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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폭염의 ‘사회적 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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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에게 고통 집중… 갈등 불평등 심화, 범죄 발생 높여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지구의 기후 변화가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기상청은 작년만큼은 아니라도 올 여름도 평년보다 더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폭염은 삶의 질을 저하시키고 갈등 범죄 등의 각종 부작용을 낳는다. 비정상적 날씨는 특히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서민 장바구니 물가 영향

이상 기후를 사회적 문제로 보는 시각은 최근에 시작됐다. 기존의 날씨에서 크게 벗어나는 변화는 인간의 삶을 흔들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극심한 가뭄으로 농사가 곤경에 처하면 ‘먹거리 물가’가 치솟게 되고 서민 가계가 어려워진다. 작년 여름이 실제로 그랬다. 전국에서 폐사한 가축과 물고기 수가 수백만마리에 달했으며 가뭄으로 인한 농수산물 피해는 재난 수준이었다. 이로 인한 물가 상승이 경제에 위협이 됐다. 미국의 경우 올해 최악의 가뭄과 폭염으로 밀이 타들어가 가격이 급등했으며, 목초지가 가뭄으로 말라 목축업 시장도 타격을 입었다.

문제는 이 같은 부정적 ‘삶의 변화’가 저소득층에게 집중된다는 데 있다. 기후 앞에 만인은 불평등하다. 농작물의 가격이 상승한다고 해도 중상류층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올해 가뭄만 예를 들어도 식수조차 바닥이 나서 제한 공급을 받는 지역이 있는가 하면 대도시에서는 실질적인 가뭄의 고통을 체감하기 어렵다.

폭염의 고통은 사실상 저소득일수록 클 수밖에 없다. 더워서 학습에 집중할 수 없는 청소년들이 늘어나면 이는 학력에마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국 장기적이고 광범위한 불평등을 초래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솔로몬 샹 공공정책과 교수가 최근 발표한 기후 변화와 미국 불평등 수준의 상관관계에 의하면 기후 변화로 기온이 상승하면 미국의 경제 불평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진은 기후 변화로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면 상대적으로 날씨가 덥고 빈곤율이 높은 미국 남부와 중서부에서 북부와 서부로 경제 활동이 옮겨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구진은 기후 변화로 세계 기온이 0.55도 오를 때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0.7%씩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너지빈곤층 건강 위협

폭염은 질병의 발생을 높인다. 작년 극심한 더위 속에 더위와 관련된 건강 피해가 최고조에 달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작년 여름 온열질환자는 2029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온열병 사망자도 17명으로 가장 많았다. 콜레라 식중독 등도 창궐했다. 바닷물 이상고온으로 장염비브리오 식중독 환자도 증가했다.

에너지 구입 비용이 가구 소득의 10%를 넘는 에너지빈곤층은 실제로 폭염 속에서 건강 이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시민연대가 작년 여름에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응답자의 49%가 냉방을 적절히 하지 못해 어지러움 및 두통을 경험했으며, 그 밖에도 호흡곤란(11%), 구토(5%), 실신(1%)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월 평균 가구소득은 60만원 이하이며, 67%가 70세 이상 노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86%가 기초생활수급자 또는 차상위계층이다. 응답자의 평균 주택면적은 16평 미만으로, 대다수가 공공임대 아파트에서 월세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응답자의 72%가 전력 가스 연탄 등의 정부 및 지자체의 에너지 복지 사업에 대한 정보와 인지가 부족했으며, 에너지복지사업의 수혜를 받은 응답자는 1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에너지빈곤층에 대한 정부 정책 확대가 필요함을 시사했다.

조사 표본에서 벗어난 노숙인 등의 절대 빈곤층은 이상기후에 가장 건강이 위협받는 대상이다. 또한, 건설 산업현장 노동자들 또한 자외선 노출이 많아 온열질환 위험에 시달리는 계층이다. 특히 고령화는 폭염에 취약한 인구의 증가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절도와 폭력 등 강력범죄 발생 높아

온열질환 외에도 폭염은 조현병 우울증 등 정신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만큼 정신적 스트레스를 유발시킨다는 것인데, 그래서 폭염은 범죄발생률과의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청이 2012∼2014년의 범죄를 분석한 결과 일관되게 여름철에 각종 범죄가 가장 많이 발생했다가 날씨가 추워지면서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범죄학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날씨를 범죄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볼 수 없지만,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여름철 더위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불쾌지수가 높아지는 7~8월 절도와 폭력 등 강력범죄 발생이 많았다. 특히 폭력사건은 전 세계적으로 폭염과 상관관계가 뚜렷한 편이다.

비정상적인 폭염은 각종 사고를 발생시킬 것이란 예측도 있다. 안전행정부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이 폭염 관련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작성한 폭염 시나리오에 의하면 2020년 정도의 가까운 미래에는 ‘이른 폭염과 마른장마’ ‘한 여름 폭염’이 동시 발생해 30일이 넘게 폭염이 지속될 수 있다. 이 경우 세균성 질환, 면역력 저하 등 폭염에 따른 초과 사망자 수는 1만여명에 달할 수 있는 것으로 예상됐다. 뜨거운 불판으로 변한 도로의 열기와 브레이크열 등으로 인해 버스 타이어 폭발, 기차선로 변형으로 인한 탈선 등의 문제가 생겨 교통대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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