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미현 기자]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인한 미·중 갈등 우려에 원·달러 환율이 5거래일 만에 다시 1310원대로 올라섰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04.7원) 보다 5.6원 상승한 1310.3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10.3원 오른 1315.0원에 출발했다. 장 초반부터 1315원까지 레벨을 높였으나 이후 1310원대 초반으로 내려갔다. 환율이 1310원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달 27일(1313.3원) 이후 5거래일 만이다.
2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전장보다 0.86% 오른 106.17을 기록했다. 달러화는 미·중 갈등 장기화 우려로 상승했다.
미 증시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이날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23%(402.23 포인트) 하락한 3만2396.17로 폐장했다.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0.67%(27.44 포인트) 하락한 4091.1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 대비 0.16%(20.22 포인트) 내려간 1만2348.76에 폐장했다.
미 연준 인사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에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기대가 후퇴한 점도 달러 강세를 이끌었다.
미 연준 인사의 매파적 발언으로 같은 날 뉴욕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6.96% 뛴 2.747%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6.57% 뛰어 오른 3.063%를 기록했다. 지난달 27일(2.983%) 2%대로 내려선 지 6거래일 만에 3%대로 다시 올라선 것이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며 "9월 0.75%포인트 인상도 고려 대상이다"고 발언했다.
메리 댈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연준 인사들의 잇따른 매파적 발언에 미 연준이 조만간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나설 것이란 기존 관측은 후퇴했다.
한편 중국의 강력 반발에도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2일 밤 늦게 송산 국제공항을 통해 대만에 도착했다. 이로 인해 중국과 미국의 대립이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를 자극하고,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