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동훈 기자] 외제 브랜드 차량의 투 톱인 벤츠와 BMW의 명암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한달간 등록현황을 보면 메르세데스-벤츠는 6248대로 외제차 1위, BMW는 4196대로 2위를 차지했다. 3위인 폴크스바겐이 1839대에 불과하면 사실상 국내 외제차 시장은 벤츠와 BMW과 양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이즈유의 자료도 별반 다를게 없다. 메르세데스-벤츠는 4만 1158대를 팔아 전년 동기(3만 7806대)보다 8.9% 증가세를 보이면서 1위, BMW는 3만 4579대로 지난해(2만 9003대)보다 19.2% 판매가 늘면서 2위를 차지했다.
사정이 이렇자 양 브랜드는 할인 경쟁이란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업계 1위를 다퉜다. 사실상 수입차종별 1위인 BMW 3시리즈 경우도 1000만원 이상의 할인 행사를 펼쳤다.
그러나 올 여름 이 같은 양분 체제에 지각변동이 이뤄지고 있다. BMW코리아의 전체 판매량 20%를 책임지고 있는 520d의 잇따른 화재 때문이다.
지난 4일 전남 목포시 옥암동 도로를 달리던 BMW 520d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주에만 BMW 4대가 불에 탔다. 심각한 문제는 이 차량이 BMW가 본격적인 리콜(결함 시정)에 앞서 시행한 안전 점검에서 ‘이상 없음’ 판정까지 받았다는 점이다.
BMW는 특히 넉 달 전인 지난 4월 환경부가 배기가스 과다 배출을 시정하기 위한 5만5000대 리콜을 승인할 때 이번에 화재 원인으로 지목된 EGR(배기가스 재순환 장치)의 결함을 인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BMW의 자체 안전 진단을 믿을 수 없다는 의미”라고까지 지적했다. 현재 BMW에 대한 소비자 비난이 확산되면서 벤츠의 독주체제가 굳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BMW코리아 단일 모델 중 판매비중이 제일 높은 520d이기에, 이번 결함은 전체 판매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수입차 동아리의 한 회원은 “벤츠코리아가 올해 수입차 판매 순위에서 일찌감치 1위 자리를 굳히는 모양새다”며 “강력한 라이벌인 BMW코리아의 대표세단 520d의 연이은 화재로 향후 판매에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벤츠도 이 같은 기회를 간과하지 않는 모양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공식 딜러 한성자동차는 더위에 지친고객을 위한 힐링 프로모션인 ‘Summer Healing with Hansung’을 진행한다.
이를 위해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인 ‘설화수’와 협업으로 다양한 혜택을 준비하면서 소비자의 마음 잡기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