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상미 기자]서울시청 직원들이 속절없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시청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본청 재무국 재무과 재무행정팀 소속 행정7급 이모(40)씨가 이날 오후 4시5분께 중구 서소문 청사 1동과 3동 사이 바닥에 피를 흘린 채 쓰러진 것을 청원경찰이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숨졌다.
앞서 지난 24일 오전 1시께 본청 대기관리과 직원 A씨(48)가 같은 건물에서 투신해 숨졌다. CCTV조사 결과, 두 직원 모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달 들어서만 2차례나 비보가 전해지자 사망한 원인을 놓고 관료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 24일 사망한 A씨의 유족들은 A씨가 10년 이상 담당하던 부서에서 다른 부서로 올해 7월에 자리를 옮기고 난 뒤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왔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A씨가 인사와 처우에 따른 스트레스 때문에 자살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28일 사망한 이씨의 경우, 올해 1월 갓 입사한 신입직원이다. 봉급 업무를 담당해왔으나 최근 계약 업무로 업무변경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서가 발견되지 않아 업무에 대한 불만이 투신의 원인이 됐는지는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75년 생으로 우리나라로 마흔이 넘은 나이에 뒤늦게 공직에 들어선 이씨가 1년도 채우지 않은 시점에서 목숨을 끊은 배경을 놓고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과중한 업무에 자살한 두 직원이 평소 힘들어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자살원인을 철저히 규명해 재발방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내부에서 나온다.
본청에 근무하는 A씨는 "일반인들이 바깥에서 보는 꿈의 직장이라는 것과는 달리 서울시 본청의 업무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도가 세다"며 "단순하게 개인적인 일로 치부하지 말고 업무연관성 등을 철저히 따져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경찰의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유가족에 대한 보상문제 등 절차를 논의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경찰이 사망원인을 수사 중이기 때문에 사망 원인을 얘기하는 것은 조심스럽다"면서 "인사이동에 따른 스트레스나 조직 내 부당한 대우가 있었는 지 판단하기는 섣부른 상황이다. 경찰의 수사결과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