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오승환 기자] 올여름 건조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거센 추격을 받으며 고전을 면치 못하던 LG전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29일 한국소비자원은 LG전자 ‘트롬 듀얼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 조사결과를 발효하며 시정권고를 내렸다. 이에 LG전자는 2016년 4월부터 현재까지 판매된 제품 전체에 대해 무상수리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수리대상 건조기는 약 145만 대(6월 기준)다. 기존 부품을 개선된 부품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소비자원은 LG건조기의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접수된 후 50가구를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소비자원 현장점검 결과, 대형 건조기일수록 먼지가 비교적 많이 쌓인다는 점과 콘덴서 먼지 축적 방지 장치가 미흡하다는 걸 밝혀졌다.
특히 소형과 대형 가리지 않고 자동세척에 활용된 응축수(세척수)가 배출되지 않은 채 내부 바닥에 남아 곰팡이 및 악취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후 건조과정에서 새로 발생한 응축수와 혼합돼 오염된 물로 콘덴서 세척이 이뤄질 가능성도 찾아냈다.
소비자원은 LG전자에 △콘덴서에 먼지가 쌓이는 현상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 △제품 내 잔존수 최소화 방안 △녹 발생으로 인한 제품성능 저하 발생 시 조치 방안을 마련하도록 권고했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시정계획을 제출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판매된 제품 전량에 무상으로 △세척 프로그램 및 필터 성능 향상 △건조기 내부바닥(베이스 판) 및 배수펌프의 구조 개선 △녹 발생 부품으로 인한 성능 저하 시 무상수리 등의 조치를 담았다.
하지만 이번 논란으로 LG전자는 많은 것을 잃었다. 한때 건조기 시장 점유율 90%에 육박하던 LG트롬은 최근 판매가 급감하고 있으며 그사이 삼성전자 ‘그랑데 건조기’ 판매량은 약 3배 증가하며 호조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