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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조각가 윤중익 “불상은 마음의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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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년간 수십만번 손길로 혼 불어넣어야 장인의 작품 탄생


[시사뉴스 조아라 기자] 예당조각원을 운영하고 있는 목운(木云) 윤중익 작가는 1980년에 불교조각을 시작해 37년간 창작활동을 해오고 있다. 국내는 물론 일본의 사찰에도 수많은 불교 작품을 조성했으며 세계평화미술대전, 대한민국전통미술대전, 한국현대미술전 등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은 불교미술계의 장인이다.


윤중익 작가가 불교조각의 세계에 입문하게 된 것은 부상 때문이었다. 학창시절 복싱을 했었으나 팔을 다치면서 운동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고, 평소 취미였던 미술 쪽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 그는 “1970~1980년대만 해도 불교문화재를 조성하는 일들이 많았다”며 “문화재 관련 일을 하다가 자연스럽게 불교조각을 시작하게 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연장을 다루는 방법 등 기본적인 것들을 가르쳐주신 스승은 있었지만 조각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은 없다”며 “섬세한 부처의 얼굴을 그려내야 하는 불교조각은 실패하고 다시 시도하는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나와의 싸움’이었다”고 수련 과정을 전했다.


윤 작가는 “불상 하나를 제작하는 데에는 최소 6개월이 걸리고, 몇 년씩 걸리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통나무에서 부처의 형상을 드러나게 하려면 수십만번의 칼질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작업을 하다보면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배가 고픈 것도 모르고 몰입을 하게 돼 정신없이 작업을 하고 나면 ‘이게 내가 만든 것이 맞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며 “깊은 몰입 과정을 통해 작품에 혼이 들어가게 된다”고 덧붙였다.




시한부 선고 후의 깨달음


만사를 제쳐두고 작업에만 몰두하느라 건강을 크게 잃기도 했다. 약 5년 전 ‘장기 이식을 하지 않으면 앞으로 1년 정도밖에 살지 못한다’는 시한부 판정을 받은 것이다. 윤 작가는 “생존율 몇 퍼센트, 앞으로 몇 개월, 이런 말들을 듣다보니 병원에 가기가 싫어져 가지 않았다”며 “이후 산에 다니며 명상을 통해 머리를 맑게 만들고 무리가 되지 않는 수준에서 작품활동에 열중했다. 작품에 집중할 때만큼은 내가 환자인지도 잊게 되더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지내다보니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다는 게 느껴져 다른 병원 두 곳에서 검진을 받았는데 건강에 크게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시한부 판정을 받았던 병원을 다시 찾으니 건강 상태를 보고 담당 의사가 깜짝 놀라더라”라고 전했다.


그는 자신의 병이 호전된 것에 대해 “생각과 마음의 변화가 이뤄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작가는 “병을 얻는 것도 내 몸 안에 있듯이 병을 이길 수 있는 것도 내 몸 안에 있다”며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정신이 몸을 지배하는 삶을 살며 절제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불가에서는 ‘붓다’, ‘깨달은 부처’라고 한다”며 “부처가 이미 내 마음에 자리 잡고 있는데 그동안 악습만 받아들여서 내 안에 부처를 찾지 못했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결하고 편안한 마음이 중요
불교미술관 열어 후학양성 하고파


윤 작가는 “작업을 할 때에도 마찬가지”라면서 “특히 불상의 경우는 마음의 조각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마음의 움직임에 따라 부처의 모습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불상은 중생들의 애환을 받아주고 어루만져 줄 수 있는 표정으로 보는 이에게 편안한 안식을 주어야 한다. 때문에 만드는 사람이 정결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작품이 나올 수 없다. 그는 “마음이 좋지 않을 때 작업을 하면 작품에 탁기가 들어가게 된다”며 “편안한 마음으로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작업에 임하는 자세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불교조각가로서 힘든 점에 대해서는 ‘사업’이 아닌 ‘예술’로 작품을 대하다보니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윤 작가는 “판매를 위해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생업이 힘든 게 사실이다”라며 “현재 400~500개의 작품들이 있지만, 이 작품들은 사후 기증을 위한 것들”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예술가들이 생계 걱정 없이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정부 정책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며 “돈 많은 가짜 예술가들이 로비를 통해 명예도 갖게 되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꿈에서 들은 목탁 소리를 찾기 위해서 4000~5000번의 실패를 거듭했다는 윤 작가는 “누구에게나 시련은 있다”며 “중요한 것은 시련에 이끌려 가느냐, 위기를 기회로 삼느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뭔가 쓸모가 있기 때문에 시련을 통해 깨닫게 하고, 거듭 태어나게 하는 것”이라며 “아픔을 겪어봐야 다음 아픔에 대한 지혜도 생기는 법이라고 생각한다”고 그동안의 시련에 대해서도 초연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그는 “전통 불교미술관을 만들려는 계획이 있었는데 춥고 배고픈 일이다보니 아직 이루지 못했다. 미술관을 열어 창작활동과 함께 후학을 양성하는 것이 꿈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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