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정호 기자]경찰청은 15일 오후 이현희 전 청도경찰서장의 자택과 차량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 전 서장은 한국전력으로부터 돈을 건네받아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경상북도 청도 주민들에게 전달한 혐의로 현재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후 4시께 대구 수정구 황금동에 위치한 이 전 서장의 집과 차량을 수색하고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을 통해 이 전 서장이 한전 측으로부터 건네받은 금액과 함께 돈의 일부를 빼돌린 사실이 없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또 한전으로부터 이번 추석 명절 때 주민들에게 전달한다며 받은 돈 외에 다른 명목으로 받은 돈은 없는지도 조사하게 된다. 이 전 서장은 돈봉투를 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다른 의도는 없었고 한전에서 받은 돈도 기존에 알려진 1700만원이 전부'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은 이 전 서장의 지시를 받고 돈 봉투를 건넨 청도서 정보보안과 전모 계장으로부터 휴대전화 등 관련 자료를 임의제출 받았다.
경찰은 한전이 추석 전인 2일과 연휴기간인 9일 송전탑 건설에 반대해 온 청도군 각북면 삼평1리에 거주하는 7명의 지역 할머니들에게 이 전 청도경찰서장을 통해 100만~500만원씩을 살포한 사실이 드러나자 이 전 서장을 직위해제하고 감찰을 벌여 왔다.
그러다 12일 한전과 경찰서장의 돈 봉투 살포 행위가 징계를 염두에 둔 감찰 수준에 그치기에는 사안이 중하다고 판단, 사법처리를 전제로 한 수사로 전환했다. 이 전 서장이 돈의 일부를 가로챈 혐의가 드러나지 않더라도 문책 등 징계는 피할 수 없다는 게 경찰 측의 판단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 전 서장이 빼돌린 돈이 없다는 수사 결과가 나오면 형사 입건 대상이 되지 않아 감찰로 다시 넘어오지만, 품위를 손상시킨 데 따른 징계는 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