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임택 기자]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언니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게 '땅콩 회항' 사건과 관련 “반드시 복수하겠다”고 다짐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 또한번 파장이 일고 있다.
31일 검찰과 법원 등에 따르면 조 전무는 언니인 조 전 부사장이 서울서부지검에 출석한 17일께 “반드시 복수하겠어”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 문자는 검찰이 조 전 부사장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이번 사건의 조직적 은폐 시도 등과 관련해 임직원들과 주고받은 메시지가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해당 문자가 언론에 알려지자 조 전무는 자신의 트위터에 사과글을 게재하고 곧바로 자신의 잘못을 시인했다.
조 전무는 “정말 무어라 드릴 말씀이 없을 정도로 죄송한 마음입니다”라며 “굳이 변명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다 제 잘못이니까요”라고 사과했다.
조 전무가 언니에게 문자를 보낸 이유와 복수 대상은 누구일까.
조 전무는 조 전 부사장이 서울서부지검에 출석하던 날 인터넷 기사에 달린 악성 댓글을 보고 분노해 화를 조절하지 못하고 복수 문자를 보냈다.
친언니인 조 전 부사장이 고개를 숙이고 검찰에 출두해 취재진에 둘러싸여 질문을 받고 조사받는 모습을 TV로 지켜보면서 가족으로서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들었을터.
인터넷 기사에 달린 비난 여론 가운데 극악한 악성 댓글을 보고 순간적인 복수심이 치밀어 언니에게 문자를 보낸 것이다.
실제 조 전무는 “언니가 검찰에 출석하는 날이었는데 우연히 기사 댓글을 보다가 어느 분이 너무나 극악한 내용을 올렸기에 잠시 복수심이 일어 속마음을 언니에게 보냈다. 그러나 곧 후회했다”는 내용을 썼다가 삭제했다.
조 전무는 자신의 해명이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또다른 오해를 낳아 여론이 더욱 악화될 것을 우려해 이 문장을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무가 지목한 복수의 대상은 누구인지 불분명하다. 일각에선 조 전 부사장의 폭행, 폭언 등을 폭로한 박창진 사무장 또는 사건 수습에 관련된 임직원을 문책하려했을 것이란 추측이 제기됐지만 대한항공 측은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조 전무의 돌출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조 전무는 지난 17일 마케팅 부문 직원들에게 '조직문화나 지금까지 회사의 잘못된 부분은 한 사람에 의해서만 만들어지지 않았다. 모든 임직원의 잘못이다'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 빈축을 산 바 있다. 조 전무는 이날 메일 부분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조현민은 기업인이면서도 '지니의 콩닥콩닥 세계여행'이라는 동화책 2권을 쓴 동화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조 전무는 과거 한 방송에 출연해 1만부 이상 팔린 자신의 동화책에 대해 "어린 시절 했던 다양한 여행경험을 통해 아이들에게 더 큰 세상을 볼 수 있는 다리를 놓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아이들을 위하는 마음과는 달리 '반드시 복수하겠어'라는 메시지를 보낸 조 전무의 태도는 이번 사태에 대한 진정한 반성은 커녕 동화작가로서의 자질이 의심된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