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박용근 기자] 도로 위에 승객을 하차시켜 달려오는 오토바이에 부딪쳐 다친 것을 모른척 하고 현장을 이탈한 택시기사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제2형사부(오연정 판사)는 6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차량)혐의로 기소된 A씨(62.영업용택시)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A씨는 지난해 4월10일 밤 10시10분경 인천시 계양구의 한 아파트 앞 노상에서주위를 살피지 않고 승객 B씨를 하차시켜 뒤에서 달려오는 오토바이에 치어 다치게 하고도 그대로 현장에서 이탈해 도주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당시 1차로와 주차된 차량이 세워져 있던 2차로 사이에 택시를 정차했으며, 승객 B씨는 차 문을 열고 내리던 중, 달려오던 오토바이와 충돌해 2주간 치료를 요하는 부상을 입었다.
A씨는 택시 내 '하차시 오토바이에 부딪힐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경고 스티커가 붙어 있어 법률상 조치를 다했고, 택시를 정차한 공간에 오토바이가 지나갈 것으로 예측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 승객이 입은 상해가 경미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어 병원 치료를 받게 하는 등 구호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했다고도 주장했다.
재판부는 "후행 차량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승객 하차를 위한 정차 방법을 위반해 승객을 하차하게 했는데, 경고 스티커를 부착했다는 사정만으로 필요한 조치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며 그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현장에서 뒷문을 연 승객에게 전적으로 책임을 돌리면서 현장을 이탈했다"며 "오토바이가 승객이 연 문을 그대로 충격하게 해 충격이 작지 않고, 피고인은 피해자의 상해 사실을 알고 구호의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하지 않아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