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오승환 기자] 9개월 만에 최대 흑자다. 하지만 이는 환율 상승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인다. 오히려 상품수지는 42.6%나 급감했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69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93억5,000만 달러) 이후 9개월 만에 최대 흑자 규모다.
지난 4월 6억6,000만 달러 적자에서 5월 48억100만 달러 흑자로 전환한 뒤 6월 63억8,000만 달러 흑자에 이어 3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흑자라면 좋은 것 아냐?’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경상수지가 개선된 것은 본원소득수지가 사상 최대치인 30억 달러 흑자를 내며 쪼그라든 상품수지 흑자를 만회했기 때문이다.
환율이 올라가면서 국내 기업들이 해외 법인에 쌓아둔 이익잉여금을 대거 회수해 본원소득수지 중 투자소득수지가 크게 좋아졌다. 투자소득수지 흑자 규모는 30억8,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치였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같은 배당과 이자를 벌더라도 환율이 오르면 국내 유입 시 그 금액이 높아진다. 반대로 외국인 투자자는 우리나라에서 자금을 유출할 경우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소상 한은 금융통계부장도 “본원소득수지에는 해외에서 벌어오는 임금과 투자소득수지가 있는데 7월에는 투자소득수지가 크게 늘었다”며 “국내 기업들이 밖에서 벌어들인 이익잉여금을 배당 등을 통해 많이 들여왔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결국 7월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분석된다.
관심을 모은 상품수지는 어땠을까?
7월 상품수지는 61억9,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107억9,000만 달러보다 46억 달러, 42.6%가 급감했다.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0.9%나 줄어 482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수출 부진세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3.0%만 줄어들어 420억8,000만 달러를 나타냈다.
그나마 다행이라 해야 할까? 서비스수지는 조금씩 적자폭이 개선되고 있다.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는 16억7,000만 달러로 지난해 7월 30억9,000만 달러 적자보다 적자 폭이 14억2,000만 달러, 45.9% 축소됐다.
중국인과 일본인을 중심으로 입국자수가 전년 동월 대비 15.4% 늘어나 여행수지 적자가 같은 기간 14억9,000만 달러에서 11억8,000만 달러로 개선된 영향이 컸다.
다만 일본여행 불매운동 여파로 보기에는 아직 섣부른 판단일 수 있어 향후 8월 결과를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