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4.04.17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산이야기

【오병욱 산 이야기】 산에서 배우는 인생(31) - 공작산

URL복사

[시사뉴스 오병욱 칼럼니스트] 오늘은 홍천 공작산이다. 공작산은 잘 알려져 있진 않으나 산림청이 선정한 100대 명산으로, 그 유명한 수타사를 품고 있는 산이다. 


공작산 끝자락에 자리한 천년고찰 수타사는 신라 33대 성덕왕 7년(서기 708년) 원효대사에 의해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며, 비로지나 불을 모신 대적광전의 팔작지붕과 1670년 만든 동종, 그리고 고려 후기에 세워진 3층 석탑이 보존되어 있어, 보물 제745호 월인석보를 비롯한 대적광전, 범종, 후불탱화, 홍우당 부도 등 수많은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는 영서내륙 최고의 고찰이다.


동해안을 여행하다 돌아오는 길에 몇 번 들른 홍천의 수타사를 가보면 맑은 계곡물이 좋아 그 계곡의 발원지라는 공작산에 오르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나, 여행의 귀갓길에 공작산 등반은 언제나 무리였다. 그러다가 올해 홍천에 농막을 가진 친구가 옥수수를 심는다고 해서 4월 말에 가서 심은 옥수수가 벌써 수확할 때가 됐다고 오라 한다. 

 


친구들과 농막에서의 하룻밤도 지낼 겸, 토요일 새벽 일찍 집사람과 공작산으로 출발한다. 수타사를 찾아오다가 홍천에서 인터넷 검색으로 알아 논 ‘공작현’ 주차장을 찾았으나 자동차 네비게이션이 작동을 안 한다. 


이리저리 조작하다가 공작산 등산로를 검색하여 도착한 곳은 공작산 입구의 저수지가 바라보이는 물빛 공원 주차장이다.


이른 아침의 주차장은 어제 야영한 듯한 차가 2, 3대 있을 뿐 조용하다. 주차장에 있는 등산 안내도를 참조하여 ‘공작룡’ 코스로 길을 잡고 입구를 찾으나 못 찾겠다. 주위의 캠핑하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펜션 옆으로 공작산 등산로가 있다 하여 산행을 시작한다. 


오르는 길은 계곡 길이라 조용하고 시원하다. 더욱이 10여 미터가 넘는 빽빽한 소나무 숲의 아침의 청량한 공기가 산행의 기운을 북돋아 준다. 능선을 오르기 시작하면서 경사가 심해진다. 올라도 올라도 끝이 없는 듯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숲은 깊고 단조롭다. 하늘을 찌를 듯한 소나무 숲과 참나무 숲이 번갈아 나온다, 우람한 참나무들은 수피(樹皮)가 두툼한 걸 보니 굴참나무인 듯하고 강원도의 굴피나무로 만든 너와 집이 떠오르며 강원도의 참나무의 참맛을 느끼게 한다. 

 


참나무를 보니 참나무 6형제 나무(신갈, 떡갈, 굴참, 졸참, 갈참, 상수리)중에 사람의 이름에도 돌림자가 있듯이, 참나무도 돌림자가 있는데 상수리만 돌림자가 없는 유래를 생각하곤 피식 웃음이 났다. 그때는 상수리 열매를 ‘토리’라 불렸다 한다.


임진왜란 시절, 선조가 의주로 피난을 떠나 먹을 것이 부족해서 토리 참나무의 열매로 묵을 만들어 올렸더니 맛있게 드셨다더라. 한양으로 환궁을 한 후, 피난 때 맛있게 드시던 동해안의 ‘묵’이라는 생선은 다시 먹어보니 맛이 없어 “도루 묵이라 하라”고 해서 ‘도루묵’의 이름이 생겼다는데, 토리로 만든 묵도 ‘도로 토리’가 변해 ‘도토리’가 되었는가 했더니, 그 후에도 계속 임금의 수라상에 올라 ‘항상 수라’에 오른다 하여 그 이름이 ‘상수라’로 되었다가 상수리로 변했다 한다.

 

참나무 6형제의 열매는 다 같이 ‘도토리’로 불리나, 상수리와 굴참나무는 꽃이 피고 2년 만에 도토리가 열리고 나머지는 봄에 피어 그해 가을에 열린다.


무더운 날씨에 계속 힘겹게 오르다 보니 정상 1.2㎞의 팻말이 나오고부터는 암릉 구간으로 밧줄도 잡으며 또 하나의 봉우리를 넘어 어렵게 정상에 오른다. 오른 정상은 의외로 소박했다.

 

 

구 정상의 표지판은 글씨가 거의 지워져 읽을 수 없으나 조금 아래에 새 정상 석을 만들어 놓았다. 정상에서 바라보면 홍천군 일원이 한눈에 들어오며, 수타사 계곡으로 초록의 풍광이 아름답다. 산세의 아름답기가 공작새와 같다 하여 공작산으로 불리는 듯하다.


정상에서의 짧은 휴식 후, 더운 날씨에 서둘러 돌아 나오다가 숲속 갈림길에서 올라온 길이 아닌 팻말의 짧은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한참을 올랐으니 내리막인 줄 알았는데 한 봉우리를 넘으면 또 오르막 봉우리가 나오며 숲이 길게 이어진다. 호젓한 숲길에 바라다보이는 그 많은 나무도 같은 나무가 하나도 없다. 


천수천형(千樹千形). 천 가지 나무에 천 가지 모양. 한 그루의 나무가 가진 유일무이한 모습은 매 순간을 생의 마지막처럼 최선을 다해 살아온 삶의 결과로 보이고. 그 많은 세월 수 억 년 전부터 지금까지 나무의 선택은 늘 ‘오늘’을 산 결과로 자신만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내려오는 길옆에 속이 텅 빈 고목도 서 있다. 그 많은 오늘을 살다가, 죽어서는 세월이 만들어 낸 공간도 작은 들짐승과 곤충들을 품어내는 고목을 보니 사람도 늙어가면서는 내어주는 삶을 사는 것이 자연의 순리인 듯 느껴지기도 한다.


드디어 아스팔트 길이 언뜻 보이고 차길 옆으로 주차장이 보인다. 공작현 주차장이다. 군청에서 나온 듯한 사람이 반갑게 인사하며 우리 차는 이 도로 1.5㎞ 정도 아래의 공작산 입구 주차장에 있단다. 


뙤약볕 아래 혼자 차를 가지러 차 길을 따라 내려가는데 등산객 4인이 도로를 힘겹게 오르고 있다. 군청 사람이 “내려가는 게 오르는 것 보다는 낫다”더니 힘겹게 오르는 사람들 모습에 피식 웃음이 절로 나온다.


겨우 찾아온 친구의 수타사 근처의 농장에는 옥수수가 훌쩍 자랐다. 간식으로 쪄 준 옥수수도 달고 맛있다. 옥수수를 바라보며 봄에 묘목을 심던 때가 생각나고 잘 자라준 옥수수도 고맙다. 훌쩍 큰 옥수수를 바라보니 책에서 읽은 옥수수의 투쟁기(식물은 똑똑하다-폴커 아르츠트 著)가 생각난다. 

 


미국이나 유럽의 옥수수는 딱정벌레의 애벌레인 ‘옥수수뿌리잎벌레’가 땅속에서 옥수수의 뿌리를 다 갉아 먹고 구멍을 내면 손 쓸 방법이 없이 수십억 달러의 손실이 생긴다고 한다. 그런데 똑똑한 옥수수도 그냥 당하지만 않고 베타 카리오필렌이라는 방향 성분을 방출해 땅속의 예쁜꼬마선충을 불러 애벌레를 박멸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옥수수는 소출을 많이 내는 품종으로 개량하는 과정에서 방향 성분을 만드는 기능을 차단했기에 벙어리 옥수수가 되었단다. 이제 옥수수는 모든 미네랄과 양분을 오로지 알곡 생산에만 투입한다. 그래서 요즘 옥수수는 파종으로는 싹을 틔우기가 어려워 모종을 사서 심어야 한단다. 


식물은 애벌레에게 이파리를 물어뜯기면 독소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방향 물질을 분사해 애벌레의 천적을 불러들여 애벌레를 퇴치하기도 하며 옥수수처럼 뿌리에서는 꼬마선충을 부르기도 하며 천적과 대응한다. 그래서 식물학자 이언 보르윈은 “문제는 식물이 똑똑하냐 그렇지않느냐가 아니라, 우리가 식물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똑똑하냐 그렇지 않냐다”라고까지 말한다.


날이 너무 더워 홍천 개울가에서 다슬기를 잡기도 하고 개복숭아 따기도 하고 양고기 바비큐로 저녁도 즐기며 하루를 농막에서 여유롭게 보내고, 옥수수는 다음날 새벽에 수확하여 한 자루 가득 차에 실어왔다. 하루 자연의 즐거움을 선사해준 홍천의 농장주 친구에게 감사를 드린다.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이스라엘 전시내각, "이란에 강력한 재보복 결정"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스라엘 전시 내각이 이란의 공격에 "강력 재보복"을 결정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재보복할 경우 다시 공격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 전시내각이 이란의 공격에 "분명하고 강력한" 재보복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이스라엘 매체가 전했다. 15일(현지시각) 이스라엘 채널12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시내각이 이란에 "분명하고 강력하게" 반격하기로 결정했으며, 이스라엘이 "이 정도 규모의 공격을 무반응으로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채널12에 따르면 이번 대응은 향후 자국 영토가 공격받을 경우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에 다시 나서겠다는 이란의 경고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취지를 분명히 하기 위해 도출됐다. 보복 시점은 이르면 15일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번 대응이 중동 전쟁을 촉발하거나 대(對)이란 연합을 무너뜨리는 걸 원치 않는다며, 미국과 행동을 조율할 계획이라고 했다. 미국 액시오스에 따르면 전시내각 일원인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은 전날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통화에서 이란이 탄도 미사일을 사용했기 때문에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번 공격 계기가 된 시리아 다마스쿠스 주

정치

더보기
김진표 국회의장, 한미 우호 친선 행사 리셉션 및 한미의회교류센터 현판식 주관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미국을 방문중인 김진표 의장은 16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미 의회 의원, 학계·싱크탱크 인사, 특파원·지상사 등 주요 인사들을 초청해 '한미 우호 친선 행사 리셉션'을 주최하는 한편, 대미 의회외교의 거점이 될 '한미의회교류센터' 현판식을 주관했다. 김 의장은 먼저 이날 오전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를 찾아 헌화하고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을 둘러봤다.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은 한국전 참전기념 공원에 설립된 기념물로, 한국전 전사자 총 43,808명(미군 36,634명, 카투사 7,174명)의 명부가 새겨져 있다. 헌화를 마친 김 의장은 미 의회의사당 인근으로 이동해 '한미 우호 친선 행사 리셉션'을 주최했다. 김 의장은 축사를 통해 "지난 70년간 눈부신 성장을 거듭한 한미동맹은 이제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 비전 하에 경제안보와 첨단기술 등 전 분야를 아우르고 있으며 지역·글로벌 도전에 능동적으로 공동 대처하고 있다"며 "전례 없는 강력한 협력 성과는 미 의회의 전폭적인 지지와 각계각층의 후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김 의장은 이어 "양국 우호협력 관계를 한 차원 높이기 위해 의회 간 교류 협력도 대폭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허위 유치권을 내세워 조폭 등을 동원해 폭력을 행사한 50여명 적발
(영상= 인천경찰청 제공) [시사뉴스 박용근 기자] 폭력조직 3개파 조직원이 가담한 용역 조직을 동원, 건설 현장에 무단 침입해 채무자 상대 집단 폭력을 행사한 일당 50여 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경찰청 형사기동대는 17일 A(40대 총책)씨 등 4명을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공동건조물침입, 공동상해) 등 혐의로 구속하고 용역 조직원 B(20대)씨 등 50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해 1∼4월까지 인천에 있는 고급빌라 건설 현장 2곳에서 업체를 상대로 사업권을 빼앗거나 합의금을 받아 낼 목적으로 용역을 동원, 하도급 건설업체나 자재 납품업체 관계자 7명을 폭행해 다치게 하거나 협박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들은 허위 유치권 행사, 허위 채권 양도·양수, 법률 자문역, 현장 동원책, 현장 지휘 총괄 팀장 등 조직적으로 각 역할을 분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조직에는 폭력 조직 3개파, 조직폭력배 5명이 포함됐다. A씨 등은 유치권 분쟁 경험이 있는 제3자에게 법률 자문을 받으면서 건설현장에 공사 채권을 가지고 있는 업체들과 허위 채권 양도·양수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이를 근거로 허위 유치권을 주장하며 용

문화

더보기
박물관에서 펼쳐지는 록밴드 공연... 국립경주박물관, <박물관 속 밴드> 개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국립경주박물관(관장 함순섭)은 국립박물관문화재단과 공동 주관으로 오는 4월 20일(토) 15시 국립경주박물관 야외 마당에서 <박물관 속 밴드> 공연을 개최한다. 이날 공연은 차후 순차적으로 개최될 국립지방박물관 문화향연의 포문을 여는 첫 공연으로, 2019년 결성된 3인조 록밴드 불고기디스코의 개성 넘치는 공연이 준비되어 있다. 멋진 연주 외에도 뛰어난 조형성과 통일신라의 수준 높은 금동불 제작 기술을 보여주는 국립경주박물관의 대표 소장품 ‘백률사 약사여래’에 대한 소개도 마련될 예정이다. 경주박물관에서 개최되는 문화향연에 대해 불고기디스코는 ‘어린 시절 수학여행의 대명사 경주에 좋은 추억이 많다. 특히 신라와 관련된 문화유산이 전시되어 있는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라이브로 공연을 하게 되어서 진심으로 설레는 마음이 가득하다. 신라 천년의 역사가 깃들어 있는 장소에서 저희 불고기디스코와 관객 모두 좋은 에너지와 영감을 함께 받는 시간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혀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공연과 함께 소개될 백률사 약사여래는 8세기 후반부터 9세기경 기근과 전염병이 잦아지고 사회적인 불안이 엄습했던 시기에 제작되었다. 약사여래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진정한 리더는 용장 지장 아닌 소통 능력 갖춘 덕장이어야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오전 용산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참패한 4·10 총선 결과에 대해 “취임 후 2년 동안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며 열심히 했지만 결과가 미흡했다는 식으로 말했다. 총선 참패에 대한 사과나 유감 표명은 없었고, 192석을 차지한 야당을 향한 대화나 회담 제안 등이 없어 야당으로부터 대통령은 하나도 변한 게 없고 불통대통령이라는 이미지만 강화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 여당의 총선 참패는 한마디로 소통부재(疏通不在)와 용장 지장 스타일의 통치방식에서 비롯된 참사라고 평가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윤석열정부는 출범 2개월만인 2022년 7월부터 각종 여론조사기관 조사결과 윤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가 40%이하였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적 평가가 40%이하로 떨어진 시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약 3개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1년 10개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2년 5개월이었던데 비해 윤대통령은 2개월로 가장 짧았다. 윤정부 출범하자마자 특별히 이슈가 될 만한 대형사건들이 없는데도 역대 가장 빠른 민심 이탈의 이유는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