍의 자취가 절정이다. 그러나 산길로 접어들며 낙엽은 화려한 색감을 잃고 칙칙한 느낌을 주며 원시 자연이라는 느낌이 물씬하다. 밤부터 조금씩 내린 가랑비에 산길이 촉촉이 젖어 호젓한 산길에 운무가 조금씩 피고 운치가 있다. 능선을 따라 가을 낙엽을 밟고 오르는 길 또한 사람이 없고 한적하다. 길가의 풀들도 이젠 시들하니 겨울 채비를 하는 듯하다. 아침 숲속의 새들 지저귐을 듣는 사이 어느새 오른 봉대산 정상의 정자에서는 한강과 덕양산이 한눈에 보인다. 봉대산은 이곳에 봉수대가 있던 자리로, 이곳에서 인왕산 옆 안산 봉수대로 봉수를 올리던 통신상의 중요 거점이었다 한다. 탁 트인 시야의 한강 곁에 불쑥 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