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이슬람 개종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투옥돼 사형을 선고받은 후 국제사회의 구명 활동으로 미국에서 새 삶을 살게 된 수단 여성인 메리암 이브라힘은 15일(현지시간) 방송에 출연해 "죽음을 맞았더라도 종교적인 신념을 버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 거주하는 이브라힘은 배교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었다. 이브라힘의 아버지는 무슬림이었으며 어머니는 동방정교회 신자였다. 그는 남수단인으로 기독교 신자였던 다니엘 와니와 2011년 결혼했다.
수단에서 무슬림 여성들은 비무슬림 남성과 결혼하는 것이 금지돼 있으며 아이들도 아버지의 종교를 의무적으로 따라야 한다. 이브라힘은 폭스뉴스 방송의 '더 켈리 파일'(The Kelly File)'에 출연해 수단 사법 당국이 사형 판결을 내린 후 "3일 안에 개종하지 않으면 극형에 처해질 것이라고 위협했다"고 밝혔다.
이브라힘은 "감옥에 있을 때 무슬림 학자협회 관계자들이 나를 찾아오기도 했다"며 "이들은 무슬림 성직자들로 내가 보는 앞에서 코란의 일부를 낭송하기도 했다. 나는 표현할 수 없는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나는 하느님에 대한 믿음이 있다"며 "믿음은 내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무기로 무슬림 성직자들이 찾아와도 나는 흔들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수단 대법원이 지난 6월 사형 판결을 뒤집었지만 수단은 이브라힘이 출국하는 것을 봉쇄했다.
이브라힘은 "수단 당국은 내가 교도소 밖 병원에서 아이를 출산하는 것도 허용하지 않았다"며 "아기를 출산할 때 내 발목에 감겨진 사슬을 풀어주지 않아 사슬이 감긴 채 아이를 낳을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브라힘은 또 "그들은 나에게 개종을 요구하며 압력을 행사했지만 굴복하지 않았다"며 "이런 문제로 고통받는 사람은 나 말고도 많다. 수단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많은 메리암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이브라힘 가족은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하르툼 주재 미국 대사관으로 몸을 피한 뒤 지난 8월1일 미국 맨체스터에 도착했다. 맨체스터는 보스턴에서 약 80㎞ 떨어진 인구 11만 명의 도시로 수십 년 간 이민자와 난민들을 받아들였다. 현재 맨체스터에는 약 500명의 수단인이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