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영남취재본부 정상환 변호사 기고]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다. 유엔은 1992년 이 날을 ‘세계 물의 날’로 제정하고 다음 해 부터 기념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1990년부터 7월 1일을 물의 날로 지정해 관련 행사를 개최하다가 유엔의 요청을 받아들여 1995년부터 3월 22일로 변경해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세계 물의 날’은 먹는 물을 비롯한 수자원에 대한 중요성을 환기하기 위해 제정되었다. 물 부족은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세계적으로 물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는 주요 원인은 도시화와 인구집중, 이상기후로 인한 가뭄이다. 유네스코의 ‘물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약 20%가 정수 처리된 깨끗한 물을 마시지 못하며, 약 26억 명은 하수처리 시설 없이 물을 받아 사용한다고 한다. 전 세계 인구의 1/3은 물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형편이다. 이로 인해 물을 확보하기 위한 국가 간이나 지역 간 분쟁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이번 주간에 세네갈 다카르에서 제9차 세계 물포럼이 열리는데, 이번 주제는 ‘평화와 개발을 위한 물 안보’이다.
우리나라는 강수량은 풍부하나 좁은 국토에 많은 인구가 살고 있어 상대적으로 수자원 여건이 열악한 나라이다. 특히, 계절별로 강수량의 편차가 심하여 수자원 총량의 43%는 손실되고 나머지 57%의 이용 가능 수자원량 중 대부분은 바다로 유실되어 28%만이 하천수, 댐용수, 지하수로 이용되고 있다. 우리나라 강수량은 연평균 1,300mm로 세계 평균의 1.6배에 해당하지만 높은 인구밀도로 인해 1인당 강수총량은 세계 평균의 약 1/6에 불과하다. 그래서 심각한 물 부족국가는 아니지만 물스트레스 국가로 분류된다.
대구도 이번에 전례 없는 심한 겨울 가뭄을 겪었다. 최근 울진, 삼척 지역뿐만 아니라 가창에서도 산불이 나서 2주간이나 애를 태웠다 소방헬기들이 가창 댐에서 물통으로 물을 길어와 힘겹게 소화 작업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인공설을 만든 것처럼 인공우를 만들어 산불을 끌 수 없는가 하는 생각도 해 보았지만, 인공우 시설은 제작, 설치비도 대단하고 유지비도 엄청나서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경제성이 없다고 한다. 물 부족 사태에 대해 중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물을 잘 관리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들을 강구하고, 수질 개선을 위한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
필자는 검사 생활을 하던 중에 환경 분야와 인연이 깊었다. 1995년에는 당시 부산지검 울산지청에서 환경전담검사로 일하면서 해병대 등 시민사회단체, 환경분야 전문가 등과 공동으로 환경보호협의회를 설립하였다. 당시 울산은 환경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었는데 환경감시단원이 비오는 새벽에 산업폐수를 몰래 방류한 대기업체 한곳을 적발해서 큰 이슈가 되었다. 그 대기업은 고의 방류가 아니고 기계 고장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지역 기업들의 환경에 대한 일대 인식전환을 가져오는 계기가 되었다.
2000년에는 대구지검에서 환경 전담검사로 일하면서 아파트의 보일러 배관을 강산성 염산으로 청소하고 나오는 독성폐수를 수거하지 않고 하천에 방류한 세관업체에 대해서 전국 최초로 수사하여 대구지역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경종을 울렸다.
깨끗한 환경을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은 다음 세대에 대한 우리 세대의 의무이고 약속이다. 대구시민의 휴식처 신천에 백로, 왜가리, 청둥오리 등 조류 외에 멸종 위기 야생동물 1급인 수달도 발견된다는 보도를 접하고 반가왔다. 신천을 잘 가꾸어 파리 세느강처럼 시민들이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접근하여 휴식하고 즐길 수 있는 쾌적한 시민 휴식공간으로 만들었으면 한다.
※ 외부 기고는 본지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