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윤재갑 기자]27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사고와 관련, 행사 주최 측 실무자인 경기과학기술진흥원(과기원) 과장 오모(37)씨가 경찰 조사를 받은 지 3시간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오씨가 18일 오전 7시15분께 분당구 삼평동 공공지원센터 건물 옆에 떨어져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오씨는 이날 오전 2시부터 1시간20분 동안 수사본부가 설치된 분당경찰서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뒤 수원 집으로 가지 않고 사무실로 갔다가 이 건물 10층 옥상에 올라가 투신한 것으로 조사됐다.
건물 내 CC(폐쇄회로)TV에는 오씨가 오전 4시쯤 10층 건물의 4층 판교테크노밸리지원본부 사무실에 들어가 직원들과 대화를 하다 오전 6시53분께 혼자 걸어 나와 비상계단을 통해 옥상으로 올라가는 모습이 찍혔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옥상에는 오씨의 휴대전화가 놓여 있었다.
오씨는 투신 직전인 오전 7시1분 SNS를 통해 '가족들에게 미안하고 희생자들에게 죄송하다'는 내용의 글을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오씨는 이 글에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왔는데 생각지도 못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동료들에게 미안하고 사고로 죽은 이들에게 죄송한 마음입니다. 진정성은 알아주셨으면 합니다'라고 적은 뒤 가족들에게 '미안하고 사랑한다'고 남겼다.
오씨는 이날 참고인 신분으로 1차 조사를 받았지만 수사진행에 따라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중요 참고인인 만큼 조사과정을 영상녹화하려고 했지만 당사자가 거부해 상사가 옆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조사를 했다”며 “조사과정에서 강압은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오씨가 자책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과기원은 이데일리가 주관한 이번 판교테크노밸리축제에 총 사업비 2억원 가운데 1950만원을 지원할 계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