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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아내가 연, 국내 첫 방북화가 황창배 북한기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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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30일까지 연희동 ‘황창배미술관’서 전시
20년전 방북의 감동·전율 담은 작품들 선보여
1997년 10여 일간의 북한방문 기록 그림 그려




[시사뉴스 이화순 기자] '한국화의 테러리스트' '무법(無法)의 자유주의자'로 불리며 1980~90년대 미술계에 파란을 일으킨 황창배(1947~2001). 1997년 국내 작가로는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했던 그가 떨리는 가슴으로 그린 북한의 아름다운 문화 유적과 풍경 그림들이 세상에 나왔다.

서울 연희동에 소재한 황창배미술관(관장 이재온)은 분단 이후 최초로 북한을 방문해 풍경화를 남긴 황창배의 북한 그림을 11월 30일까지 ‘황창배의 북한기행전’으로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이 미술사가와 평론가 등 24인의 미술전문가에게 조사한 결과 ‘재평가되어야 할 한국화가 1위’ 작가로 또 ‘한국적 신표현주의를 모색한 작가’로 꼽혔다. 세계3대 미술잡지인 프랑스의 월간지 '보자르'는 1997년 그의 작품세계에 대해 '자유에의 길'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화가라는 카테고리로 규정짓기 어려울 만큼 자유분방하게 동양화와 서양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지필묵에 잿물, 아크릴, 연탄재 등을 더해 독창적 화법을 모색한 작가였다. 화가로서는 방북 1호 작가인 그는, 중앙일보사의 통일문화연구소가 남북문화교류 사업으로 추진한 ‘북한문화유산조사단’의 일원으로 1997년 12월 16일부터 12일간 방북했다. 당시 언론인 권영빈 단장과 최창조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 통일문화연구소 유영구 연구팀장과 김형수 차장으로 구성된 조사단이 함께 했다.



조사단은 10여일간 한민족의 시조로 받드는 고조선의 첫 임금 단군의 능(북한 국보 문화유물 제174호)을 비롯해, 고구려 시조 ‘주몽’ 동명성왕의 능과 고구려 시대 누정인 을밀대, 대동강가의 아름다운 경치와 어우러져 관서팔경의 하나로 알려진 련광정(북한 국보 문화유물 제16호), 금수산태양궁전의 김일성 전 주석 시신 안치소 등 평양의 주요 시설과 황해도의 구월산 정방산 성불사 고구려 고분 안악3호분, 개성의 박연폭포와 선죽교 등을 답사했다.  

고조선, 신라, 고구려 시대의 유적과 선조들이 남긴 역사적 흔적을 보고, 또 얼마전까지만해도 주적으로 불리던 김일성 전 주석의 시신 안치소를 보면서 이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의 가슴이 얼마나 뛰었을지 짐작이 간다. 북한 문화 유적 답사 중 기억에 남는 모든 것을 한 곳에 모아 그린 ‘북한환타지아’(194x259cm, 아크릴, 1998)가 가장 대작인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출품작들은 ‘북한환타지아’를 비롯해 북한에서 스케치해온 작품을 바탕으로 200호 이상 대작 10여 점과 크고 작은 30 여점이 넘는 수채화와 드로잉들이다. 북한에서 만났던 사람들에 대한 인상이 깊었던지 ‘북한 답사 중 기억에 남았던 사람들’도 367cm 길이로 남겼다. 신라 효공왕(898) 때 창건한 ‘성불사’ 그림, 김일성 전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 태양궁전’, 관서팔경의 하나인 ‘련광정’ 등도 중·대작이다. 

평양시민들의 젖줄 역할을 하는 대성산을 그린 ‘풍부한 물을 품고 있는 대성산’, ‘단군릉’, ‘개성 성균관’, ‘동평양 문수거리’, ‘평양거리’, ‘개성주변’, ‘정방산성’, ‘안악3호고분’, ‘련광정과 대동강’, 그 외에 왜소한 체격의 군인 드로잉, 신호등이 있어야 할 곳에 서있는 교통안전원 드로잉, 미끄러진 조사단 버스를 밀어주는 북한 군인들의 버스밀기를 그린 드로잉 등이 관객을 맞는다.  


이번 전시작품 중 ‘북한을 방문한 일행들’ 그림은 생전에 황창배가 한 일행에게 선사했던 것인데 이번 전시를 기해 황창배미술관이 기증을 받게 되어 전시장에 걸리게 됐다.  

이 작품들은 김일성 전 주석의 시신 안치소를 그린 작품 외에는 1998년 9월 24일~10월 10일 인사동 선화랑에서 열린 초대 개인전에서 첫 선을 보인 작품들이다. 또 올해 3월 9일~5월 20일 올림픽공원 내 소마미술관이 작가 재조명 시리즈 특별기획전으로 마련했던 ‘황창배 유쾌한 창작의 장막전’에서도 일부 소개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전시는 황창배 작가의 부인이자 그의 스승인 전각의 대가 철농(鐵農) 이기우(1921-1993)의 딸인 이재온 관장이 마련했기에 더 의미가 크다. 
이재온 관장은 "1997년에 프랑스에 함께 갔는데 갑자기 남편이 바쁘게 팩스를 보내는 등 정신 없이 뭔가에 몰두했다"고 말했다. "'뭔 일이냐'고 물어도 '지금은 말못한다'고만 해서, 제가 "이북에라도 가나?"고 했더니 눈이 둥그레지면서 깜짝 놀랐던 일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비밀리에 ‘북한문화유산조사단’의 일원으로 조용히 북한에 갈 준비 서류를 만드느라 그랬던 거였단다. 
"당시 얼마나 본인이 흥분을 했던지 옆에서 제가 다 걱정이 될 정도였다"고 이 관장은 회고한다.  

서울대 2년때 서양화에서 동양화로 전공 바꿔 

한의사였던 부친 덕분에 여유롭게 어린 시절을 보낸 황창배는 경복중고교와 서울대 회화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어려서부터 한학과 서예를 공부한 그는 서울대학교 회화과에 입학해 그림을 그리는 한편, 서클 활동으로 교내 연극반에서 연극 활동을 했다.

이재온 관장은 "남편은 서울미대 재학시절 연극반장으로 활동하며 심각하게 연극과 미술 사이에서 심각하게 일생일대의 고민을 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서울미대에서 극예술연구회를 만들고, 연극연출가 박정기 연출 작품에 주인공으로 출연하며 연기력을 인정받기도 했다고 한다. 입센의 ‘인형의 집’에서는 노라의 남편 헬메르 역, ‘안네프랑크의 일기’에서는 안네의 아버지 오토 프랑크 역, 윌리엄 사로얀의 ‘혈거부족’에서는 대왕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황창배 작가는 서양화를 공부하다 2학년 때에 동양화로 전공을 바꿨다. 월전(月田) 장우성(1912-2005) 화백에게 동양화를, 철농 이기우(1921~1993) 선생에게 글씨와 전각을 각각 배우며 기초를 닦은 뒤 1980년대 초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자유분방한 그림세계로 독자적인 추상적 한국화 세계를 구축했던 황창배는 1977년 30세로 국전 문공부장관상, 1978년 31세로 국전 대통령상, 1987년 선미술상 등을 수상했으며 1990년에는 도쿄아트엑스포에 참가하기도 했다. 


1990년 서울화실을 정리하고 작업실을 충북 증평 외딴 사과나무 골 옆으로 옮겼다. 그리고 화가로서 걸작을 남긴 인생의 마지막 불꽃을 10년간 이곳에서 피워냈다. 청주대학교 대학원에서 잠시 강의도 했다. 

한국화 '秘52'로 국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그는 한국화의 현대화를 위해 보수적인 동양화 화법을 모두 떨쳐버렸다. 구상과 추상의 특징을 동시에 화폭에 구현했다. 화폭에 낙서하듯 글이나 시를 써넣기 시작한 것도 그 이전에는 보기 힘든 새로운 시도였다.  

세계3대 미술잡지인 프랑스의 월간지 '보자르'는 1997년 그의 작품세계에 대해 '자유에의 길'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2년전 연희동에 문화공간으로 개관 

‘황창배미술관’은 2년 전 문화공간으로 연희동에 개관했다. 처음에는 '스페이스 창배'로 시작해 ‘황창배미술관’으로 명칭을 바꾸었다. 최근에는 1층에 수제 펑리수를 직접 만들어 맛있는 음료와 함께 판매하는 ‘황카페’를 열었다.  ‘황카페’에서는 황창배 작가의 그림을 항상 감상할 수 있고, 작은 스터디룸도 대여한다.  황창배 작가를 사랑했던 강경구, 금보성, 김복기, 김상철, 김선두, 김호득, 박영택, 오숙환, 이승철, 이종목, 정종미, 홍순주, 황은아 등이 ‘황창배 기념사업회’ 운영위원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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