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정호 기자]26일 오전 4시37분께 서울 은평구 녹번동 다세대 주택 8채에 균열이 발생해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소방당국과 은평구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께 가스 냄새가 나고 건물이 금이 간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과 은평구, 서울도시가스가 현장에 인력을 투입해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가스관을 차단한 후 건물 8채에 사는 주민 38명을 대피시켰다.
주민등록상 금이 간 건물에 살고있는 인원은 19세대 43명이었으며 사고 당시 대피 인원은 38명으로 나타났다. 이 중 친척집 등으로 간 인원을 제외한 29명이 은평구청 강당 등으로 대피했다.
현장에서 사고를 수습하던 은평구청 직원 1명은 담장이 갑자기 무너지면서 깔려 다리에 골절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금이 간 건물들은 1971년부터 1983년까지 지어진 오래된 주택이다. 이들 가우데 두 채는 균열이 심하고 옆으로 기울어져 붕괴 우려가 있는 상황이다.
은평구 관계자는 신축 건물 공사를 위해 터파기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상수도관 누수로 토사가 쓸려내려가 지반이 약해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건물에 균열이 생기면서 외벽 가스관 연결이 느슨해져 가스가 누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은평구는 사고가 난 공사 현장에 굴착기, 덤프트럭을 투입해 터파기를 한 현장에 다시 흙을 채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고 현장 인근 공사장에서는 지하 1층, 지사 5층에 연면적 1717.4㎡ 규모로 도시생활주택 2개동을 짓는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앞서 24일 주민들로부터 가스 냄새 등이 난다는 민원이 제기돼 공사 시작 4일만에 공사가 중단된 상태였다. 은평구청 측은 관계기관과 28일 현장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연휴 중 사고가 났다.
은평구는 관계기관과 조사를 벌여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공사 책임자 등을 수사기관에 고발할지 검토할 방침이다.
또 붕괴 위험이 있는 건물의 철거 여부와 철거할 경우 해당 건물 주민들에 대한 대책도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