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신철 기자]세퓨 제조·판매사인 버터플라이이펙트가 가습기 살균제 제조 당시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을 인체 무해 수준보다 160배나 많은 양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농도는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독성물질 농도의 4배 이상인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버터플라이이펙트 오모 전 대표가 세퓨를 제조하면서 PGH를 인체에 무해한 수준보다 160배나 많이 사용했으며, 이 농도는 옥시의 독성물질 사용 농도보다 4배 이상 많은 것이라고 1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오 전 대표는 2008년 PGH로 세퓨를 만들었다. PGH는 살균과 방부 효과가 있고 경구 독성이 없어 식품 첨가물 등으로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대표는 과거 함께 동업을 했던 H사 김모 대표로부터 PGH를 구했다. PGH 수입업을 하던 김 대표는 PGH 40ℓ를 빼돌려 오 전 대표에게 공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대표가 컴퓨터 자판 항균제 용도로 수입한 PGH를 오 전 대표가 가습기 살균제로 사용한 것이다.
PGH 40ℓ로 2년여간 세퓨를 만들어 판 오 전 대표는 이후 PGH가 떨어지자 옥시 가습기 살균제에 쓰인 PHMG를 임의로 섞어 쓴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전문적 지식이 없다 보니 40분의 1로 희석해야 하는 걸 4배를 더 넣어 결국 인체 무해 수준보다 160배나 많은 양을 사용했다”며 “그러다보니 독성을 가지게 됐다. 40분의 1로 했으면 문제가 없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오 전 대표는 전문 지식없이 인터넷이나 관련 서적 등을 참고해 원료물질을 섞은 뒤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오 전 대표에 대해 가습기 살균제를 출시하면서 흡입독성 실험 등 안정성 검사를 하지 않아 인명피해를 입힌 혐의(업무상과실치사 및 과실치상)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상태다. 오 전 대표 구속 여부는 이날 밤 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한편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질병관리본부는 1차 조사에서 세퓨에 PGH가 들어있다고 했다”며“세퓨의 원료가 PHMG라면 정부가 기본적인 제품 조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퓨로 인한 피해자는 사망자 14명 등 27명이다. 업체 규모와 판매 기간에 비해 피해자와 사망자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