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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직론직설

【박성태 칼럼】 ‘일 안 해도 돈 준다’…청년 실업 대책, 계속되는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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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백수 120만’ 시대를 맞아 정부가 청년 고용 확대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올해부터 ‘일자리 첫걸음 보장제’를 강력 추진하기로 했다.

 

‘청년백수’는 대한민국에서 15~29세 청년층 중 공식적인 통계에 잡히는 실업자는 아니지만, 실직 상태이거나 취업을 준비 중이거나, 또는 구직 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쉬는 ‘쉬었음’ 인구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으로 지난 2월 통계청 발표에서 전년보다 7만여 명 이상 늘어난 120만7천 명에 달했다. 이중 실업자는 약 27만 명, 취업준비자 약 43만 명, ‘그냥 쉬었음’이 약 50만 명으로 그냥 쉰다는 ‘쉬었음’ 인구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

 

‘쉬었음’ 인구는 취업자나 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하는 공식적인 용어로 일할 의사나 능력이 없거나, 있더라도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일자리 첫걸음 보장제’는 크게 세 가지 유형의 청년(쉬었음 청년, 구직 청년, 일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데 자칫 일 안 해도 정부가 수당도 주고, 각종 지원도 해준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크다.

 

청년 세대의 어려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 발표된 통계들은 우리 사회의 고민이 얼마나 깊어졌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취업을 포기한 ‘쉬었음’ 인구가 역대 최다를 기록하는 충격적인 상황 속에서도, 정부의 청년 실업 대책은 본질적인 문제 해결과는 동떨어진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실질적인 일자리 창출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실업수당 확대 정책은 현 상황의 심각성을 간과하는 안일한 접근이 아닐 수 없다.

 

현재 청년들이 겪는 어려움은 단순히 취업 기회가 부족해서가 아니라고 본다. 급변하는 산업 구조 속에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그리고 취업 시장의 높은 진입 장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쉬었음’ 인구의 증가는 단순한 경제적 현상을 넘어, 우리 사회의 중요한 자산인 청년들이 꿈과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는 심각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들은 단순히 쉬고 있는 것이 아니라, 구직 활동의 좌절 속에서 좌절감을 느끼고 스스로를 사회로부터 고립시키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김은영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취업이나 진로같이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실패하면 안 된다는 압박감까지 더해져 결국 번아웃이 되는 학생들을 많이 보게 된다”며, “국내최고의 대학인 서울대 학생들조차 취업시기가 다가오면 엄청난 긴장 상태에 놓여 불안과 초조한 마음으로 서울대 보건진료소 정신건강센터에서 상담을 한다”고 말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미국 직장인들이 생존하는 방법으로 떠오른 ‘잡 허깅(Job Hugging)’을 소개했다. 잡 허깅은 직장 다니기가 싫어도 최대한 현 직장에 남아 직업을 유지하는 현상으로, 심지어 직장에 출근하기 전 매일 눈물을 흘리는 등 정신적 고통을 겪으면서도 회사를 그만두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미국도 취업하기가 어렵고 이직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반증이다. 이러한 잡 허깅 현상은 ‘그냥 쉬었음’ 인구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실업수당 확대’와 같은 단기적이고 소모적인 정책에만 집중하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물론 실업수당이 구직 기간 동안의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하는 순기능이 있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오히려 취업 의욕을 꺾고, ‘쉬었음’ 상태를 고착화 할 수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당장 눈에 보이는 지표 개선에만 급급해 청년들의 잠재력을 방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청년 실업 대책은 일시적인 지원금이 아니라, 청년들이 스스로 역량을 키우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구조적인 기반을 마련하는 데 정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AI,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새로운 기술 교육과 훈련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하고, 이것이 실제 취업으로 이어지도록 기업과의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 그리고 단순히 채용을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청년 인력을 채용하고 장기적으로 육성하는 기업에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 마지막으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도록 자금 지원뿐만 아니라 멘토링, 컨설팅 등 종합적인 창업 및 자립 지원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청년 실업 문제 해결은 실업수당을 늘려 청년들이 ‘일 안 해도 수당 받는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멈춰선 자리에 다시 서서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데 방점이 찍혀야 한다. 청년들의 절망적인 현실에 귀 기울이는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할 때다.

 

글쓴이=시사뉴스 박성태 대기자

 


 

 

배재고등학교 졸업

연세대학교 졸업 행정학  박사   

전 파이낸셜뉴스 편집국 국장  

전 한국대학신문 대표이사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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