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천세두 기자]올 들어 시장이 요동치면서 겁먹은 개미들이 투자를 접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중국의 경기 둔화, 국제유가 하락, 유럽계 은행 건전성 위기, 엔화 강세 등의 산적한 변수에 시장을 예측하는 일이 어려워지자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주식시장에서 떠나고 있다.
18일 코스콤(옛 한국증권전산)에 따르면 주식시장 전체 거래대금에서 개인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올들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작년 유가증권시장의 개인 거래대금 비중은 53.94% 였으나 올해는 지난 17일 기준으로 50.23%로 떨어졌다.
월별로 살펴보면 작년 10월 55.23%, 11월 52.92%, 12월 53.70%, 올해 1월 50.09%, 2월 50.61%로 뚜렷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개인 투자자의 주 무대인 코스닥시장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작년 코스닥시장에서 개인 거래대금 비중은 88.35% 였지만, 올해 거래대금 비중은 87.17%로 소폭 낮아졌다.
계속된 투자손실 경험으로 개인투자자들이 주식투자를 기피하는 데다 특히 최근 글로벌 변수가 너무 많아 시장을 예측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작년 주식시장은 상승장(코스피 2.4% 상승, 코스닥 25.7% 상승)이었지만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평균 수익률은 -34.14%로 개인 투자자는 오히려 손해를 봤다.
또한 최근 중국 경기둔화 우려부터 '지카 바이러스'까지 증시를 둘러싼 각종 악재에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투자증권 정훈석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가 둔화가 아니라 침체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대두된 가운데 대북 리스크도 어느 때보다 고조되며 주식시장의 투자심리가 악화된 상태"라면서 "침체장 진입이라고 단정짓기는 이르지만 최근 폭락장세로 스몰캡(소형주) 지지선은 이미 훼손된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들도 개인투자자들의 증시 이탈에 따른 주식 약정액 감소 기조로 불안감에 휩싸였다.
대형 증권사의 한 임원은 "시장 전체 거래대금은 조금 늘어났지만 약정 수익은 많이 줄어든 상황"이라며 "이는 기관이나 외국인에 비해 개인 거래 비중이 많이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수가 하락 할 때 패턴을 보면 단기간에 많이 빠졌다는 인식에 계좌 개설이 늘어나지만 지수가 그 수준에 머물게 되면 거래량이 급감한다"며 "때문에 앞으로 1~2개월 상황이 중요한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