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원필환 기자]지난해 말 감소했던 기업 대출이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 가계 대출 증가폭은 다소 둔화됐지만, 규모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기업들이 지난해 말 일시상환을 진행한 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다시 빚을 내 1월 대출 규모가 늘었고, 가계 대출은 주택거래가 위축되면서 증가폭이 감소한 것으로 해석했다.
다만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에는 기업 대출 증가폭은 감소했고, 가계 대출이 늘어난 폭은 커진 것으로 집계됐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월말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대출채권 잔액은 1360조4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7조6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1월 기업 대출은 763조원으로 전월 대비 7조2000억원 증가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은 3조2000억원, 4조원이 늘어나면서 각각 182조5000억원, 580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가계 대출은 같은 기간 9000억원이 늘어 563조7000억원에 이르렀다. 1월 모기지론 유동화 잔액 증감분(주택금융공사 보유 주택담보대출 금액) 1조2000억원을 포함한 가계 대출은 2조1000억원이 증가한 640조7000억원에 달했다.
반면 증가폭을 지난해 1월과 비교하면 기업 대출은 8조4000억원에서 오히려 감소, 가계 대출은 4000억원 규모에서 2배 이상 증가폭이 커졌던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은행에서 1개월 이상 원리금 상환이 연체된 비율은 같은 기간 0.09%포인트 오른 0.67%를 기록했다.
이는 이달 새로 발생한 1조8000억원 규모의 연체가 정리된 규모보다 컸기 때문인 것으로 금감원은 보고 있다.
신규 연체 발생 규모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에서 각각 5000억원, 9000억원에 달했다. 가계대출에서 신규 연체된 대출 금액은 4000억원,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에서 발생한 것이 절반인 2000억원이었다.
지난달 기업대출 연체율은 0.92%로 전월 대비 0.14%포인트 올랐다. 대기업 연체율은 1.14%로 0.22%포인트 상승, 중소기업 연체율은 0.10%포인트 내린 0.85%를 기록했다.
업종별 연체율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건설업이 4.67%, 3.55%로 높게 나타났다. 해상운송업과 선박건조업도 1.20%, 0.96%의 연체율을 보였다.
가계 대출 연체율은 0.36%로 전월 대비 0.03%포인트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28%로 0.01%포인트 상승, 집단대출 연체율은 0.45%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가계 신용대출 연체율은 0.54%로 같은 기간 0.06%포인트 높아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달 기업 연체율 증가는 연말 연체 관리 이후 다시 증가하는 주기적인 경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모습"이라면서도 "취약업종의 부실화 가능성과 가계부채 증가세 등의 위험요인을 지속적으로 지켜볼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