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 허수아비 만들기를 통한 제왕적 본부장제 구축’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본보 22일, 24일자 보도)는 성남시시설관리공단(이사장 직무대행 유동규 기획본부장)의 정관 개정안이 28일 개최된 이사회(의장 전광정)에서 원안대로 통과되어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이사장 공석 상태를 이용하여 무리한 개정 추진이라는 비난 여론이 거센 가운데도 이사회에서 신임 기획본부장 주도의 정관 개정안이 통과되어 시설관리공단에 대한 지도·감독권을 가진 성남시가 ‘이사장 권한 무력화’ 시도를 묵인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비난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공단과 이사회에 따르면 현재 공단 이사회 구성 분포상 당연직인 성남시 행정기획국장과 건설교통국장 그리고 의장인 사외이사 1명 및 공단의 기획본부장, 감사담당관 등 모두 5명이 이사회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날 이사회에서 한 관계자는 “이사장, 사업이사, 사외이사 등이 공석인데도 정관 개정이 꼭 필요한 것이야”며 “결원된 이사 등이 채워진 후에도 늦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별다른 의의제기 없이 정관 개정안이 통과됐다.
특히 이번 공단의 정관 개정을 불도저처럼 밀어붙이고 있는 유 기획본부장이 지난주 해당부서 팀장을 직위해제시키는 인사발령을 낸 것으로 확인되면서 공단의 정관이 개정돼 직원 임용 및 인사권이 이사장을 배제한 채 기획본부장 전결사항으로 넘어갈 경우 기획본부장의 인사 전횡과 횡포가 얼마든지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로 기록돼 인사권 남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이사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유 기획본부장이 해당 부서인 경영기획TF팀장을 직위해제시킨 이유는 최근 언론에 공단의 정관개정 추진과 관련해 비판기사가 잇달아 보도된 것과 관련, 적극 대응을 하지 못하고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점을 들어 ‘직무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 직원에 대해 직위해제 할 수 있다’는 인사규정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단의 한 직원은 “기획본부장이 인사권과 감사권을 장악하게 되는 내용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이번 정관개정안이 통과되면 이사장 위에 군림하는 무소불위의 ‘제왕적 기획본부장’이 된다는 사실을 지난주 해당 팀장에 대한 갑작스런 직위해제 인사발령에서 드러난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이런 독소조항이 포함된 공단의 정관개정안과 조직개편안이 기획본부장의 의도대로 이사회에서 통과되어 정말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단 한 관계자는 “공단의 경영합리화 방안의 일환으로 정관 개정 등이 필요한 것”이라며 “본 개정안이 통과되어 합리화를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