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황선인 기자]경기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 한 야산에서 숨진 국정원 직원 임모(45)씨의 유서 가운데 국정원 업무와 관련된 내용이 경찰에 의해 공개됐다.
19일 용인동부경찰서는 임씨 유가족의 동의를 받아 노트 3장 분량의 유서 가운데 국정원 업무와 관련된 1장을 공개했다
임씨는 (국정원) 원장님, 차장님, 국장님께라고 시작한 유서에서는 “동료와 국민들께 큰 논란이 돼 죄송하다. 업무에 대한 열정으로, 그리고 직원의 의무로 열심히 일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나친 업무에 대한 욕심이 오늘의 사태를 일으킨 듯 하다. 정말 내국인에 대한, 선거에 대한 사찰은 전혀 없었다”며“외부에 대한 파장보다 국정원의 위상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혹이나 대태러, 대북 공작활동에(오해를 일으킨) 지원했던 자료를 삭제했다”고 했다.
임씨는 “부족한 판단이 저지른 실수였다. 그러나 이를 포함해서 모든 저의 행위는 우려하실 부분이 전혀 없다”며 “같이 일했던 동료들께 죄송할 따름이다.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잘 조치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임씨는 마지막으로 “국정원 직원이 본연의 업무에 수행함에 있어 한 치의 주저함이나 회피함이 없도록 조직을 잘 이끌어 주시길 바란다”고 글을 마쳤다.
경찰 관계자는 “유가족이 유서 2장은 가족과 부모님에게 남긴 글이어서 공개가 어렵고 국정원 업무와 관련된 내용만 언론 공개에 동의했다”며 “임씨의 업무분야에 대해서는 국정원측이 관련법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아 어떤 부서에서 일했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이날 오후 2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임씨의 시신을 부검할 예정이다.
앞서 임씨는 18일 낮 12시1분께 경기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 한 야산에 주차된 승용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발견 당시 임씨는 평상복 차림으로 운전석에 앉아 옆으로 쓰러져 있었다. 임씨의 차량 보조석과 뒷좌석에선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 발견됐다. 임씨의 차량 조수석에서 가족과 부모, 직장에 보내는 내용의 노트 3장 분량의 자필 유서가 발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