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4.04.28 (일)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칼럼

[아침의향기] 히잡쓴 박근혜 대통령

URL복사

 박근혜 대통령이 3일까지 사흘간 이란 정부의 초청으로 국빈 방문하면서 머리에 두른 히잡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본래 히잡은 여성 신체를 가리는 이슬람식 복장을 총칭하는 말입니다. 박 대통령은 2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히잡의 일종인 루사리를 착용한 모습이 케이블티비 영상으로 비춰졌습니다. 루사리는 이란 여성들이 착용하는 히잡의 일종인데요, 대통령은 물론 여성 수행원들도, 여기자들도 모두 루사리를 둘렀더군요.

논란의 핵심은, 히잡은 이슬람 여성 억압의 상징이며 특히 이란혁명 이후 히잡 착용이 더욱 강화된 것으로, 여성 인권탄압의 도구가 되고 있는 것을 국빈방문하는 외국 정상에게 강요하는 것도 외교적 결례일뿐만 아니라 이를 수용한 우리측도 굴욕외교라는 점입니다. 이란의 대표적 인권변호사 시린 에바디가 2007년 펴낸 자서전 <히잡을 벗고 나는 평화를 선택했다>는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에 저항의 의미를 담은 것으로 알려져있죠.

더욱이 올 1월 국제적 제재가 해제된 이후 여러 외국 정상급 정치인들이 이란을 찾았으나 여성 정상으로 히잡을 쓴 이로는 박 대통령이 처음이었다는 얘깁니다. 특히 기독교계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것은 다분히 종교적 배타성에 기인하는 측면이 높습니다.  한국교회언론회는 박 대통령의 출국에 앞서 지난 달 28일 논평을 내고 “박근혜 대통령이 이란 국빈 방문 시 머리를 두르는 가리개를 쓰는 것은 대한민국의 굴욕적 외교이자 국제적 웃음거리”라고 비판했던적 있습니다.

하지만 그같은 종교적 배타성을 인정하더라도 박 대통령의 이번 히잡외교는 좀 달리보아야 할 듯합니다.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1962년 이란과의 수교 이후 54년 만에 처음 방문인데, 236명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도 동행한 것만으로도 관심을 모은 바 있습니다. 관심만큼 무려 52조에 이르는 수주계약으로 경제협력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보도도 나왔죠.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1962년 양국 수교 이래 가진 첫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통일에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북한의 오랜 우방인 이란이 북한의 핵개발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은 그 자체로 북한에게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로 보여집니다.

즉 다시말해 박 대통령의 이번 이란국빈방문은 경제외교와 북핵외교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는 겁니다. 두가지 모두 임기말에 접어든 박 대통령으로서는 매우 절박한 이슈임에 틀림없습니다. 이들 이슈보다 더 절박한 것은 없습니다. 내수경기의 부진을 제2중동붐으로 털어내겠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북한의 잇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인한 북핵해결과 대북제재의 실효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최선의 선택이라는 판단을 했을 겁니다.  일정부분 비난의 소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두가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비판도 감수하겠다는 의지로 보여집니다. 

그런 박 대통령에게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을까요.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는 지난해 1월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을 때 히잡을 두르지 않았고,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지난 2010년 5월 사우디 방문 때 히잡을 쓰지 않았던 것이나,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2010년 1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를 방문했을 때 모자를 쓰고 스카프를 둘렀었다고요?  하지만 이들을 단순비교하는 것은 좀 다른 문제라고 봅니다.  미국이나 영국이 우리에 비해 그리도 절박한 경제 외교 국방 상황은 아닐테니까요.

본래 박 대통령의 대북 기조도, 북핵을 포기하고 군사적 위협을 하지 않는다면 어떤 식으로든 평화적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지만 그 정반대의 경우에는 절대로 타협은 없고, 제재하겠다는 의지 아니였습니까. 그러니 그간 북한보다 더 핵문제로 골칫덩이였던 이란이 핵 포기정책으로 전환하자 국제적으로 경제지원을 앞다퉈하고, 우리 역시 그런 이란을 맘껏 돕고 우리 역시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간접적으로 북한을 압박하고 회유하겠다는 계산인거죠. 나라든 개인이든, 상대에 대한 배려와 존중의 마음을 표하는 것은 아름다운 일일것이구요. 아뭏든 북한의 자그마한 변화라도 이끌어낼 수 있다면, 지금으로서는 무작정 박 대통령의 히잡을 비난할 성질은 아닐거라고 봅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유류분 제도' 헌재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위헌' 판결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고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법적 상속인들의 최소 상속금액을 보장하는 유류분 제도가 헌법재판소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위헌 판결을 받았다. 이 외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부모와 자녀)의 법정상속분을 규정한 부분도 상속의 상실 사유를 규정하지 않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소는 25일 오후 2시 유류분 제도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및 헌법소원에서 일부 위헌 및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유류분 제도는 법이 정한 최소 상속금액으로, 특정인이 상속분을 독차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 1977년 도입됐다. 현행 민법에 따르면 망인의 자녀와 배우자는 각각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부모와 형제자매는 3분의 1씩 보장받는다. 가령 부모가 두 자녀에게 총 2억원의 유산을 남겼을 경우 각각의 법정상속분은 1억원이며, 유류분 제도에 따라 법정상속분의 절반인 5000만원을 최소 금액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 헌재는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형제자매에게 법정상속분의 3분의 1을 보장한 민법 1112조 제4호가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재판관들은 "피상속인의 형제자매는 상속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나 상속재산에 대한 기대 등이 거의 인정되지 않음에도 불구하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마감시황] 코스피, 외인·기관 동반 매도에 '털썩'…2620선 후퇴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대통령실은 25일 올해 1분기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3.4%를 기록했다며 이는 4년 6개월 만의 가장 높은 성장이라고 강조했다. 물가 역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 회담을 앞두고 민주당이 '전 국민 25만원 민생 회복 지원금'을 통한 경기 부양을 주장하자 대통령실 차원에서 이미 우리 경기는 회복세라는 내용의 브리핑을 진행한 것이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1층 브리핑룸에서 브리핑을 열고 올해 1분기 경제적 성과를 강조했다. 성 실장은 "(1분기 성장은) 양적인 면에서도 서프라이즈지만 내용 면에서도 민간 주도의 역동적인 성장 경로로 복귀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정에 의존한 성장이 아닌 민간이 활력을 찾은 덕분에 나온 성과에 주목해야 한다면서다. 그는 "경제 성장 절반 정도는 수출과 대외 부분를 통해서 절반은 내수부분을 통해서 이뤄진 상당히 균형 잡힌 회복세로 평가할 수 있다"며 "특히 소비 심리가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 민생경제에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는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성 실장은 올해 경제 성장률 예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데이트 폭력에 대한 입체적인 분석과 통찰 담은 ‘네 잘못이 아니야’ 출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문예출판사가 데이트 폭력 속 관계 심리의 모든 것을 담은 한국데이트폭력연구소 김도연 대표의 책 ‘네 잘못을 아니야’를 출간했다. 도 등이 포함된다. 가해자 성격 유형 분석은 가해자들이 어떻게 피해자의 심리를 이용해 자신의 욕망과 욕구를 채워가는지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지표가 된다. ‘네 잘못이 아니야’에는 피해자가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지켜내고 회복 탄력성을 키울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도 함께 수록됐다. 데이트 폭력 피해자는 절망과 배신감, 두려움으로 타인과 세상에 대한 불신을 가진다. 자책과 후회의 반복으로 극심한 우울과 자살 충동, 불안을 느끼기도 한다. 이 책에는 심리적 무기력에 빠진 피해자가 인지 왜곡과 부정적인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다양한 인지 행동 치료 기법과 마음 챙김 호흡법, 자가 점검 호흡법이 담겨 실질적 도움을 건넨다. 이 책을 통해 데이트 폭력 피해자들은 현재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돌아보며 어두운 터널에서 벗어나는 계기를 마련하고, 피해를 겪지 않은 사람들은 친밀한 관계 속 폭력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음을 자각해 폭력 상황을 예방하고 대처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길 바란다.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진정한 리더는 용장 지장 아닌 소통 능력 갖춘 덕장이어야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오전 용산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참패한 4·10 총선 결과에 대해 “취임 후 2년 동안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며 열심히 했지만 결과가 미흡했다는 식으로 말했다. 총선 참패에 대한 사과나 유감 표명은 없었고, 192석을 차지한 야당을 향한 대화나 회담 제안 등이 없어 야당으로부터 대통령은 하나도 변한 게 없고 불통대통령이라는 이미지만 강화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 여당의 총선 참패는 한마디로 소통부재(疏通不在)와 용장 지장 스타일의 통치방식에서 비롯된 참사라고 평가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윤석열정부는 출범 2개월만인 2022년 7월부터 각종 여론조사기관 조사결과 윤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가 40%이하였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적 평가가 40%이하로 떨어진 시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약 3개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1년 10개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2년 5개월이었던데 비해 윤대통령은 2개월로 가장 짧았다. 윤정부 출범하자마자 특별히 이슈가 될 만한 대형사건들이 없는데도 역대 가장 빠른 민심 이탈의 이유는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