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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직론직설

【박성태 칼럼】 리더의 적극적 SNS 약인가 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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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한민국 정치권의 뜨거운 화두로 등장한 것은 이재명 대통령의 이른바 ‘SNS 정치’다. 정책 현안이 발생하거나 특정 언론 보도가 나오면 대통령이 직접 실시간으로 메시지를 던지고, 이에 맞춰 청와대는 ‘6시간 신속 대응 체계’라는 전례 없는 기동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루 평균 4건에 달하는 대통령의 SNS를 통한 직접적인 메시지는 “정책관계자 대응이 오죽 느렸으면 대통령이 직접 메시지를 내겠냐”는 자성론과 함께 “정부 조직 전체가 대통령의 뜻을 알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의 메시지는 그 자체로 가장 강력한 정부 정책 수단 중 하나”라며, “공무원은 물론, 국민과 시장에 확실한 시그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관료 조직의 완만한 호흡을 깨뜨리는 파격적인 행보로 평가받는 이 대통령의 SNS 활용은 2025년 한 해 동안 엄청난 양의 트윗을 쏟아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사례와 비교될 만큼, 단순한 소통을 넘어 통치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실시간 SNS 정치’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은 기대와 우려라는 두 갈래 길 위에 놓여 있다. 우선 긍정적인 시각은 이를 행정 효율화의 혁신적 모델로 본다. 과거 정부의 고질적인 병폐였던 관료주의적 지연과 부처 간의 ‘핑퐁’식 책임 회피를 대통령이 직접적인 시그널로 타파하고 있다는 평가다.

 

정부 고위 관계자가 언급했듯, 대통령의 메시지는 그 자체로 가장 강력한 정책 수단이다. 시장이 혼란을 겪을 때나 정책의 우선순위가 모호할 때, 리더가 직접 던지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은 공무원 조직을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게 하고 국민에게 정부의 의지를 확고히 전달하는 순기능을 수행한다.

 

그러나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깊은 법이다. 비판적인 시각에서는 리더의 정제되지 않은 시각이 가져올 ‘정책의 가벼움’과 ‘현장의 혼란’을 경고한다. 국가의 정책은 수많은 이해관계의 조정과 전문가의 검증, 그리고 부처 간의 세밀한 조율을 거쳐야 비로소 완성된다.

 

이러한 숙의 과정을 건너뛴 리더의 즉각적인 소회가 SNS를 통해 먼저 공개될 경우, 실무진은 정책의 타당성을 검토하기보다 리더의 발언에 내용을 억지로 들이맞추는 ‘답정너’식 행정에 매몰될 위험이 크다. 주요 일간지와 방송사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너무 잦은 메시지는 리더의 권위를 소모시키고 결정적인 순간에 발휘되어야 할 메시지의 폭발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국가 경영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오늘날 기업이나 일반 사회 조직에서도 사장, 임원, 혹은 팀장들이 단체 채팅방이나 개인 SNS를 통해 수시로 지시를 내리는 ‘SNS 리더십’은 이미 일상의 풍경이 되었다. 하지만 국가의 행정과 마찬가지로, 조직 관리 측면에서도 리더의 SNS 오용은 치명적인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

 

가장 먼저 지적할 수 있는 문제는 조직 구성원의 ‘심리적 안전감’과 ‘자율성’의 훼손이다. 리더가 24시간 SNS를 통해 세부 사항까지 개입(Micro-management)하기 시작하면, 직원들은 스스로 판단하고 창의적인 대안을 고민하기보다 리더의 ‘입’과 ‘기분’을 실시간으로 살피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쓰게 된다.

 

이는 겉으로는 소통이 활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리더의 일방향적 지시만 존재하는 ‘소통의 역설’을 낳는다. 특히 퇴근 후나 주말에 가리지 않고 날아드는 SNS 지시는 업무와 휴식의 경계를 완전히 무너뜨려 조직원의 번아웃과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을 유발하는 결정적 원인이 된다.

 

또한, 이는 조직의 체계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무너뜨린다. 중간 관리자를 건너뛰고 리더가 실무자에게 직접 SNS로 지시를 내리는 행위는 책임 소재를 불분명하게 만들고, 중간 관리자의 리더십을 무력화시킨다. 정식 보고 체계를 거치지 않은 휘발성 강한 지시는 기록으로 남지 않거나 맥락이 생략되는 경우가 많아, 추후 업무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 공방으로 이어지며 조직 내 갈등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디지털 시대의 리더는 SNS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가? 핵심은 ‘속도’보다 ‘숙성’에, ‘지시’보다 ‘공감’에 무게를 두는 것이다. 진정한 리더십은 모든 사안에 참견하는 부지런함이 아니라, 꼭 필요한 순간에 가장 정제된 메시지를 내놓는 신중함에서 나온다.

 

업무 지시는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맥락과 근거를 갖추어 전달하고, SNS는 조직의 비전을 공유하거나 구성원의 성취를 격려하는 등 심리적 유대감을 강화하는 창구로 한정하는 절제가 필요하다.

 

디지털 소통이 공기처럼 당연해진 시대일수록, 리더는 자신의 메시지가 가진 파급력을 무겁게 인식해야 한다.

 

글쓴이=시사뉴스 박성태 대기자

 


 

 

배재고등학교 졸업

연세대학교 졸업 행정학  박사   

전 파이낸셜뉴스 편집국 국장  

전 한국대학신문 대표이사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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