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2012년 12월 19일, 대한민국은 역사에 한 줄 획을 그었다. 대한민국 헌정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 시대를 열었으며, 민주정권이 들어선 이래 최초로 국민 과반 이상이 지지를 보내 강력한 대통령을 만들어냈다. 새누리당 박근혜 당선인이 이 모든 역사의 주인공이 됐으며, 그야말로 국민대통합의 새시대를 개막하는 국민적 영웅이 됐다. 박근혜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야권으로부터 ‘반민주-독재후예’ 등 온갖 마타도어를 겪으면서도 처연하게 대처했고, 흔들림 없이 안정적인 지도자상을 보여줘 국민적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또한 선거 판세를 뒤흔들만한 각종 변수도 많았지만, 박 당선인의 지지율은 공고했고 시종일관 상대 후보를 리드했다. 선거 개표 과정에서도 불안한 요소를 찾아보기 힘들만큼 안정된 모습으로 상대 후보를 따돌리고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지었다.
1979년 10월 26일, 부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당시 만 27살의 나이로 청와대에서 쫓겨났던 박근혜 당선인. 그가 34년 만에 다시 청와대로 복귀하게 된 것이다.
◆화해와 포용의 정치, “국민행복, 국민대통합 시대 열겠다”
중앙선관위 최종 집계로 박 당선인은 15,773,128표(51.55%) 득표해 2위를 차지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14,692,632표(48.02%)를 108만여 표 차이로 다소 여유롭게 승리했다. 누구도 거부할 수 없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박근혜 시대가 개막된 것이다.
박근혜 당선인은 이날 개표방송을 서울 삼성동 자택에서 지켜봤다. 그리고 방송사들이 ‘당선 유력’을 보도하자, 오후 10시40분경 자택 대문을 열고 모습을 나타냈다. 자택 앞에는 지지자 2천여명이 구름처럼 몰려들어 ‘박근혜 대통령’을 환호하고 있었으며, 방송사 등 취재진들과 뒤섞여 북새통을 이뤘다. 박 당선인은 밝게 웃으며 지지자들과 기쁨의 인사를 나눴고, 힘들게 인파를 뚫고 나와 오후 11시가 조금 넘어 여의도 당사에 도착했다.
당사에 도착해 곧바로 2층 개표상황실로 향한 박 당선인은 선대위 관계자들과 잠시 개표방송을 지켜본 뒤 당사 4층에 위치한 기자실로 올라가 간략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 당선인은 “참 힘들고 어려운 선거였는데 끝까지 모두 최선을 다해줘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추운 날씨에 취재해주고 보도하는데 애써 준 언론인 여러분에게도 감사드린다”고 정중히 인사했다.
그리고 곧바로 박 당선인은 밤 11시 50분께 서울 광화문광장을 찾아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다.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 설치된 특별무대에서 박 당선인은 “선거는 국민 여러분의 승리”라며 대국민 감사의 인사를 했다. 그러면서 박 당선인은 “국민 모두가 꿈을 이룰 수 있는, 작은 행복이라도 느끼면서 살아갈 수 있는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박 당선인은 “국민께 드린 약속을 반드시 실천하겠다”며 공약 이행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선거 기간에 크게 3가지를 약속했다. 신뢰대통령, 약속대통령, 대통합대통령 그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20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서는 국민 대통합과 화합을 반드시 실천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박 당선인은 “모든 지역과 성별과 세대의 사람들을 골고루 등용해 대한민국의 숨은 능력을 최대한 올려서 국민 한 분 한 분의 행복과 100%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저의 꿈이자 소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서 새로운 변화와 개혁을 국민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박 당선인은 “주부님들의 장바구니 물가와 젊은이들의 일자리에 대한 고민과 고통은 여전히 크다”며 “다시 한 번 ‘잘 살아보세’의 신화를 만들어 국민 모두가 먹고 사는 것 걱정하지 않고, 청년들이 즐겁게 출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북한 문제를 비롯한 안보와 관련해서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우리가 처한 안보현실이 얼마나 엄중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줬고, 동북아 역내 갈등과 세계 경제위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며 “튼튼한 안보와 신뢰외교를 통해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열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박 당선인은 ‘국민대통합’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려는 듯 대선경쟁 상대였던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 대해 “무엇보다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한 비전을 가지고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신 문 후보님과 지지자 여러분께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저나 문 후보 모두 국민 여러분을 위한 마음만은 같았다. 이 마음을 늘 되새기겠다”고 통큰 리더십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오후 문재인 전 후보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상생과 협력’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조윤선 대변인은 “박 당선자가 오후 4시 40분께 문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당선을 축하해준 것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며 “치열하게 선거를 치렀지만, 이게 다 국민의 삶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선택받고자 함이 아니었겠느냐, 그런 만큼 앞으로 국민을 위해 협력과 상생의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문재인 전 후보 또한 “축하한다. 박 당선인에 대해 기대가 크다”고 덕담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문재인 후보는 (박 당선자가)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제가 당을 책임지고 끌어갈 수 없겠지만, 민주당이 정파와 정당을 넘어 국정에 협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