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정호 기자]경찰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공안탄압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다음달 2차 투쟁도 예고한 상태다.
서울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21일 오전 7시30분께부터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 건물에 입주한 민주노총 등 8개 단체, 12개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날 압수수색은 오후 1시20분까지 6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이번 압수수색은 지난 14일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발생한 불법·폭력시위 사전 모의 여부와 배후세력을 밝히기 위한 증거를 찾기 위해 진행됐다.
경찰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고, 사전 예고없이 사무실을 급습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문서, 시위용품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압수수색 대상은 민중총궐기에 참여한 단체 중 민주노총, 민주노총 서울본부, 금속노동조합, 전국금속노동조합 서울지부,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전국건설노동조합,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8곳이다.
이번 압수수색에는 수사관 370명과 경찰관 기동대 4개 부대 320명 등 총 690명이 배치됐다. 집회를 주도한 민주노총 사무실에는 392명이 투입됐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건물 입구에 23개부대 1840명을 추가로 배치하기도 했다.
경찰은 사무실이 비어있는 이른 시각 압수수색을 집행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노총 조합원 등이 경찰의 압수수색에 반발해 내부 진입을 시도하면서 충돌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노총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압수수색은 평화시위를 원천봉쇄하고, 물대포 진압에 쏠린 여론의 분노를 돌리고자 나선 극단적 공안탄압"이라며 "총체적 불법 집회방해로 처벌받아야 하는 경찰이 피해자인 민주노총 등 민중총궐기 산하 단체들을 압수수색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민주노총 등 53개 단체는 지난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민중총궐기 집회를 열고,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혁과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등을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농민 백남기(69)씨가 경찰의 물대포에 맞고 쓰러져 현재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외에도 시위대가 청와대 방면으로의 행진을 시도하면서 이를 막는 경찰과 충돌도 발생했다. 경찰과 시위대 양측에 부상자가 속출했고, 경찰버스 등 물적 피해도 속출해 경찰은 관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준비 중이다.
경찰은 집회 현장에서 49명을 검거해 6명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또 조계사에 피신해 있는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체포하기 위해 지난 16일부터 인근에 병력을 배치해 도주를 차단하고 있는 상태다. 민주노총은 다음달 5일 2차 민중총궐기 집회를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