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수정 기자] 부동산 시장에서 교통 변화는 최대 호재다. 도로나 철도 신설과 개선은 부동산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교통여건이 좋아진 지역은 수요가 늘고 가격이 오르는 등 부동산 가치가 상승하는 반면, 교통여건이 개선되지 않는 교통 소외 지역은 계속되는 인구 유출로 부동산 가치가 지속 하락한다. 그 중에서도 철도 개통 호재는 지역 집값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하철 및 철도가 새로 개통되는 곳은 인구가 유입되고 이를 토대로 부동산의 공급 및 거래가 배 이상으로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박합수 KB부동산 전문위원은 “신설 교통망 호재는 지역 부동산의 가격과 가치를 높여주는 가장 직접적인 요소다. 집값은 교통망 확충 계획 발표 시점과 착공, 개통 때마다 한 단계씩 오르는 게 일반적인데, 개통 후 대개 10% 정도 추가 상승한다”고 말했다.
리얼투데이와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3년 내 개통 예정인 신규 철도는 41개다. 이 중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삼성-동탄), 김포도시철도, 9호선(2·3단계) 등 서울 접근성 개선이 기대되는 수도권 신규철도 노선은 18개로 동탄·김포·하남 등의 노선이 가장 주목된다.
김포, 도시철도 효과 ‘톡톡’
김포는 지난 2014년 교통난 해소를 위해 신설 교통망인 김포도시철도(2019년 개통 예정)가 추진되며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김포도시철도는 김포 양촌역에서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역까지 약 23.67km 구간, 총 10개역이 조성되는 신설 철도다. 이를 이용하면 김포 양촌에서 5호선, 9호선 등 환승역인 김포공항역까지 20분 이내로 도달이 가능하다. 환승 후엔 서울 도심, 강남권 방면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김포도시철도 개통에 따른 대중교통 여건이 개선되면서 김포 부동산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2013년 김포시 아파트 3.3㎡당 매매값은 736만원까지 떨어지다가 김포도시철도 개발이 본격화된 2014년부터 큰 폭 상승하며 2015년 800만원을 돌파했다. 현재는 939만원(4월말 기준)까지 오르며 최근 4년 사이 약 24% 가량 상승했다(부동산114 시세 기준).
특히 김포도시철도 역사가 인접한 역세권 아파트의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고촌역이 인접한 ‘수기마을 힐스테이트 1단지’ 전용 84㎡형은 지난 2월 4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1년 전(3억7000만원)보다 7000만원이 오른 가격이다. 또 운양역이 도보권인 ‘한강신도시 반도유보라 2차’ 전용 59㎡형은 지난 3월 3억5000만원에 팔렸다. 역시 지난해 같은달(2억9000만원) 대비 6000만원 올랐다.
김포도시철도 개통 수혜를 입게 될 신규 분양아파트에 대한 관심도 꾸준하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2015년 김포지역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0.76대 1에 불과했지만, 도시철도 역사명이 확정(2016년 6월)된 이듬해 1순위에서 1.7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8224가구가 분양된 작년 1순위 청약률은 무려 4만992명이 몰려 4.98대 1로 집계됐다. 지난 3월 김포 고촌읍에 공급된 ‘힐스테이트 리버시티’도 3500여가구 모집에 1만5233명이 청약에 참여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김포에서 분양한 11개 단지 중 가장 많은 청약자가 몰린 것으로 정당계약 기간 동안 80%가량 계약이 이뤄져 완판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후문이다. 또 지난해 말 총 3개 블록 중 1차로 분양한 ‘캐슬&파밀리에 시티’도 열흘 만에 100% 조기 분양을 완료했다. 곧 분양권 전매가 풀려서인지 벌써 분양권에 수천만원에 달하는 웃돈도 붙고 있다. 1블록 후속으로 나온 ‘캐슬&파밀리에 시티 2차’ 또한 최고 6.96대 1의 경쟁률을 나타내며 총 10개 중 9개 주택형이 1순위 청약마감을 달성했다.
분양 관계자는 “내년 개통 예정인 김포도시철도를 비롯한 편리한 교통환경으로 서울생활권을 누릴 수 있는 입지여건은 물론 한강시네폴리스, 김포 고촌 복합개발사업지구 등 주변 개발호재에 따른 미래가치가 수요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5호선 연장선 개통 앞둔 ‘하남’도 인기
‘하남’도 같은 이유로 급부상 중이다. 하남시는 2019년과 2020년에 걸쳐 지하철 5호선 연장선인 하남 복선전철이 개통될 예정이다. 여기에 지하철 9호선 연장사업과 서울~세종 고속도로(2025년 개통예정) 등도 예정돼 있다. 특히 강남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에 신규 단지에 많은 인파가 몰리고 있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보면 하남미사강변시도시에 자리한 ‘미사강변파밀리에’ 전용 84㎡형은 지난 2월 6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지난해 같은달(5억9000만원)과 비교해 아파트 값이 무려 9000만원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지난 1월 하남시 현안1지구에 공급한 ‘하남 힐즈파크 푸르지오’는 285가구 모집에 9765명이 몰리며 평균 34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청약을 마쳤다.
수도권 서남부 교통망 호재
이 밖에도 수도권 서남부권은 권역 전체가 신설 교통망 호재 효과를 보고 있다. 이 중에서도 서남부권을 남-북으로 종단하는 신안산선이 지나가는 지역이 주목을 받고 있다. 신안산선 개통 시 안산~여의도 이동시간이 30분 이상 줄어들고, 지하철 7호선 신풍역과 함께 더블 역세권 입지를 갖추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 신안산선 신풍역이 들어서는 신길뉴타운은 신안산선 효과로 반년 만에 집값이 수억원 이상 오르고 ‘보라매 SK뷰’(평균 27.6대 1), ‘신길센트럴자이’(평균 56.9대 1) 등의 새 아파트는 높은 청약률로 조기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신풍역 일대는 대형 교통개발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치가 높게 평가되는 지역”이라며 “여의도 금융단지, 목동 오피스단지, 구로 오피스단지 등으로 접근이 용이해 새로운 경제거점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지난 6월 개통한 소사-원시선 수혜 단지였던 ‘시흥시청역 동원로얄듀크’는 17.95대1, ‘시흥장현 B4블록 제일풍경채 센텀’은 13.33대 1, ‘시흥장현B3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는 8.23대1 등 모두 높은 경쟁률로 청약이 마감됐다. 이 일대는 그동안 도시철도 소외지역으로 꼽혔던 만큼 실제 소사-원시선 운행에 따른 개통 효과가 어느 정도 인지 짐작 할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